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촉법소년 하향' 공론화 마무리 단계…73년만에 법 개정될까

등록 2026.04.26 07:30:00수정 2026.04.26 07:32:2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李 대통령 지시로 착수…성평등부, 협의체 구성해 공론화

공개포럼·숙의토론 진행…온라인 통해 시민 의견도 수렴

전문가 의견은 여전히 팽팽…실현 가능성은 '긍정적'

30일 마지막 회의서 최종 합의안 도출…"국무회의 보고"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달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협의체 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3.0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달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협의체 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3.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지난 1953년 형법 제정 후 73년간 유지돼온 촉법소년 연령이 조정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사회적 대화 협의체'는 약 두 달간의 공론화 과정을 마치고 최종 결론 도출을 위한 회의만을 남겨두고 있다.

반복된 논의에도 인권위 등 반대 부딪혀 무산…李 "두 달 뒤 결론내자"

촉법소년은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미성년자로, 형법상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는 대상이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필요성은 계속 제기돼왔다. 2017년 부산에서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이 발생하면서 본격적으로 촉법소년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피해자의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일으켰고, '소년법 폐지' 청원에 20만명이 넘게 동의하며 법무부가 개정안 마련에 착수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인권단체의 반대와 유엔(UN) 아동권리위원회 등 국제기구의 권고에 따라 입법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최근에도 촉법소년에 대한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충주 수영부 집단 성폭력 사건에서 14세 미만 가해자 3명이 법원 소년부로 송치돼 보호 처분을 받았고, 같은 해 8월에는 중학교 1학년생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신세계백화점 본점 폭파를 암시하는 허위 글을 올렸으나 형사 처벌을 피했다.

실제로 촉법소년의 범죄는 늘고 있는 추세다. 법원행정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촉법소년 수는 2만1958명으로 2021년(1만26명)에 비해 83%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강간, 강제추행, 성폭력, 청소년 성 보호법 위반 등 성범죄가 818명에서 1268명으로 55% 늘어났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24일 국무회의에서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촉법소년 연령을) 최소 한 살 낮춰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인 것 같다"며 "두 달 뒤 결론을 내자"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촉법소년 사회적 대화 협의체 발족…공개포럼·시민 숙의토론회 진행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후 성평등부는 지난달 6일 사회적 대화 협의체를 구성해 본격적인 공론화 작업에 들어갔다. 협의체 산하에는 법·제도 분과위원회와 숙의·소통 분과위원회 등 2개의 분과위원회를 두고 전문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지난달 18일과 이달 15일 두 차례에 걸쳐 공개 포럼을 열었고, 청소년특별회의를 통해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의견도 수렴했다.

또 성별·연령·거주지역을 고려해 구성된 시민참여단 200명과 본격적인 공론화를 추진했다. 참여단은 18~19일 이틀간 진행된 숙의토론회에 참석해 전문가와 함께 토론한 뒤 추가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성평등부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대국민 의견을 수렴했으며, 자문위원 간담회도 열었다.

공론화 중 전문가들 의견은 계속 갈려…"연령 하향 가능성은 충분"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혁 국립부경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차 청소년정책 포럼 '촉법소년 제도 현황과 연령 논의의 주요 쟁점'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2026.03.1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김혁 국립부경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차 청소년정책 포럼 '촉법소년 제도 현황과 연령 논의의 주요 쟁점'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2026.03.18. [email protected]


다만 전문가들 의견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문덕주 안산 상록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 경사는 지난달 1차 포럼 당시 "범죄 예방 교육 때문에 학교를 가면 학생들은 촉법소년에 대해 '당연히 처벌은 안 받는다', '보호 처분이라는 게 있지만 그건 큰 의미가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하는 것이 시대적 요구이자 진정한 사법 정의를 실현하는 첫걸음"이라며 제도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김혁 국립부경대 법학과 교수는 "현 단계에서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 조정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촉법소년의 형벌 인식이 과거보다 크게 변화했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15일 진행된 2차 포럼에서도 찬반 의견은 팽팽하게 대립했다.

신혜진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부장검사는 빠르게 증가하는 촉법소년 범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연령 하향 찬성 의견을 밝혔다.

신 부장검사는 "국민 대다수가 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을 찬성하는 것은 피해자들의 고통과 울분에 공감하고 촉법소년의 범죄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그 심각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배상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연령의 속박'에서 벗어나 국가가 저연령 비행에 어떻게 개입하고, 어떻게 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하향 의견에 반대했다.

소피 킬라제 유엔 아동권리위원장 역시 23일 협의체와의 영상 면담에서 "아동의 건강한 성장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며 아동 범죄에 대한 근본적 원인을 들여다봐야 한다"며 아동권리위 권고 기준인 '14세 미만' 원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의견 대립이 계속되면서 단기간 내 합의 도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이 대통령 지시에 따라 촉법소년에 대한 명확한 쟁점을 정리하고, 공론화 과정 중 시민참여단의 의견 변화나 분과위원회에서 만든 권고안을 종합해 보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촉법소년 연령 하향 가능성 자체는 높게 보고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결국 입법권을 가진 사람들의 의지 문제"라며 "연령 하향에 더해 촉법소년의 개인적인 차이도 함께 고려될 수 있다면 (제도 개편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한국범죄심리학회장을 지낸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도 "범죄 양상이 다양해지고 있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도 많기 때문에 입법화 과정은 이전보다 조금 더 수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의체는 오는 30일 제4차 전체 회의에서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고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에게 안건을 보고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