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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속도전에 자극받았나"…애플, 비전 프로 접고 안경으로 급선회

등록 2026.06.05 06:00:00수정 2026.06.05 06: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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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신임 CEO 터너스, 무거운 헤드셋 대신 가볍고 싼 안경 전면 배치 전망

메타 질주에 삼성·구글 연합군 하반기 가세…판 커진 '눈앞의 AI 대전'

[뉴욕=AP/뉴시스]지난 2014년 9월 5일 뉴욕 5번가의 애플스토어 입구에 애플 로고가 걸려 있다. 2018.1.31.

[뉴욕=AP/뉴시스]지난 2014년 9월 5일 뉴욕 5번가의 애플스토어 입구에 애플 로고가 걸려 있다. 2018.1.31.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이 자사의 가장 야심 찬 제품으로 꼽던 공간 컴퓨터 '비전 프로'의 후속 모델 개발을 전면 취소하고, 스마트 안경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메타가 시장을 선점하고 삼성전자와 구글이 연합해 하반기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무겁고 비싼 헤드셋 대신 대중성과 실용성을 갖춘 스마트 안경으로 스마트폰 이후의 주도권 싸움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5일 TF 인터내셔널의 궈밍치 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9월 취임을 앞둔 존 터너스 애플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자사의 미래 제품 로드맵에서 비전 프로 후속작과 보급형 혼합현실(MR) 헤드셋 개발 계획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터너스 CEO는 취임 직후 단행한 핵심 행보 중 하나로 한때 애플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혔던 스마트 안경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 프로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강력한 칩셋을 탑재해 공간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지나치게 무거운 무게와 3499달러(한국 출시가 499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 장벽으로 인해 대중화 흥행에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애플이 비전 프로의 후속 라인업을 정리하고, 더 넓은 소비자층을 공략할 수 있고 가격 부담이 적은 스마트 안경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이 같은 행보가 최근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스마트 안경 시장의 경쟁 지형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 안경 시장은 이미 빅테크 기업들의 격전지로 부상한 상태다.

구글은 지난 5월 개최한 '구글 I/O 2026'에서 삼성전자,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 등과 협업한 AI 스마트 안경의 실물을 공개하고 올해 하반기 출시를 공식화했다. 해당 제품은 별도의 디스플레이 없이 스마트폰과 연동돼 구글 제미나이 AI를 기반으로 실시간 통번역, 길 안내 등의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스마트 안경 시장을 가장 빠르게 선점한 메타 역시 최근 AI 기반 음성 명령을 지원하는 '레이밴 메타 2세대'와 스포츠 성능을 강화한 '오클리 메타' 제품군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에 잇달아 선보이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메타가 지난달 25일 국내에 출시한 오클리 메타 AI 글래스(사진 왼쪽)와 레이벤 메타 AI 글래스(오른쪽). (사진=메타 제공) 2026.06.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메타가 지난달 25일 국내에 출시한 오클리 메타 AI 글래스(사진 왼쪽)와 레이벤 메타 AI 글래스(오른쪽). (사진=메타 제공) 2026.06.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경쟁사들이 일반 안경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가볍고 실용적인 'AI 컴패니언' 형태의 기기로 시장을 선점해 나가자, 애플 역시 폼팩터(기기 형태) 전략을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스마트 안경은 지난 2012년 구글이 '구글 글래스'를 처음 선보였을 당시만 해도 스마트폰을 대체할 차세대 기기로 큰 주목을 받았으나, 개인정보 침해 우려와 높은 가격 장벽으로 인해 대중화에 처참히 실패한 바 있다. 당시 구글 글래스는 사용자의 동의 없는 몰래카메라 촬영 우려로 극장 등에서 반입이 금지됐고, 1500달러라는 비싼 가격도 발목을 잡았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이 같은 과거의 실패 사례를 철저히 반면교사 삼아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메타는 촬영 중임을 알리는 LED 표시등을 기본 탑재하고 가격을 대폭 낮췄으며, 과거 실패의 당사자였던 구글 역시 삼성전자·젠틀몬스터와 손잡고 디스플레이를 과감히 뺀 가볍고 실용적인 형태의 하반기 신제품으로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이에 따라 후발주자로 처지가 뒤바뀐 애플 역시 향후 시장 안착을 위해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불식시킬 장치를 마련하고, 철저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실제로 2027년 출시될 애플의 디스플레이 미탑재 스마트 안경 'N50(내부 코드명)'의 가격은 200~500달러(약 31만~77만원) 선으로 책정돼 메타나 삼성·구글 연합 제품과 본격적인 가성비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스마트 안경의 완성형이자 진정한 차세대 모바일 기기로 기대를 받고 있는 광학 웨이브가이드(광도파로) 디스플레이 탑재 AR 글래스의 경우 700~1000달러(약 108만~154만원) 이상까지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애플의 완성형 AR 글래스 출시 시점은 N50보다 훨씬 늦은 2029년께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스마트 안경이 과거의 단순한 IT 장난감 수준을 벗어나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하면서 스마트폰을 이끌 다음 세대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비전 프로라는 무거운 헤드셋을 내려놓은 애플이 존 터너스 신임 CEO 체제 하에서 삼성·구글 연합군과 메타가 선점한 스마트 안경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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