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혹등고래' 구조 문제 놓고…'이성 vs 감성' 논란 격화
![[베를린=AP/뉴시스] 지난 25일(현지시각) 독일 북부 발트해 니엔도르프 항구 앞바다에서 모래톱에 갇힌 혹등고래 한 마리가 헤엄치고 있다.2026.03.29.](https://img1.newsis.com/2026/03/25/NISI20260325_0001129813_web.jpg?rnd=20260329152129)
[베를린=AP/뉴시스] 지난 25일(현지시각) 독일 북부 발트해 니엔도르프 항구 앞바다에서 모래톱에 갇힌 혹등고래 한 마리가 헤엄치고 있다.2026.03.29.
생명의 존엄성을 내세운 대중의 뜨거운 구호와 과학적 판단을 근거로 한 전문가들의 냉정한 진단이 팽팽히 맞서면서, 좌초된 고래 한 마리가 독일 내부의 정치적 불신과 집단적 감성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모양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각) 혹등고래 '티미'가 독일 뤼벡 인근 해변의 발트해 모래톱에 좌초됐다고 보도했다. 길이 13m에 달하는 티미는 발견 당시 입에 어망 잔해가 걸려 있는 등 건강 상태가 몹시 나빴다. 발견 장소도 혹등고래의 원래 서식지인 대서양과 한참 떨어진 위치였다.
티미의 소식을 접한 환경단체와 자원봉사자는 그를 원래 서식지로 돌려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경찰은 물론 백만장자 후원자까지 이 작업에 동참했지만, 티미가 헤엄쳐 나갔다가 다시 좌초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독일 언론은 얕은 바다에 가만히 누워 있는 티미의 모습을 생중계했는데, 잠수복을 입은 사람들이 노를 이용해 티미에게 물을 끼얹어주기도 했다. 티미가 물을 내뿜거나 지느러미를 움직이는 장면이 목격되면 속보로 전해졌다.
지난 1일 지역 당국은 심각하게 다친 티미를 더 이상 구조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분노에 찬 반응을 보였는데, 추가 구조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심지어 정부 관계자와 수의사, 환경단체들은 협박 메일에 시달렸고, 이들이 고래를 일부러 발트해로 몰았다는 음모론까지 퍼졌다. 사회학자 크리스티안 슈테그바우어는 "시민들은 감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과학자들은 이성적인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두 접근 방식이 충돌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구조 시도가 오히려 티미를 고통스럽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몇몇 백만장자들은 돈을 들여 대규모 구조 계획을 세웠다. 대형 전자제품 유통업체 창업자 발터 군츠는 "생명은 가장 중요한 가치이며, 무언가 해야 한다고 느꼈다"면서 티미를 구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티미를 둘러싼 논쟁은 더욱 격렬해지고 있는데, 슈테그바우어는 "소셜미디어(SNS)에서 누가 티미를 더 걱정하는지 겨루는 일종의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신과 의사 보르빈 반델로브는 "티미가 독일 사회 내에 잠재된 불만을 상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정치 전반에 불신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티미 구조 문제를 비판하는 이들은 정부가 다른 일상 문제처럼 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자이퉁은 칼럼을 통해 "복잡한 생태 문제를 외면하고 동물의 고통에만 집중하고 있다. 티미를 위해서, 종 보존을 위해서 구하려는 것이 아닌 그저 죽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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