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쓰리서치 "한미약품, 비만치료제 새 패러다임 제시"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단순히 체중만 감량하는 비만치료제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 ‘HM17321’은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하며, 글로벌 제약시장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체중을 줄이는 동시에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혁신적 기전으로 ‘마른 비만’ 문제 해결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그로쓰리서치 한용희 연구원은 2일 "한미약품은 최근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비만 및 대사질환 치료 분야에서의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주사제·경구제·패치형 등 다양한 제형의 치료제를 개발 중인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파이프라인은 'HM17321'다.
이 후보물질은 지속형 유로코르틴2(LA-UCN2)를 기반으로 지방을 줄이면서도 근육을 키우는 작용을 한다. 마우스와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에서 근육 비대와 기능 향상을 확인했고, 당뇨 동물모델에서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과 혈당 조절 능력도 입증했다. 단일 약물로 지방 감소와 제지방 증가를 동시에 이끈 것이다.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GLP-1 작용제)와 릴리의 마운자로(GIP/GLP-1 이중작용제)가 양분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두 제품 모두 강력한 체중 감소 효과를 갖고 있지만, 근육량 감소라는 부작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이로 인해 일부 사용자들은 ‘마른 비만’ 상태에 노출되며 건강 리스크가 오히려 커지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약품은 이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며 "HM17321은 근육 손실 없이 체중을 줄일 수 있는 기전을 갖춰 글로벌 최초(First-in-Class) 신약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하반기 임상 1상 진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10조원 규모에 달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왔으며, 머크(MSD)에 기술이전된 M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역시 임상 2b상에 진입해 경쟁약보다 뛰어난 간지방 감소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현재 한미가 보유한 신약 파이프라인은 총 25건에 달한다.
그는 "비만치료제는 '넥스트 블록버스터'로 불리며 글로벌 제약사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미약품이 내세운 '근육 증가형 비만치료제'는 아직 실험 단계지만, 전임상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공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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