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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안보 보장시 나토 가입 포기"…미·우크라, 15일 재회동(종합)

등록 2025.12.15 10:55:36수정 2025.12.15 1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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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영토 양보는 거부…EU·나토 등 연쇄 회동 예정

美 특사, 우크라와 종전 논의 "많은 진전…15일 재개"

러시아 "'비무장지대 설정' 한국식 해법 논의 하지 않아"

[서울=뉴시스] 사진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9일(현지 시간) 저녁 영상을 통해 대국민 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2025.11.10.

[서울=뉴시스] 사진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9일(현지 시간) 저녁 영상을 통해 대국민 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2025.11.10.


[서울=뉴시스] 이재우 김예진 기자 =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회동에 나섰다. 이들은 15일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AP통신과 우크린포름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은 14일 독일 베를린에서 5시간 가량 회동에 나서 러우전쟁 종전 방안을 협의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구 엑스)에 우크라이나 측과 종전 논의에 대해 "많은 진전이 있었다"며 "내일(15일) 아침에 다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국 간 "평화, 경제 의제 등 20개 항목으로 구성된 계획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국의 평화 협정 28개 항에 대해 20개 항 역제안을 보냈다.

드미트로 리트빈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도 우크린포름에 "(회동은) 5시간 이상 진행됐다"며 "내일도 회동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5일 오후 베를린에서 유럽 정상들과 유럽연합(EU), 나토 고위 관계자들과도 만난다. 그는 지난 8일 영국 런던에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 정상과 만나 러우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번 베를린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영토 양보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돼왔다.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요구를 조율하며 전쟁 종식을 위해 수개월간 노력해 왔지만, 협상은 난관에 부딪혔다. 특히 러시아군이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통제 문제가 주요 장애물로 남아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평화 조건으로 도네츠크 지역 중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통제 중인 곳에서 군이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도네츠크 지역 약 14%를 장악하고 있다. 미국은 해당 지역을 비무장 지대(DMZ)로 전환하자고 제안했었다.

위트코프 특사와 쿠슈너는 전날 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영국 국가안보보좌관들과 도네츠크주 돈바스 지역 비무장지대 구상 계획을 논의했다.

미 액시오스는 회의에서 유럽 측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영토 관련 국민투표를 제안할 경우 지지하겠다고 밝혔다고 한 미국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젤렌스키 "안보 보장 시 나토 가입 포기"…영토 양보는 거부

젤렌스키 대통령은 위트코프 특사 등과 회동을 앞두고 왓츠앱 단체 채팅을 통한 언론 인터뷰에서 서방의 확실한 안보 보장이 전제된다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추진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거부한 만큼 동맹국 수준에 준하는 안보 보장을 서방에 기대하고 있다며 "안보 보장은 러시아의 또 다른 침략을 막기 위한 기회이고, 이는 이미 우리가 감수한 타협"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원국이 공격 받으면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집단 방어에 나선다는 '나토 5조'와 같은 수준의 법적·제도적 안보 보장을 촉구했다. 미국은 물론 유럽 동맹국, 캐나다, 일본 등의 보증도 거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 지역에서 철수하고 해당 지역을 비무장 자유경제지대로 만드는 방안을 미국이 제안했으나, 이는 실행 가능하지 않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누가 그 경제지대를 관리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접촉선 인근에 완충지대나 경제지대를 조성한다는 구상에 대해 "우크라이나군이 5~10㎞ 철수한다면 러시아군도 같은 거리만큼 점령지 안쪽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를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고 표현하며, "현재로서 공정한 선택지는 우리가 서 있는 위치에서 그대로 멈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보낸 러우전쟁 평화안 수정안과 관련해 "아직 미국 측으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그 안은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구상이든 많은 타협점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비무장지대' 한국식 해법 논의 하지 않아"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14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관련해 한국식 해법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격전지를 한반도 비무장 지대(DMZ)와 같은 곳으로 구상하는 방안이 논의됐다는 일부 외신의 보도를 부인한 것이다.

타스통신, 이즈베스티야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한국식 옵션이 논의된 적 있느냐"는 국영 방송사 소속 파벨 자루빈 기자의 질문에 "단 한 번도 없다"고 답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장기적인 분쟁 해결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왔다"며 종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미국 측도 우리의 접근법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듭 "한국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는 방안은 한 번도 논의된 적 없다"며 "나는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유럽,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서는 영토 문제 등 수용할 수 없는 수정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할 경우 "매우 강력하게 반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도네츠크 일부가 비무장지대로 지정되더라도 러시아 경찰과 국가근위대는 해당 지역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타협을 찾는 과정이 오래 걸릴 수 있다며, 러시아의 요구를 반영했던 미국의 제안이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들의 수정으로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우크라이나가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를 되찾거나 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에 대해 "백만 퍼센트 일어날 일이 없다"고 일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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