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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열차 흉기난동, 숨은 영웅들이 추가 희생 막았다

등록 2025.11.03 17:21:35수정 2025.11.03 18: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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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직원, 공격 저지하려다 중태…"영웅적, 여럿 살려"

한 남성은 어린 소녀 보호하려다 얼굴에 깊은 상처

기자 발휘한 기관사…선로 바꿔 신속한 구조 도와

[캠브리지셔=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영국 잉글랜드 케임브리지셔주 헌팅던역에서 응급구조대원들이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열차를 점검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10명이 다쳤고 이 중 9명이 중태다. 2025.11.02.

[캠브리지셔=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영국 잉글랜드 케임브리지셔주 헌팅던역에서 응급구조대원들이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열차를 점검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10명이 다쳤고 이 중 9명이 중태다. 2025.11.02.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달리는 기차에서 불특정 다수에 흉기를 휘둘러 11명을 다치게 한 '영국 열차 흉기 난동 사건'에서 추가 희생을 막은 숨은 영웅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3일(현지 시간) BBC 등에 따르면 사건 당시 철도 직원이 용의자의 공격을 막으려다 중상을 입는 모습이 열차 내 영상에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자세하게 묘사하진 않았지만 "열차 내 CCTV를 확인한 결과 해당 직원의 행동은 영웅적이었다"며 "의심할 여지 없이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했다"고 밝혔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직원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입원했다. 부상자 11명 중 5명이 퇴원했지만 이 직원은 아직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은 지난 1일 오후 돈캐스터에서 킹스크로스로 향하던 런던 노스이스턴 철도(LNER) 내에서 발생했다. 피터버러역을 출발한 직후 가해자가 승객들에게 마구잡이로 흉기를 휘둘렀다.

한 목격자는 "용의자가 커다란 흉기를 들고 아무나 찔렀다. 피가 사방에 튀고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승객들은 도망치느라 넘어지고 서로 밟히는 등 아수라장이었다"며 지옥같았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와중에 어린 소녀를 보호하려던 남성도 있었다. 또 다른 목격자는 "한 남성이 어린 소녀를 보호하려다 얼굴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며 "진정한 희생정신이었다"고 높이 샀다.

[캠브리지셔=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영국 잉글랜드 케임브리지셔주 헌팅던역에서 응급구조대원들이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열차를 점검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10명이 다쳤고 이 중 9명이 중태다. 2025.11.02.

[캠브리지셔=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영국 잉글랜드 케임브리지셔주 헌팅던역에서 응급구조대원들이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열차를 점검하고 있다. 이 사건으로 10명이 다쳤고 이 중 9명이 중태다. 2025.11.02.

이어 "그날 진정한 영웅들이 많았다"며 "부상자들을 돕고 담요와 핫팩을 나눠주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기관사의 빠른 판단과 신속한 대응도 피해를 줄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라크 전쟁에도 참전했던 것으로 알려진 영국 해군 상사 출신 앤드루 존슨 기관사는 사건 직후 관제실에 연락해 열차를 고속선로에서 헌팅던역이 있는 저속선로로 즉시 전환했다.

이 덕에 구조대가 신속하게 승차할 수 있었다. 만약 선로를 바꾸지 않고 다음 역까지 갔다면 구조가 10~15분 더 늦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존슨 기관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면서 "병원에 있는 나의 동료가 가장 용감했다"고 했다.

철도 노조 관계자는 "기관사는 정확히 훈련받은 대로 행동했다"며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와 헌신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캠브리지셔=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영국 잉글랜드 케임브리지셔주 헌팅던역에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열차가 정차해 있다. 이 사건으로 10명이 다쳤고 이 중 9명이 중태다. 2025.11.02.

[캠브리지셔=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영국 잉글랜드 케임브리지셔주 헌팅던역에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열차가 정차해 있다. 이 사건으로 10명이 다쳤고 이 중 9명이 중태다. 2025.11.02.

데이비드 혼 LNER 대표는 "응급구조대원들의 신속하고 전문적인 대응에 감사드린다. 이번 사건으로 깊은 충격과 슬픔을 느낀다"면서 "무엇보다 생명이 위독한 우리 동료와 그 가족에게 마음을 전한다. 용감하게 대응한 기관사와 승무원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한 용의자인 32세 흑인 영국 국적자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함께 체포했던 35세 남성 1명은 혐의가 없어 조사 후 석방했다.

경찰은 "신속하게 조사를 진행 중이고 다른 용의자는 찾고 있지 않다"며 "현재 시점에서 테러 동기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샤바나 마흐무드 영국 내무장관은 3일 하원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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