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도박의 먹이사슬, 강원랜드 주변까지 접수?
사북 전당사 여주인 살인사건…'불법 도박 공화국’의 민낯
![[정선=뉴시스] 필리핀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고 있는 카지노 사이트는 대한민국 일반 국민과 청소년들을 노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6/12/NISI20250612_0001865403_web.jpg?rnd=20250612101743)
[정선=뉴시스] 필리핀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고 있는 카지노 사이트는 대한민국 일반 국민과 청소년들을 노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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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배경에는 불법 온라인 도박장화된 전당사, 앵벌이와 브로커가 얽힌 지하 생태계, 그리고 전국으로 확산 중인 도박 먹이사슬이라는 충격적인 실체가 자리하고 있었다.
숨진 A씨는 강원랜드 인근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서 ‘K 전당사’를 운영하던 56세 여성. 2024년 10월24일부터 사북에 정착해 3층짜리 건물에 전당업을 차리고 ‘카페처럼 세련된 전당사’로 불렸지만, 그 이면에는 온라인 도박의 지하 연결고리가 있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전당사는 사북 일대 앵벌이, 도박중독자들이 수시로 출입하는 공간으로 알려져 있었고, 2층에는 온라인 도박용 PC가 설치되어 불법 도박이 공공연히 이뤄졌다. “게임 좀 하러 간다”는 말은 지역 일대에서 ‘도박하러 간다’는 은어였다.
피해자는 홀로 가게를 운영하며 수차례 협박과 갈취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민 C씨는 “어떤 남성은 ‘이거 불법이니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500만원을 갈취해 갔다”고 증언했다.
이른바 ‘도박 사냥꾼’들은 현장을 파악한 뒤 신고 협박으로 돈을 요구하거나 빚을 지고 도박을 한 뒤 갚지 않고 사라지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혀왔다.
이번 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경북 안동 거주 50대 남성 B씨 또한, 온라인 도박 중독자로 전당사에 수시로 드나들다 살인까지 저지른 인물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곳이 단순 도박장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북 전당사를 중심으로 온라인 도박 사이트의 고객 유치가 이뤄졌고, 브로커(일명 앵벌이)들은 고객을 유치해 롤링비(커미션)를 받는 다단계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었다.
총판 운영자 → 지역 브로커 → 전당사 → 고객으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이 형성되어 있었고, 이는 사북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었다.
조호연 도박없는학교 교장은 “온라인 도박의 먹이사슬은 전국적인 구조”라며 “도심 퀵서비스업체, 소규모 점포, 전당사 등 합법 틀을 쓴 공간들이 온라인 도박의 중개소 역할을 하며, 청소년까지 타겟이 된다”고 말했다.
불법 온라인 도박은 어린 청소년층에도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대부분의 도박 사이트는 인증 절차가 허술하거나 아예 무시되고 있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디스코드·오픈채팅방을 통해 ‘쪽지 전단지’식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
청소년도박문제 근절에 열정적으로 나서고 있는 비정부기구(NGO) 도박없는학교에 따르면 청소년 도박중독자는 60%가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대부분 온라인 도박에 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조호연 교장은 “학생들이 학교나 학원에서 도박 사이트에 빠지는 것은 몇 명의 총판을 맡은 학생 몇 명 때문”이라며 “학교와 학원이 청소년도박의 진원지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순식간에 전체 학생들에게 도박에 오염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합법 사행산업은 각종 규제로 숨이 막히고 불법 온라인 도박은 무규제 상태로 번성하고 있다”며 “갈수록 폭증하는 불법도박 퇴치를 위해 이재명 정부는 범 국가차원의 대응책 강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피해자 A씨는 과거 마카오에서 민박업을 하며 카지노 생태계를 배웠고 마카오에서 알게된 한 전당업자의 권유로 지난해 10월 사북에 정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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