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9~20일 정상회의…트럼프 '호르무즈 연합' 대응 등 난제 산적
헝가리, 우크라 대출 거부권 지속 전망…"원유가 없으면 돈도 없다"
트럼프, 이란전 참여 압박…EU "유럽의 전쟁 아니다. 사전 협의 없어"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의회.(출처: 위키피디아) 2024.11.2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유럽연합(EU) 정상들이 19~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한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연합' 참여 압박과 헝가리의 우크라이나 900억 유로 대출 거부권 등 난제를 풀어야 한다고 폴리티코 유럽 등이 18일 보도했다.
우선 우크라이나에 900억 유로를 지원하는 문제가 현안으로 꼽힌다.
EU가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을 돕기 위해 2026~2027년 900억 유로를 대출 형태로 지원하기로 약속했지만 헝가리가 우크라이나와 '드루즈바 송유관'을 두고 충돌하면서 집행이 중단됐다. EU는 우크라이나 재정 상황을 고려해 다음달 초 첫 집행에 나설 계획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월27일 러시아의 공격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헝가리 등 동유럽으로 수송하는 드루즈바 송유관이 훼손됐다고 밝혔지만 친러 성향인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다음달 12일 헝가리 총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정상 작동하는 송유관을 고의로 잠가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와 우크라이나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헝가리가 요구한 외부 조사를 수용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드루즈바 송유관 복구를 위한 자금과 기술 지원도 약속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복구에 한달 반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르반 총리는 EU 집행위원회의 제안도 드루즈바 송유관 운영 재개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EU 지원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17일 영상 메시지에서 "헝가리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원유가 없으면 돈도 없다. 젤렌스 대통령이 EU로부터 돈을 받고 싶다면 드루즈바 송유관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개입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 이란이 전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제한하고 이스라엘이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 파르스를 공습하면서 국제 유가를 치솟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이른바 '호르무즈 연합'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다국적 연합'에 참여하지 않는 유럽 동맹국들에 격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일으킨 중동 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 하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18일 연방의회에서 한 정부 성명에서 "독일은 중동 전쟁 기간 중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선박 파견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유럽 국가들과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만약 사전에 알았다면 우리는 반대 조언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U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홍해에서 수행 중인 '아스피데스(Aspides·방패)' 작전의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기각됐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6일 외무장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 군사 개입 여부'에 대해 "이건 유럽의 전쟁이 아니다. EU 회원국들은 군사 개입 '의욕(appetite)’이 없다"면서 "그 누구도 이 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원치 않는다"라고 밝혔다.
폴리티코 유럽은 자체 입수한 정상회의 초안을 토대로 EU 정상들은 아스피데스 등 기존 해군 임무에 더 많은 자산을 투입할 것을 촉구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까지 작전 범위를 넓히는 것은 선을 그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국과 유럽간 '범대서양 관계' 설정도 현안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국제법의 틀 밖에 있다'며 미국의 자국내 기지 사용을 금지한 스페인에 대해 무역 중단 등 보복을 천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4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전화 통화에 나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맞서 '유럽적 연대'를 천명했다.
그러나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의 스페인 위협 발언 당시 동석했던 메르츠 총리가 침묵하는 등 다른 유럽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 설정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메르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 악화를 우려해 공개석상에서 발언을 제지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밖에 EU 기후 정책 핵심인 '탄소 배출권 거래제(ETS)'도 회원국간 이견이 큰 안건으로 꼽힌다.
폴란드와 이탈리아, 헝가리 등 10개국은 ETS가 자국 산업에 악영향을 주고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며 5월말까지 제도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북유럽 국가들은 ETS가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재원 마련에 필수적이라며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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