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美 해군, 기뢰 제거 전력 축소…호르무즈 대응 '빨간불'"

등록 2026.03.18 16:36:02수정 2026.03.18 20:14: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소해함 퇴역에 14→4척 축소…연안전투함·드론에 의존

中 기뢰전 전력 40척 규모…미국 대비 격차 뚜렷

호르무즈 봉쇄 여파 속 공급망·에너지 시장 불안

[호르무즈=AP/뉴시스]2023년 5월 19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형 컨테이너선 등이 항행하고 있다. 2026.03.05.

[호르무즈=AP/뉴시스]2023년 5월 19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형 컨테이너선 등이 항행하고 있다. 2026.03.05.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기뢰를 부설하면서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항로가 사실상 마비됐다. 이런 가운데 미 해군의 기뢰 제거 전력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직 군 관계자와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 해군은 수십 년간 기뢰 대응 능력 확보에 소극적이었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은 과거 14척 규모의 소해함 전력을 운용했지만, 퇴역이 이어지며 현재는 일본에 전진 배치된 4척만 남은 상태다.특히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배치돼 있던 어벤저급 소해함 4척이 지난해부터 필라델피아로 이동해 퇴역 절차에 들어가면서, 중동 지역의 기뢰 대응 전력은 사실상 공백 상태가 됐다.

이 같은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 해군은 연안 작전에 특화된 경량 고속 함정인 연안전투함에 의존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함정은 기뢰 제거용 드론과 무인 장비를 탑재해 작전에 투입될 수 있다.

케빈 아이어 전 미 해군 기뢰·대잠전 사령부 훈련 책임자는 "다른 임무에 투입되지 않을 경우 기뢰 제거에 활용 가능한 연안전투함은 약 18척"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역시 전용 소해함이 아닌 다목적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지적된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은 기뢰 제거에 최대 18척을 투입할 수 있지만, 이는 프랑스와 비슷한 규모다. 중국이 배치할 수 있는 40척의 전용 함정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 무인 항공기뿐 아니라 기뢰까지 동원하며 해상 교통을 전방위로 위협하고 있다. 미 당국은 최근 이란이 해당 수로에 약 10기의 기뢰를 설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는 점에서 경제적 파장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유조선 호위 작전을 공언했지만, 실질적인 작전 수행에는 기뢰 제거 능력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전력으로는 안정적인 항로 확보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국제전략국제문제연구소(IISS)의 엘리엇 코헨 연구원은 "미 해군은 기뢰 제거를 소홀히 해왔고, 제한된 전력으로는 분쟁 해역에서 선박을 안정적으로 보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군과 방위산업계는 무인 수중체(UUV)와 인공지능 기반 기뢰 탐지·제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생산 규모와 실전 검증이 모두 제한적인 상황에서, 단기간 내 전력 공백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영국 해군 참모총장을 지낸 앨런 웨스트 제독은 "기뢰 제거는 가능하지만 매우 위험하고 복잡한 작전"이라며 공군과 해군의 통합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태는 기뢰라는 저비용 무기가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하는 동시에, 미 해군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문제가 향후 중국과의 분쟁에 대비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군 컨설턴트이자 전 미 해군 장교인 토머스 H. 슈가트는 중국이 보유한 해상 기뢰의 수가 5만개에서 10만개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며, 베이징이 기뢰 부설 및 제거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슈가트는 "중국은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대규모 지뢰 투하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 전략가들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봉쇄할 경우, 해상 기뢰를 이용해 대만을 고립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상 기뢰는 대만의 경제를 마비시키고, 해군의 출항을 막으며, 미군 함선과 잠수함의 개입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미 해군 출신인 에이어는 "핵심은 북한과 중국이 기뢰를 많이 사용한다면 한국이나 대만은 방어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