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필름]할리우드라는 위력 '프로젝트 헤일메리'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리뷰
![[클로즈업 필름]할리우드라는 위력 '프로젝트 헤일메리'](https://img1.newsis.com/2026/03/10/NISI20260310_0001090389_web.jpg?rnd=20260317223144)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프로젝트 헤일메리'(3월18일 공개)는 육각형 영화다. 각본·연출·캐스팅·연기·메시지·규모 모든 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 만족감을 준다. 직관적으로 재밌고, 극장에 어울리는 스펙터클을 갖췄으며, 어떤 대목에선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우주에 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상상력도 있다. 적역을 맡은 배우들이 무비스타로서 매력을 뽐내기도 한다. 물론 이 육각형이 최대치에 가깝게 크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하나 씩 뜯어보기 시작하면 약점이 없지 않으니까 말이다. 다만 1년에 이런 영화를 몇 편이나 볼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돈과 시간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는 데 이견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다.
영화 '마션' 원작 소설 작가로 잘 알려진 앤디 위어가 2021년 내놓은 동명 소설이 원작인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인류 존망이 걸린 프로젝트를 위해 우주 탐사를 떠난 남자 '라일랜드 그레이스'(라이언 고슬링)의 이야기를 그린다. 헤일메리(Hail Mary)는 '성모 마리아에게 바치는 기도'라는 의미. 단순히 기도를 한다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절박한 상황에서 띄운 무모해 보이는 마지막 승부수를 뜻한다. 코마 상태로 목적지를 향해 가다가 기억을 잃은 채 홀로 깨어난 그레이스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더듬어 가던 중 우연히 같은 처지의 외계 생명체를 만나게 되고, 그와 협업하게 된다.
![[클로즈업 필름]할리우드라는 위력 '프로젝트 헤일메리'](https://img1.newsis.com/2026/03/10/NISI20260310_0001090382_web.jpg?rnd=20260317223147)
'프로젝트 헤일메리'엔 할리우드의 위력이 있다. 이 작품은 기승전결이 명확한 3막 구조 플롯에 성장형 캐릭터, 극 전반을 흐르는 유머와 휴머니티를 향한 신뢰, 거대 자본과 극한의 기술력을 뒤섞는 게 왜 수십 년 간 할리우드를 지배한 공식이자 조합인지 증명한다. 여기에 '스파이더맨:뉴 유니버스' 등을 함께 만든 적 있는 필 로드·크리스토퍼 밀러 두 감독은 할리우드 스타일을 그저 답습하는 게 아니라 그들만의 시각과 재치로 조금씩 비틀어 가며 관객을 붙잡아 둔다. 일례로 두 주인공 그레이스와 에바는 결과론적으로 영웅이지만, 애초에 고결하지도 거룩하지도 않은 사람들이다.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화법은 앞서 나온 걸출한 할리우드 SF영화들에 빚을 지고 있다. 드류 고더드가 각본을 썼다는 점에서 역시나 '마션'을 떠올릴 수밖에 없고, 인류 생존을 위한 우주탐사를 그린다는 점에서 '인터스텔라'를 생각나게 한다. 그레이스와 로키가 소통할 땐 '컨택트'가, 그들이 연대할 땐 'E.T.'가 생각난다. '그래비티'의 고독이 느껴질 때가 있고, '스타트랙'의 지적 협업과 연결되는 부분도 있다. 특정 장면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오마주한 것으로 보인다. 말하자면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선배들의 장점을 배합하고 재배치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클로즈업 필름]할리우드라는 위력 '프로젝트 헤일메리'](https://img1.newsis.com/2026/03/10/NISI20260310_0001090393_web.jpg?rnd=20260317223129)
제작비로 2억 달러(약 3000억원) 이상 쓴 거로 추정되는 이 영화는 돈 쓴 기분을 만끽하게 한다. 이를 테면 원작 소설이 글로써 사실상 무한 확장한 세계관을 어떤 한계도 없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모조리 영상으로 옮겨놓은 것 같다. 우주 시퀀스는 크기와 디테일을 모두 챙겼고, 플래시백으로 보여지는 지구 시퀀스는 보여줘야 할 것들을 빠뜨리지 않는다. 블루스크린 등 특수효과를 가능한 줄이고 대부분 실제 촬영을 해 실감을 극대화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써야 하는 특수효과의 품질은 흠잡을 데 없다. 그러면서도 이 기술력을 과시하는 법 없이 이야기에 녹여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다만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아니면 찾아볼 수 없는 고유한 매력을 찾기 힘들다는 건 한계다. 완성도 높은 영화라는 것, 대중과 폭넓게 호흡할 수 있는 영화라는 데 이의는 없겠지만, 위에서 나열한 작품들과 같은 선상에 놓일 만한 독창성을 갖췄다고 주장하는 건 무리에 가깝다. 같은 맥락에서 이야기 안에 담긴 철학이나 드러내려는 주제의식이 얕고 옅다는 점 역시 약점이다. 물론 공감과 연대와 소통과 사랑의 서사는 수도 없이 반복됐고, 지금도 반복되고 있으며, 앞으로 반복되겠지만 새로운 통찰 없이 그 중요성을 반복·강조하는 식으로는 당연한 공감도 얻기가 쉽지 않다.
![[클로즈업 필름]할리우드라는 위력 '프로젝트 헤일메리'](https://img1.newsis.com/2026/03/10/NISI20260310_0001090391_web.jpg?rnd=20260317223124)
이 단점들을 모두 만회해주는 게 배우 라이언 고슬링이다. 위어가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정식 출간하기 전인 2020년 고슬링에게 소설을 먼저 보내 영화화를 제안했고 이 글에 매료돼 제작까지 맡게 된 고슬링은 특유의 코미디 감각과 그의 상징과도 같은 눈빛으로 러닝타임 156분을 넉넉히 장악한다. 이런 공상과학에 단번에 몰입하게 해 미지의 존재와 우정에 눈물까지 쏟게 하는 게 고슬링이 가진 설득력의 힘일 것이다. 2010년대 그의 대표작이 '드라이브' '라라랜드' '블레이드 러너 2049'라면 2020년대 첫 번째 대표작은 바로 '프로젝트 헤일메리'다.
고슬링과 비교하면 분량은 적지만 '에바'를 연기한 잔드라 휠러의 연기도 특기해야 한다. 자칫 너무 가볍고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 있는 이야기에 휠러는 위엄을 불어넣는다. 이 영화가 배경에 깔아놓은 디스토피아를 믿게 되는 건 순전히 휠러의 저 불안한 눈빛 때문이다. 그가 등장할 때마다 극의 공기가 완전히 바뀌는 게 느껴질 정도이고, 휠러의 무게감과 고슬링의 경쾌함이 만나 만들어지는 케미스트리는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최대 매력 중 하나다. 그리고 에바가 해리 스타일스의 'Sign of the Times'를 부르는 시퀀스는 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장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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