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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재무통' 앞세워 건설경기 장기 불황 파고 넘는다

등록 2025.12.09 06:00:00수정 2025.12.09 07: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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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보다 내년 더 어렵다"…PF 부실·미분양·수익성 악화

'금고지기' 재무통 CEO로 선임…재무 건전성 확보 관건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2024.06.24.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2024.06.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업계가 불황을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수장을 교체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내년에도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유동성 리스크에 대비해야 할 재무통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건설업계에선 그간 토목이나 건축, 해외플랜트 등 현장을 경험한 엔지니어 출신의 '현장통'이 수장을 맡는 게 일종의 관행이었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와 고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유동성 위기 극복과 재무 건전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재무통들이 부상하고 있다.

롯데건설과 한화 건설부문 등은 재무통 출신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재무 건전성 확보와 수익성 개선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정기 인사를 통해 오일근 롯데자산개발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오 대표는 서강대 경영학 학사와 재무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재무통으로 꼽힌다. 1993년 롯데월드 입사 후 롯데정책본부와 롯데마트 등을 거치며 그룹 내 주요 전략·관리 직무를 수행해왔다. 2016년 롯데자산개발로 이동한 뒤 2022년 대표이사를 맡아 복합개발과 리테일 자산 운용을 총괄했다.

건설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롯데건설이 부채와 PF 보증 부담이 다시 증가하면서 조기에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로 평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부채비율은 올해 3분기 말 214.3%로 집계됐다. 부채비율은 2022년 말 264.8%에서 2024년 말 196%까지 낮아졌지만, 올해 3분기에는 지난해 말 대비 18.3%p 상승했다.

올해 3분기 말 PF 보증금액은 3조1337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3.8%(5005억원) 감소했지만, 브릿지론 보증은 3조337억원으로 6.7% 감소에 그치면 부담이 여전하다. 또 도시정비사업은 회복세다. 롯데건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는 2022년 4조2620억원에서 2023년 5173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 1조9571억원으로 반등했고, 올해는 현재까지 2조952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0.9% 증가했다. 다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올해 1~3분기 매출은 5조83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632억원에서 920억원으로 43.7% 급감했다.

한화건설의 새 수장도 재무통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로 꼽히는 김우석 한화 전략부문 재무실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내년 사업 계획 가운데 투자 계획과 불필요한 사업 등을 정리하는 등 수익성 중심으로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재무통들이 전면에 나선 것은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사업 확장보다 위기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신호라는 게 건설업계의 전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경기 침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심각한 상황"이라며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해 개발사업과 자금 관리 경험과 능력을 갖춘 인사들이 수장으로 선임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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