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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도 한미 협의 테이블에…'제2 플라자 합의'시 수출 직격탄

등록 2025.04.25 13:51:02수정 2025.04.25 14: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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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요구로 환율 정책 논의 포함…실무 협의 진행

인위적 원화 절하로 미국 무역적자 해소 가능성도

원화 평가절상 시 수출·고용·투자 위축에 내수침체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되어 있다. 2025.04.2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되어 있다. 2025.04.2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하은 박광온 기자 = 미국의 요구로 향후 환율 정책을 두고 한미 양국의 별도 실무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이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원화의 평가절상을 요구하는 과거 '플라자 합의'와 같은 압박이 우리 정부에도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정부에 따르면 환율 정책은 미국 측의 요구로 한미 통상 협의에서 4개 분야 의제에 포함됐다. 양국은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7월8일 이전까지 '7월 패키지'에 통화 정책에 대한 협의를 함께 진행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통상 협의 후 진행한 기자간담회 질의응답에서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먼저 환율 부분을 재무부 간에 별도 논의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환율과 관련한 미국 측의 문제 제기는 전혀 없었다고 부연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11월 1년 만에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하면서 인위적인 원화 절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관찰대상국은 ▲대미 무역 흑자 150억 달러 초과 ▲경상수지 흑자 GDP 3% 초과 ▲외환시장 개입 GDP 2% 초과 이 3가지 중 2가지 이상을 충족하면 지정한다. 더 심한 경우, 환율조작국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대미 무역흑자는 556억6508만 달러로 전년보다 25% 넘게 급증했다. 한국의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역시 990억4000만 달러로 GDP의 3.7%를 기록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와 회담하면서 발언하고 있다. 2025.4.25.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와 회담하면서 발언하고 있다. 2025.4.25.


미국은 자국의 무역 적자 확대 원인을 상대국의 통화정책 탓으로 돌리면서 환율 정책을 압박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최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국의 통화 평가 절하 문제를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향후 한국에 통화 가치 평가절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1985년 미국이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과 체결한 '플라자 합의'와 유사한 형태일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플라자 합의는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 등의 가치를 상승시켜 달러화 가치 하락을 유도한 정책 합의다.

특히 당시 일본은 엔화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수출 경쟁력이 약해져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장기 경기침체의 길을 걷게 됐다.

만약 미국의 압박으로 원화 가치가 인위적으로 상승할 경우, 한국 경제에는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서 전체 경제 성장률이 흔들릴 수 있다.

수출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면 국내의 고용이 줄고, 설비투자가 위축돼 내수 침체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원화 강세는 수입물가를 떨어뜨리면서 소비자물가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해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위험성도 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성턴D.C. 재무부에서 열린 '한-미 2+2 통상협의(Trade Consultation)'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제공) 2025.04.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성턴D.C. 재무부에서 열린 '한-미 2+2 통상협의(Trade Consultation)'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제공) 2025.04.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플라자 합의는 다자간 협정이었지만 지금 미국은 일대일로 만나 압박하고 있다. 각국의 통화를 절상시켜 달러 약세를 몰아 무역 적자를 줄이겠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경제 성장률 자체가 낮아지고, 정치적 상황에 기인한다는 것으로, 우리가 대미 무역 흑자를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의견은 충분히 피력할 수 있다"며 "이번 기회에 외환스와프를 요구해 환율을 낮출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플라자 합의 당시 미국의 고금리 상황이 지금과는 다소 차이가 있고, 외환시장에서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게 불가능할 거라는 지적도 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외환시장이 다 오픈돼 있어 국가가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정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원화 평가 절상을 하려면 통화 정책상으로는 금리를 높여야 하는데, 지금 우리 경제 상황과도 안 맞다. 원화 약세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늘어난다는 걸 지적하고, 자기네가 원하는 카드를 들이밀려는 작전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3.09.0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3.09.0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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