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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 엄마의 진심…"해보면 적응돼요, 움츠러들지 말고 나와요"[당신 옆 장애인]

등록 2025.07.05 07:00:00수정 2025.07.05 07: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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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성 장애 아동 엄마 한윤미씨

"특수아동 문화시설 더 늘어나길"

[서울=뉴시스] 한윤미씨가 자녀 손을 잡고 산책을 하는 모습(사진=한윤미씨 제공) 2025.07.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윤미씨가 자녀 손을 잡고 산책을 하는 모습(사진=한윤미씨 제공) 2025.07.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저에겐 우리 아이가 가장 사랑스럽고 소중한 존재죠. 언제나 저의 1번이에요."

전북 전주에서 자폐성장애 아동을 키우는 한윤미(36)씨가 자녀의 다른 점을 발견한 건 자녀가 20개월이 됐을 무렵이었다. 그 전에도 어린이집에서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같이 놀자고 다가오는 친구를 밀어내고 혼자 창밖을 보며 멍하니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집 근처 아동발달센터에서 발달검사를 받고 발달 지연이라는 판정을 받은 후 22개월이 된 아이 손을 잡고 가슴 품에는 갓 50일이 된 둘째를 안은 채 치료실을 찾아 다녀야 했다.

정부의 특수교육 대상자 바우처를 통해 치료비를 지원받았지만, 부모 지갑에서 나가야 할 본인부담금은 여전히 한 달에 50~60만원이 필요했다. 평범한 4인 가구에게는 부담이 되는 금액이다. 4살에는 장애전담 어린이집을 찾아 치료를 병행하고 5살에는 통합유치원을 보냈다.

여러 의사 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치료실과 센터를 동분서주했지만 아이가 6세이던 2022년에 자폐성장애 진단을 받았다.

한 씨는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라 그 순간 크게 충격을 받지는 않았지만 아이의 장애인 복지카드를 받은 날 남편과 하루종일 알 수 없는 감정과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생각들로 머릿속이 가득찼다"고 말했다.

하지만 엄마인 한 씨는 그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그는 "아이가 혼자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밑거름을 마련해 주는 게 우리에겐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한 씨가 아이에게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선택한 건 장애아가족 양육지원사업이었다. 당시만 해도 언어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짜증이 나면 폭력적 행동을 하는 아이를 과연 잘 보살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지만 용기를 내 신청했다.

처음의 걱정과 달리 배정된 장애아돌보미 교사는 아이와 교감을 통해 관계를 쌓았다. 하교 후 돌봄 교실과 치료 센터에 데려다주는 이동지원을 하거나 박물관, 도서관 같이 문화생활도 함께 한다.

덕분에 한 달에 90시간, 하루에 4~5시간은 아이도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경험을 하고 한 씨도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나머지 시간에는 한 씨가 자녀와 시간을 보내는데, 장애아동이 마음놓고 갈 수 있는 공간은 제한적이다.

한 씨는 "아무래도 일반 편의시설은 이용에 한계가 있다"며 "특수아동이 문화, 미술, 음악 이런 걸 할 수 있는 문화시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장애아동을 키우는 다른 부모들에게 "장애에 심하고 적고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른 비장애 아동을 키우는 사람들로부터 받는 시선이나 우리가 짊어져야 하는 짐은 똑같을 것"이라며 "우리 애가 또 소리를 지르면 어떡하나 이렇게 움츠러드는 부모가 많을 테고 나 역시 그랬지만 그래도 한 번 부딪혀봤으면 좋겠다. 아이도 부모도 해보면 적응이 된다. 사회 밖으로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비장애인에게는 "요새는 정말 인식 개선이 많이 돼 우리 아이가 놀림의 대상이 아니라 도와줘야 하는 대상이라고 많이들 생각한다"면서도 "도와주는 마음도 고맙지만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장애아동도 도움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하였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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