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어프리 필라테스' 개척…"장애인에게 이만한 운동 없죠"[당신 옆 장애인]
서울 용산구 디아앤코 이디다 대표 인터뷰
장애인 회원 특성 따라 맞춤형 수업 진행
"사람 한 명 한 명에게 맞는 기준 만들어"
필라테스 이후 '도전' 나서는 장애인 회원들
"안전한 운동…바우처 등 지원 확대해야"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디다 디아앤코 대표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디아필라테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1.07.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1/07/NISI20260107_0021119271_web.jpg?rnd=20260107191907)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디다 디아앤코 대표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디아필라테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1.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숨 마시고 당황하지 말아요. 밀어내면서 올라와 앉아봐요. 밀어내면서 손끝 당겨요. 하체 밀리지 않게 바닥에 눌러요. 그렇지, 이 동작이에요."
침대처럼 생긴 거대한 필라테스 기구에 누운 남성이 강사의 지도에 따라 손잡이를 잡고 상체를 끌어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했다. 남성의 얼굴이 점차 붉어지고 몸이 떨려왔지만 강사는 숫자 세기를 멈추지 않았다.
지체장애가 있는 이 남성 수강생은 수업이 끝난 뒤 "윗몸 일으키기는 살면서 포기한 부분 중 하나였는데 아까 생전 처음으로 성공했다"며 얼떨떨한 듯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운동을 하면) 도전 의식이 생기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디아필라테스 센터에선 이디다(38) 디아앤코 대표의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디아필라테스 센터는 장애 유무와 관계 없이 누구나 필라테스를 배울 수 있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 장벽 없는)' 공간이다.
배리어프리 필라테스 수업은 기존의 정해진 동작을 그대로 따르기보단 참여자의 신체·정신적 특성을 우선 고려해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운동에 사람의 몸을 끼워 맞추는 게 아닌, 사람의 몸에 운동을 맞추는 개념이다.
이 대표는 "보통 강사들이 처음에 해부도를 배우는데, 다리가 완전히 안 펼쳐지고 고관절 회전이 되지 않는 분을 그 해부도 기반으로 가르치려고 하면 동작이 안 나온다"며 "기존의 틀을 깨고 사람 한 명 한 명에 맞는 기준을 만들어서 운동을 가르치는 게 배리어프리 필라테스"라고 정의했다.
![[서울=뉴시스] 이디다 대표가 필라테스 수업 중인 모습. 2026. 1. 10.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1/09/NISI20260109_0002037458_web.jpg?rnd=20260109160550)
[서울=뉴시스] 이디다 대표가 필라테스 수업 중인 모습. 2026. 1. 10. *재판매 및 DB 금지
구체적으로 이 센터에선 장애 유형을 지체·감각·발달 장애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해 방향성을 잡고 수업을 시작한다. 청각장애 회원에겐 얼굴을 마주 본 상태에서 표정이나 손짓을 풍부하게 사용하고, 발달장애 회원을 대상으로는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쓰는 게 대원칙이다. 세부사항은 그때그때 회원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조정한다.
이러한 수업 방식은 이 대표가 직접 고안한 것이라고 한다. 그가 센터를 차렸던 2021년만 해도 배리어프리 필라테스와 관련한 매뉴얼은 전무한 수준이었다. 이에 맨땅에 헤딩하는 과정을 거쳐 지금의 매뉴얼을 만들었다.
이 대표가 처음 배리어프리 필라테스에 뛰어든 건 일종의 '오기' 때문이었다. 회사 생활을 하던 시절 연이 닿은 장애인 지인에게 필라테스를 가르치려 했는데, 두 달 내내 장소를 빌리지 못해 애를 먹다 직접 센터까지 차리게 됐다는 이야기다.
이 대표는 "당시 대관을 하려고 26곳 정도 전화를 했는데 결론적으로 다 거절을 당했다"며 "그때 처음으로 장애인들이 생활체육을 하기 어려운 현실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필라테스는 자기 몸을 이해하는 기회이자 그 이상으로 삶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필라테스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장애인 회원들은 가지 않던 곳을 가고, 하지 않던 것을 하며 도전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보통 장애인 회원들은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보니 삶의 가동 범위가 작아진다. 다칠 것 같아 계속 움츠려 드는 건데, 운동을 하면서 자신의 근육을 인지하고 몸을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또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비장애인 시설을 다니고 새로운 취미 생활을 한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며 "그분들의 삶이 다채로워지는 걸 보고 이 공간이 15평 그 이상의 가치를 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디다 디아앤코 대표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디아필라테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1.07.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1/07/NISI20260107_0021119263_web.jpg?rnd=20260107191904)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디다 디아앤코 대표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디아필라테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1.07. [email protected]
이 대표는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디아필라테스가 더 이상 특별하지 않게 되는 것"이라며 "(누구나) 집 앞에 있는 센터에서도 배울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인터뷰에서 꼭 하고 싶은 말로 '정부의 관심'을 강조했다. 현재 정부에선 소득 수준 등을 기준으로 장애인에게 스포츠강좌 이용권을 제공하고 있는데, 운동을 꾸준히 잘 다니던 회원이 선정 대상에서 제외돼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울러 이 대표는 "필라테스만큼 장애인에게 안전한 운동이 없다"며 "복지관이나 곰두리체육센터 같은 공공체육센터에서 더 많은 이들이 필라테스를 배울 수 있도록 시범사업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하였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