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불신' 쏟아진 사직 전공의 단톡방…"복귀 목소리 많아"
사직 전공의 단톡방서 "신속복귀 절실" 목소리
"대전협 기조와 달리 많은 전공의들 복귀 희망"
"의협·대전협 새 정부 들어섰음에도 사태 방관"
"지금이라도 복귀시 불이익 없게 최선 다할 것"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4일 서울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5.06.04.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04/NISI20250604_0020840040_web.jpg?rnd=20250604141029)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4일 서울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5.06.04. [email protected]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사직 전공의들이 200여 명 모여 있는 단체 카톡방에서 "과거의 책임을 묻기보다 이제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무엇보다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신속한 복귀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2월 말 수련병원을 떠난 A 사직 전공의는 최근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에게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투쟁 방향에 의문을 제기하며 복귀를 희망한다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냈다. 사직 전공의 200여 명이 모여 있는 단체 카톡방에서 나온 의견들을 모아 전달한 것이다.
A 사직 전공의는 "최근 대전협의 기조와 달리 복귀를 희망하는 많은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면서 "이번이 정말 (의료)정상화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연락을 드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달 이례적으로 전공의 추가 모집이 시행됐고 이전 모집보다 더 많은 인원이 복귀했으나, 대다수의 전공의들은 미복귀를 선택했다"면서 "대선을 앞두고 정권이 교체된다면 의료계와 정부 간 새로운 대화와 협력이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사무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0~29일 수련병원의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추가모집 결과 860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상반기 모집에 응한 전공의 등을 포함해 지난달부터 수련에 들어간 전공의는 총 2532명으로, 지난해 3월의 18.7%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A 사직 전공의는 "현재 전공의 대표이자 의협 부회장인 박단이 공지를 통해 '아직 돌아갈 때가 아니다'라고 명확하게 언급한 것도 영향이 있었다"면서 "많은 전공의들은 의협과 대전협이 대선 이후 책임감을 가지고 새 정부와의 대화를 통해 사태 해결을 위해 힘쓸 것이라 기대했지만 새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의협이 최근 민주당 복지부 위원들과 만남을 가졌다고는 하지만, 구체적인 협상안을 제시하기는 커녕 장차관 인선 이후로 협상을 미루고 있다"면서 "심지어 대전협은 이 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으며 모집에 응하지 말라는 공지 이후 구성원들과 아무런 소통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전공의들은 의협과 대전협이 이 사태에 대한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고 있고, 모집시기에 맞춰 또 다시 협상 가능성을 들이밀며 복귀를 막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면서 "전 정부의 일방적 의료정책에 분노했고, 문책과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지금은 새 정부와의 협력 속에서 국민들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사진은 4일 서울시내 대학병원 전공의실. 2025.06.04.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04/NISI20250604_0020840042_web.jpg?rnd=20250604141029)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사진은 4일 서울시내 대학병원 전공의실. 2025.06.04. [email protected]
사직 전공의들은 ▲올해 9월 모집 시점에 기존 정원과 별도로 복귀 근무 허용 ▲향후 수년간 전문의 자격시험 2월 뿐 아니라 8월에도 시행 ▲향후 수년간 전공의 3월 뿐 아니라 9월에도 모집 ▲전공의 군입대 3월 뿐 아니라 9월에도 허용 ▲군입대 사직 전공의 3년 복무 후 기존 정원과 별도로 복귀를 복귀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A 사직 전공의는 "이러한 핵심 전제 사항들이 충족된다면 복귀할 의사가 있는 전공의들이 존재하고, 결코 소수가 아닐 것"이라면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현장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디 저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고, 전공의 복귀의 길을 열어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사직 전공의로부터 메일을 받은 황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등을 찾아다니면서 7월 중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최선을 다해 설득하고 있다"면서 "복귀하는 의대생들은 교육부의 학사 유연화 정책을 통해 1학기가 끝나기 전인 7월에 수업을 시작해 방학이나 휴일 없이 수업을 하는 방식으로 모든 학점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 핵심"이라고 답했다.
1980년 광주 민주화 항쟁 당시에도 의대생들이 1년 동안 거의 수업을 거부 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의 교육 유연화 정책으로 의학 교육이 이뤄져 의사가 배출된 전례가 있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전공의 복귀 문제에 대해서는 "올해에 한해 주 80시간에서 주 100시간(4~6월 미수련 시간에 대한 추가 수련 포함) 수련을 통해 수련 시간을 모두 채우면 전문의 자격 취득 기준에 문제없이 수련이 가능하다"면서 "연속 수련이나 군대 입대 금지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복귀하면 올해는 아무런 불이익 없이 복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누군가가 다른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외부로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언제든지 연락달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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