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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다니 “시(詩)는 끝나고 아름다운 산문 시작”…시정구상 첫 기자회견

등록 2025.11.06 06:59:43수정 2025.11.06 07: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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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연방 정부·비영리 단체 출신 전직 공무원 5인의 여성 인수위 구성

‘정부와 국민간 사회적 계약 재편’ 실천 정책 구상 밝혀

“트럼프는 불가피한 위협, 법정에서 맞설 것”

[뉴욕=AP/뉴시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인수위원회 간부들과 기자회견 하고 있다. 2025.11.06.

[뉴욕=AP/뉴시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인수위원회 간부들과 기자회견 하고 있다. 2025.11.06.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 당선인은 당선 하루만인 5일 뉴욕 퀸스 플러싱 메도우스 코로나파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 구성 및 자신의 시정 구상을 설명했다. 그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이해를 통한 평화’ 박람회 조형물 앞 기자회견

뉴욕의 5개 구역(보로) 중 퀸스를 상징하는 ‘유니스피어’는 1964년 세계박람회 행사를 위해 세워진 것으로 ‘이해를 통한 평화’라는 박람회 주제를 형상화했다.

맘다니는 “선거 운동의 시(詩)는 어젯밤 9시 끝났을지 모르지만, 통치의 아름다운 산문은 이제 막 시작일 뿐이다”고 말했다.

이는 전 뉴욕주 주지사이자 이번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앤드류 M. 쿠오모의 아버지의 부친 마리오 M. 쿠오모가 한 말이다.

맘다니는 행정 경험이 거의 없는 것은 의식한 듯 이날 시청, 연방 정부, 그리고 비영리 단체 출신의 전직 공무원들로 구성된 5명의 여성 인수위원회를 발표했다.

빌 드 블라지오 전 시장 밑에서 정치 전략가로 일했던 엘라나 레오폴드, 보건복지 담당 부시장을 지낸 멜라니 하르초그가 포함됐고, 전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을 지낸 여성으로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리나 칸, 현 시장 에릭 애덤스의 전 수석부시장을 지낸 마리아 토레스-스프링거 등이 포진했다.

제시카 티쉬 현 경찰국장은 유임시키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는 과거 경찰청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밝힌 것 등에 대한 불안을 지우려는 것으로 풀이됐다.

‘정부와 국민간 사회적 계약 재편’ 실천 정책 구상 밝혀

맘다니는 정부와 국민간 사회적 계약을 재편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선거 운동을 벌였다. 부유층의 세금을 인상하고, 아파트의 임대료를 동결하고, 육아 비용을 인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시청에서의 첫 날은 마지막 날과 같을 것”이라고 자신의 정책이 일관성있게 추진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생계비 위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물가 때문에 이 도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뉴욕 시민들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욕 유대인들에게 다가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많은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이 유대 국가로서 존재할 권리에 반대하고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의 행위를 집단 학살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를 의식한 듯 유대인 지도자들과 협력해 “뉴욕 유대인들을 보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을 기리고 소중히 여기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불가피한 위협, 법정에서 맞설 것”

맘다니는 선거 승리 후 ABC 방송 첫 TV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도시에 해를 끼치려 할 경우 법정에서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의 위협은 불가피하며 이는 협박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선거 기간 동안 맘다니를 자주 공격했고 앤드류 쿠오모를 지지하는 슈퍼팩(PAC)에 가장 많은 기부를 한 억만장자 트럼프 지지자 빌 애크먼은 5일 맘다니의 승리를 축하하는 ’화해적인‘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올렸다.

애크먼은 X(옛 트위터)에 “그는 앞으로 4년 동안 우리 시장이 될 것”이라며 “누가 시장이 되든 뉴욕시를 돕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계가 보는 맘다니, ‘변화의 상징·위협·미국 꿈의 증거“ 다양한 반응

뉴욕타임스(NYT)는 5일 세계 각 지의 다양한 반응을 소개했다.

인도 뉴델리에서는 인도계인 맘다니가 볼리우드 영화를 언급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통해 그와 소통했던 젊은이들이 맘다니의 방문을 기대했다.

튀르키예 젊은 중산층 여성들은 맘다니와 그의 아내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을 보고 세계 무슬림의 상징이라며 열광했다.

아프리카 세네갈 다카르의 한 교수는 점점 더 내향적인 국가로 변해가는 미국에서 젊은 이민자의 부상에 감탄했다.

NYT는 맘다니 승리는 2008년 대선에서 흑인 출신 버락 오바마가 승리했을 때 나타난 전 세계적인 현상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오랫동안 굳어진 정책과 정치를 바꾸는 데 많은 영감을 주는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남아프리카의 작가 윌리엄 쇼키는 ”그는 지금 남반구 전역에서 정치를 변화시키고 있는 사람들과 같다“며 ”부패와 불평등에도 참을성을 잃지 않고 더 나은 것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새롭게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비판적 시각도 ‘깨어있는 이스람 좌파’ 부상 우려

인도에서는 맘다니가 과거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전범‘이라고 비난한 것이 힌두교 우파의 분노를 샀다.

여당 소속 한 의원은 소셜 미디어에 맘다니가 “힌두교를 말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올렸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맘다니가 뉴욕 유대인 공동체에 명백하고 즉각적인 위협이라고 지목했다.

베를린에서는 맘다니의 민주사회주의적 견해, 특히 임대료 통제와 무료 대중교통 등에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프랑스 좌파는 그의 승리를 환영했지만 우파는 ‘깨어 있는 이슬람 좌파’의 부상을 우려했다.

“맘다니의 카리스카, 젤렌스키 닮아”

우크라이나의 변호사 비탈리 두딘은 맘다니의 카리스마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며 페이스북에 “이제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더욱 비슷해졌다”고 글을 올렸다.

네팔 Z세대 운동 지도자 수닐 푸얄은 “이런 사람들이 있어 미국의 미래는 더 밝다”며 “뉴욕 시민들은 축복받았다”고 말했다.

맘다니가 어린 시절을 보내고 여름에 결혼 축하를 위해 돌아온 우간다에서는 그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승리를 축하했다고 NYT는 전했다.

수도인 캄팔라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그가 자기 나라에서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변화를 선도해 주기를 바랐다.

112년 만의 수염 기른 뉴욕 시장

맘다니는 첫 무슬림 시장 등 여러 기록이 있지만 112년 만에 처음 수염을 기른 시장이기도 하다.

내년 1월 취임식 전 수염을 밀지 않는다면 1913년 재임 중 사망한 윌리엄 제이 게이너 이후 처음으로 수염을 기른 뉴욕 시장이 될 전망이다.

다만 게이너 전 시장은 1909년 당선 당시 60세로 34세인 맘다니와는 차이가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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