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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사각지대' 지적받던 유치장…경찰, 설계기준 손본다

등록 2026.05.22 11:48:46수정 2026.05.22 12: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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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서별 제각각 시공 문제 해소 나서

자해예방·CCTV·장애인 설계기준 통일

[서울=뉴시스] 유치장 이미지.

[서울=뉴시스] 유치장 이미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경찰이 전국 경찰서 유치장 구조를 전면 손질하기 위한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 그동안 명확한 설계 기준이 없어 관서마다 유치장 구조가 제각각으로 시공되면서 인권 논란이 반복돼 왔는데, 설계 단계부터 기준을 통일하겠다는 취지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유치장 설계기준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새로 짓거나 고치는 경찰서 유치장의 설계·시공 기준을 하나로 통일하는 표준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경찰서마다 유치장 구조가 제각각 시공된 점이 이번 표준 지침 마련의 배경이다. 신축·개축 과정에서 폐쇄회로(CC)TV 위치나 보호실 구조, 유치인 이동 동선 등을 두고 현장 판단에 맡겨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찰 내부에서도 설계 기준 해석이 제각각 이뤄지면서 공사 지연 등이 반복됐다.

그동안 유치장에서는 보호유치실 화장실 차폐시설 문제와 CCTV 감시 범위, 장애인 편의시설 미비 등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돼 왔다. 경찰은 이번 표준 지침 마련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들을 설계 단계에서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애인·고령자·임산부 등을 위한 무장애(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설계 기준도 포함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유치장 설계 표준규칙과 업무 매뉴얼이 있지만 건물을 지을 때마다 제각각 해석돼 관서별 차이가 생겨왔다"며 "자해·자살 방지 시설 기준과 인권위 권고사항도 종합적으로 포함해 건물 설계 단계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인권위는 2020년 경찰이 자해 우려가 있는 유치인을 CCTV로 관찰한다는 이유로 보호유치실 내 화장실 차폐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운영 방식에 대해 유치인의 인격권과 사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해 경찰청장에게 규칙 개정을 권고한 바 있다. 2024년 1월에도 인권위는 전국 5개 광역유치장 방문조사에서 차폐막 미설치와 채광시설 미비, 장애인 접견실 바닥 높낮이 문제 등이 여전하다고 재차 지적했다.

지난해 8월에는 유치장 과밀화 방지와 장애인 시설 기준 준수를 골자로 한 권고를 경찰청장에게 다시 통보했다.

수갑 사용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지난 4월 서울 용산경찰서 유치장에서는 '해직 교사 복직 요구' 시위를 벌이다 현행범 체포된 피의자들에게 경찰이 수갑 착용을 강요하고 비누 제공을 제한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인권위 진정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서채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소장대행은 "유치장 수용자는 유죄가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인 만큼 최대한 일반인과 밀접하게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며 "CCTV 위치나 유치인 이동 동선 등이 설계 기준에 반영된다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 소장대행은 "표준화가 하향 평준화로 이어지면 오히려 인권 침해"라며 "용역의 목적이 표준화에만 있어서는 안 되고 인권 기준에 따라 설계 영역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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