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때리기' 한목소리…머스크·트럼프 행정부, '검열 규제' 맹공
X 과징금에 미·EU 갈등 격화
![[텍사스=AP/뉴시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1월 19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 보카치카에서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의 발사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당시 당선인 신분)에게 말하고 있다. 2025.05.03.](https://img1.newsis.com/2025/02/11/NISI20250211_0000100198_web.jpg?rnd=20250503104910)
[텍사스=AP/뉴시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1월 19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 보카치카에서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의 발사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당시 당선인 신분)에게 말하고 있다. 2025.05.03.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20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한 유럽연합(EU)을 향해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도 이번 조치를 "표현의 자유를 짓누르는 규제"라고 비판하며 미·EU 간 충돌이 한층 격화되는 분위기다.
머스크는 6일(현지 시간) X에 "EU는 이 말도 안 되는 벌금을 X에만 부과한 것이 아니라 나 개인에게도 부과했다"며 "따라서 우리의 대응도 EU뿐만 아니라 나를 상대로 이런 조치를 취한 개인들에게까지 적용하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고 썼다.
과징금을 결정한 EU 집행위원회뿐 아니라 그 결정에 관여한 '개인들'까지 겨냥해 대응 수위를 높이겠다는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다만 어떤 형태의 개인적 책임 추궁을 염두에 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이어 올린 글에서 "EU는 해체되고 주권은 각 개별 국가로 되돌려져야 한다"며 "그래야 각국 정부가 자국 국민을 더 잘 대표할 수 있다"고도 비판했다.
머스크는 또 다른 게시글에서 미국 보수 진영이 진보적 가치·정체성 강요를 비판할 때 사용하는 표현인 '워크(woke)'와 옛 동독 비밀경찰 슈타지(Stasi), 소련 공산당 정치위원(commissar) 등을 한데 묶어 EU를 겨냥했다.
그는 "EU의 워크 슈타지 정치위원들은 '스트라이샌드 효과'의 진정한 의미를 곧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트라이샌드 효과'는 어떤 정보를 숨기려 할수록 오히려 더 널리 퍼지는 현상을 뜻한다.
트럼프 행정부도 머스크를 거들며 자국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그 소유주에게 20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매긴 EU를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EU의 빅테크 규제가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며 폐지를 요구해 왔다.
JD 밴스 부통령은 과징금 부과 방침이 알려진 뒤 "EU는 미국 기업을 쓸데없는 문제로 공격할 게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지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X에 "이번 벌금은 X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모든 미국 기술 플랫폼과 미국 국민에 대한 외국 정부의 공격"이라며 "온라인에서 미국인을 검열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은 EU를 향해 "선출되지도 않은 비민주적 권력이 문명적 자살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발언은 전날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이 유럽을 '문명 소멸의 엄혹한 전망'에 직면한 지역으로 규정하며 유럽에 "문명적 자긍심을 회복하고 실패한 숨 막히는 규제를 철폐하라"고 촉구한 대목과 궤를 같이한다.
X 과징금 발표와 맞물려 미국이 유럽의 '문명 소멸' 위기까지 거론하며 훈수를 두자 양측의 신경전도 고조되고 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머스크를 겨냥해 X에 "화성으로 가라. 거기엔 나치 경례 검열이 없다"고 적었다. 요비타 넬륩시에네 미국 주재 EU대사도 "규제는 우리의 주권적 권리"라며 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앞서 EU는 지난 5일 엑스의 유료 인증마크인 '블루 체크'가 이용자를 기만하고 광고 투명성과 데이터 접근 권한이 EU의 기준이 못 미친다며 과징금 1억2000만유로(약 2060억원)를 부과했다.
EU는 '빅테크 갑질 방지법'으로 불리는 디지털시장법(DMA) 등을 근거로 미국 거대 기술기업에 천문학적 과징금을 부과해 왔다. 이번 엑스 과징금은 2023년 새로 도입한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따른 첫 처분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