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권도형, 美서 징역 15년…절반 복역 후 韓송환 가능(종합)
검찰 12년 구형…법원 "부당하게 관대"
"한국서 형기 복역" 권씨 청구는 기각
형기 절반 복역 후 이송 신청 가능
![[포드고리차=AP/뉴시스]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해 3월 23일(현지 시간)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의 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후 경찰관들에게 이끌려 나오고 있다. 권씨는 11일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사기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 받았다. 2025.12.12.](https://img1.newsis.com/2024/03/24/NISI20240324_0000965994_web.jpg?rnd=20240324102339)
[포드고리차=AP/뉴시스]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해 3월 23일(현지 시간)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의 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후 경찰관들에게 이끌려 나오고 있다. 권씨는 11일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사기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 받았다. 2025.12.12.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암호 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인 전 테라폼랩스 대표 권도형(34)씨가 미국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11일(현지 시간) AP 등에 따르면 폴 엥겔마이어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권씨에게 사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권씨의 범죄로 사람들은 400억 달러(58조9000억원)의 돈을 잃었다"며 "이는 단순히 종이상의 손실이 아니다. 세대를 초월한 사기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권씨는 투자자들에게 거의 신비로운 영향력을 행사해 헤아릴 수 없는 인간의 파멸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가 백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도 추정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권씨 측 변호인은 징역 5년을 요청했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검찰이 요구한 12년은 부당하게 관대하며, 변호인 측이 요청한 징역 5년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터무니없다"고 판단했다.
한국에서 형기를 복역하게 해달라는 권씨의 청구는 기각했다. 권씨는 한국에서도 기소된 상태로, 배우자와 4세 딸도 한국에 거주 중이다.
검찰은 권씨가 유죄를 인정하는 대가로 혐의를 9개에서 2개로 대폭 축소했다. 권씨는 협상 조건으로 1900만 달러(약 280억원)를 몰수하는 데 동의했다. 기존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징역 135년이 선고될 수 있었다.
2개 혐의에 대한 최대 형량은 징역 25년이지만, 검찰은 양형 협상 일환으로 12년만 구형하기로 합의했다. 권씨가 최종 형량 절반을 복역한 뒤 한국으로 이송을 요청하면 승인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권씨는 형기 절반 이상을 복역해야 한국으로 이송을 신청할 수 있다. 권씨는 한국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뉴시스] 2019년10월 15일(현지 시간) CNBC '크립토 트레이더'에 권도형 테라폼랩스 당시 대표가 출연한 모습. (사진=테라 유튜브) 2025.12.12.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2/06/03/NISI20220603_0001012880_web.jpg?rnd=20220603115531)
[서울=뉴시스] 2019년10월 15일(현지 시간) CNBC '크립토 트레이더'에 권도형 테라폼랩스 당시 대표가 출연한 모습. (사진=테라 유튜브) 2025.12.12. *재판매 및 DB 금지
권씨가 발행한 테라USD는 달러나 미 국채로 담보되지 않는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다. 2022년 5월 달러 연동이 무너지자, 루나는 며칠 만에 99% 넘게 폭락했다.
이 사태로 '2022년 암호화폐 한파'가 촉발됐고, 세계 최대 거래소 중 하나였던 FTX 붕괴로 이어졌다.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지난해 사기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권씨는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 약 1년간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다음 해 3월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체포됐다.
권씨 측 변호인은 재판에서 이번 사태가 권씨의 탐욕이 아닌 오만과 절망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지난 몇 년간 깨어있는 거의 모든 순간 내가 달리 할 수 있었던 일과 지금 바로잡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했다"면서 "피해자들의 증언을 들으며 소름 끼쳤고, 내가 초래한 막대한 손실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며 선처를 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