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후조정 최종 결렬…정부, '총파업' 막을 카드 남았나
13일 오전 사후조정 최종 결렬…노조 21일 총파업 예고
연세의료원·철도노조 등 추가 사후조정 거쳐 타결 전례
긴급조정권은 발동 요건 엄격…노동부·중노위 선 그어
사측 가처분도 변수…법원, 21일 총파업 전 결론 방침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회의 도중 협상장 밖으로 나오고 있다. 2026.05.12. ppkjm@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12/NISI20260512_0021280702_web.jpg?rnd=20260512184429)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회의 도중 협상장 밖으로 나오고 있다. 2026.05.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3일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조정 결렬을 선언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이 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부가 다시 중재에 나설 수 있을지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지난 11일부터 삼성전자 주식회사 사후조정사건 회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이날 오전 2시50분께 조정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중노위는 "노사 양측의 주장을 기반으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협의를 지원했지만, 양측 주장의 간극이 크고 노조 측에서 사후조정 중단을 요청했다"며 "조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이번 사후조정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후조정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라 조정 기간 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조정이 종료된 이후 분쟁 해결을 위해 노동위가 다시 조정에 나서는 절차다. 노사 쌍방이 요청하거나 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사후조정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 개시할 수 있다.
특히 횟수나 기한에 제한이 없어 노사가 중재를 요청하면 언제든 조정 재개가 가능하며 파업이 시작된 이후에도 가능하다.
중노위는 "노사 양측이 합의해 추가 사후조정을 요청하면 언제든지 추가 사후조정을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파업 직전이나 파업 중 중노위의 사후조정을 통해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은 사례도 있다.
지난 2007년 연세의료원 파업이 대표적이다. 당시 노사는 중노위 사후조정에 나섰지만 첫 조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다 2차 사후조정에서 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처우개선 등에 합의하면서 파업 28일 만에 교섭을 마무리했다.
2023년 추석 연휴 직전 있었던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 당시 중노위가 일종의 사후조정격인 '찾아가는 현장 조정 서비스' 등을 통해 파업 현장을 방문하고 노사정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는 등 파업 수습에 기여한 사례도 있다.
중노위 관계자는 조정 종료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언제든지 노사 양측이 다시 요청을 하면 사후조정을 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조정위원이 있고, 현장 조정위원회 활동 등을 통해 이후 교섭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다시 사후조정이 가능할지 판단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노조 측이 이미 협상 종료를 선언한 만큼 단순한 대화 재개보다 '긴급조정권' 등 강력한 정부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긴급조정권은 노조법에 규정된 노동부 장관의 권한으로, 대규모 파업 등 쟁의행위가 국민경제나 국민 생활에 중대한 피해를 줄 위험이 있을 때 파업을 중지시키고 조정 절차에 회부할 수 있는 제도다.
다만 강제적인 조치인 만큼 요건이 엄격하다. 긴급조정은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그 규모가 크거나 성질이 특별한 경우로,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할 때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또 절차상으로는 노동부 장관이 결정하지만, 결정 전 중노위 위원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노동자의 쟁의권을 제한하는 조치인 만큼 실제 역사적으로 발동된 사례는 많지 않다.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2005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 2005년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등 단 4차례 뿐이다.
노동부와 중노위 역시 현 단계에서는 긴급조정을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뉴시스] 김근수 기자 =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3.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23/NISI20260423_0021257364_web.jpg?rnd=20260423155008)
[평택=뉴시스] 김근수 기자 =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3. [email protected]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전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에 대해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 밤을 새워서라도 대화를 해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중노위 관계자도 "긴급조정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노사관계 전문가인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은 "긴급조정권은 말 그대로 비상 상황에서 쓰는 조치"라며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당시에는 파업 장기화와 극한 대결 국면, 경제위기 논의가 맞물려 있었다. 지금 삼성전자 상황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완전히 매몰되는 비용이라거나 복구 불가능한 손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설비 가동은 유지되고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수준일 가능성이 큰데, 그 정도 사안까지 비상조치를 발동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파업은 생산 중단을 통해 협상력을 높이는 헌법상 기본권"이라며 "이를 중단시키려면 충분한 이유와 긴급성이 있어야 한다. 현재 사안이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노조가 실제 총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봤다.
김 소장은 "현재의 조직 역량이나 공분으로 봤을 때는 실제로 파업에 나아가기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며 "상대적으로 몇 년간 소외돼온 것에 대해 회복하고 싶은 심리가 있고 여러 상황이 동력이 되긴 하겠지만, 파업을 강행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8일이라는 시간이 남았으니 비공식 협상을 하다 2, 3차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사측은 노조를 상대로 위법쟁의행위금지 가처분을 수원지방법원에 신청한 상태다. 재판부는 총파업 개시일인 21일 이전에 결론을 낼 방침이다.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파업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쟁의 방식이나 범위가 일부 제한되면서 총파업 동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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