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상호 태백시장, '선거개입' 발언?…선거법 위반 논란
통장회의 녹취록 선관위 제출…일부 통장·공무원 선관위 조사

태백시 선거관리위원회 전경 사진.(사진=뉴시스 ) *재판매 및 DB 금지
[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이상호 강원 태백시장이 통장회의에서 특정 시의원들의 예산 삭감을 거론하며 "내년 선거에서 혼 좀 내주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이 발언이 녹음되어 태백시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제출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상호 시장은 지난해에도 기부행위 및 시정소식지 게재 등으로 선거법 구설에 오른 바 있어 이번 사건이 내년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10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9월1일 오후 5시 태백시청 소회의실에서는 이례적으로 이상호 시장 주재의 황연동 통장회의가 열렸다. 통상 동 복지센터에서 열리던 회의 장소가 갑작스레 시청으로 변경된 배경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복수의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이 시장은 시책사업을 홍보하던 중 시의회의 예산 삭감 문제를 언급했다.
특히 "절골 특정 사업장 예산을 시의원들이 삭감해 사업이 추진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참석한 통장들에게 "내년 선거에서 혼 좀 내주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시장은 "지금부터는 마이크를 끈 뒤 하겠다"고 했으나 목소리가 커 발언 내용은 참석자들에게 고스란히 들렸다. 이 과정에서 한 통장이 해당 발언을 녹음했고 이 녹취록이 선관위에 증거로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했던 통장 A씨는 "이상호 시장이 시의원들의 예산 삭감 때문에 특정 사업에 차질을 빚는다며 내년 선거에서 혼 좀 내주라는 발언 여부에 대해 선관위에서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통장 B씨는 선관위 조사 과정에서 녹취록을 들었으며 "녹취록 내용이 당일 발언내용과 일치했고 목소리도 이상호 시장과 동일했다"고 밝혀 발언의 신빙성을 뒷받침했다.
태백시선관위는 황연동 통장회의 참석자 20여 명 중 8명가량의 통장을 무작위로 선정해 지난달 말까지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해당 선거법 사건은 현재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답변해 줄 수 없다"며 "조사를 마치면 관련법에 따라 조치하고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위청준 태백시민행동 위원장은 “이상호 시장이 내년에 시의원을 혼내 주라는 발언을 통장회의에서 했다면 심각한 문제”라며 “선관위의 정확한 조사결과를 지켜보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위를 이용해 특정 후보(현 시의원)에 대한 낙선 운동을 유도하거나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면 공직선거법상 중대한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태백시 관계자는 "당시 시장이 그런 내용의 발언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해당 지역 통장들의 선관위 조사진행 여부도 모르는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이상호 시장에게 첫 선거법 논란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해 1월호 시정소식지에 자신의 캠페인 사진을 게재해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어 지난해 5월 '태백 작은영화관' 개관식에서 주민들에게 팝콘과 음료 세트를 무료 제공한 행위로 기부행위 위반에 해당하여 선관위가 사법당국에 고발한 사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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