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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만 간호용 그냥 '깡통로봇'…"요금체납 법적조치" 분통

등록 2025.06.20 14: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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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노인병원 3곳, 간호로봇 납품 문제제기

사실상 '기능 없는 로봇' 제공된 것으로 주장

LG 계열 렌탈사 "사실 확인 중…해결책 모색"

[남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경남 노인병원 3곳에 LG계열 렌탈사가 납품한 의료로봇의 모습. 2025.06.20. con@newsis.com

[남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경남 노인병원 3곳에 LG계열 렌탈사가 납품한 의료로봇의 모습. 2025.06.20. [email protected]


[남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작동도 안 되는 깡통 로봇을 납품해 놓고 요금 체납을 문제 삼으며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게 말이 됩니까."

20일 경남 남해군의 남해군립노인전문병원을 비롯해 사천도립노인병원, 통영도립노인병원 등 도내 3곳의 지방 노인병원이 간호로봇 납품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한 대기업 계열 렌탈업체와 로봇 개발사인 A업체가 납품한 간호로봇에 필수 내부 부품이 빠져 있어 정상적인 의료 현장 활용이 불가능했다며 사실상 '기능 없는 로봇'이 제공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병원 측은 계약 해지와 함께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유통사·제조사 측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지난해 4월 LG 계열 렌탈업체 직원은 의료로봇 6대를 각각 병원들에 납품했다. 하지만 해당 로봇은 '샘플'이라는 이유로 설치 당일 회수됐다. 이후 같은 해 5월 로봇이 재납품됐지만 로봇은 내부에 전자부품이 전혀 없이 겉모양만 갖춘 상태였다.

병원 관계자들은 해당 제품을 직접 확인한 결과 작동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 로봇은 A업체가 정부로부터 개발비를 지원받아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계열 렌탈사를 통해 병원 측에 납품됐다.

문제는 로봇 자체 뿐만이 아니다. 병원 측은 계약 과정에서 계약서 위조와 허위 검수 등 다수의 위법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초기 3개월분 렌탈료는 A업체가 대신 납부했지만 이후부터는 병원이 유통사처럼 중간 대금을 받아 렌탈사에 전달하는 구조로 전환됐다고 지적했다.

병원 측은 "회계처리가 불투명해 현재 대금 납부를 중단한 상태"라며 "계약 구조와 대금 흐름 전반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병원 측이 계약 해지와 제품 회수를 요청하자 LG 렌탈사 측은 "요금 체납 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회신을 보내왔다.

병원 측은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 병원을 상대로 한 조직적인 소비자 기망행위"라며 "계약 해지 및 전수 조사, 행정 당국의 실태 파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불량 로봇의 전면 회수, 납품 사기 관련 법적 조사, 유사 피해 병원 대상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LG 렌탈사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상태"라며 "병원 측과는 직접 만나는 등 해결점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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