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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EU 빅테크 차별 맹비난…유럽에 보복 카드 꺼내

등록 2025.12.17 11:05:24수정 2025.12.17 11: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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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규제" 주장하며 유럽 기업 제재 가능성 시사

X에 1억2000만 유로 벌금 이후 갈등 격화

[워싱턴=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EU와 회원국들이 미국 기업을 상대로 "차별적이고 괴롭히는 소송·세금·벌금·지침을 지속적으로 남발해 왔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12.17.

[워싱턴=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EU와 회원국들이 미국 기업을 상대로 "차별적이고 괴롭히는 소송·세금·벌금·지침을 지속적으로 남발해 왔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12.17.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연합(EU)이 미국 기술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 기술기업에 대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그동안 유럽이 자국 기술 시장을 미국 기업에 더 개방할 것을 요구해 왔지만, EU가 기업 활동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규제를 철회하지 않은 채 구글·X·아마존·메타 등 주요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조사와 제재를 계속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해 왔다.

1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EU와 회원국들이 미국 기업을 상대로 "차별적이고 괴롭히는 소송·세금·벌금·지침을 지속적으로 남발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대응에 나설 경우 유럽 기업들의 미국 시장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며, 독일의 DHL·SAP·지멘스와 프랑스의 미스트랄·카프제미니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는 이례적 행보를 보였다.

그리어 대표는 "EU가 차별적 수단을 통해 미국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경쟁력을 계속 제한하고 억제한다면, 미국은 이러한 부당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 서비스 기업에 대한 수수료 부과나 각종 규제 조치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미국과 EU 간 통상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의 핵심 대미 수출품에 부과했던 고율 관세를 완화하는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이처럼 노골적인 보복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언급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EU를 압박하기 위해 보다 강경한 수단을 꺼내들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그리어 대표는 지난달 FT와의 인터뷰에서도 "EU에는 우리의 수출을 가로막고 실질적인 시장 접근을 제한하는 수많은 규제와 비관세 장벽이 있는 반면, 우리는 역사적으로 유럽 기업에 매우 넓은 시장 접근을 허용해 왔다"며 "상당히 불균형한 구조"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토마스 레니에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EU의 규칙은 EU 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기업에 공정하고 동등하게 적용된다"며 "우리는 차별 없이 공정하게 규칙을 집행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EU 당국은 경제 성장 촉진과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해 일부 기술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미국의 주요 불만 대상인 디지털시장법(DMA), 디지털서비스법(DSA) 등 반독점 규제와 플랫폼 책임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디지털 규제 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데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최근 갈등은 이달 초 EU 규제 당국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가 DSA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약 1억2000만 유로(약 2060억원)의 벌금을 부과한 이후 더욱 격화됐다. EU는 구글과 메타에 대해서도 디지털 규제 위반 혐의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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