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이 곧 경쟁력"…증권사들 '실탄 확보' 속도전
올들어 한투·NH·KB·우리證 유상증자

여의도 증권가 *재판매 및 DB 금지
예금과 부동산에 머물던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본격화되면서 기업금융(IB)과 모험자본 투자 확대를 위한 실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이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NH증권은 최대주주인 NH농협금융지주로부터 40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는다. NH증권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어 NH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한 4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대금 납입 예정일은 오는 29일이다.
1분기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이 9조37억원이었던 NH증권은 증자가 마무리되면 9조원 중반대까지 올라서게 된다. 연결 기준으로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자기자본 10조원대 증권사에 합류하게 된다.
NH증권은 조달 자금을 종합투자계좌(IMA) 사업과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 모험자본 투자 확대 등에 활용한다.
NH증권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159.3%로 주요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이었으나 이번 증자를 통해 자본 적정성을 높이고 IMA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도 이달 초 우리금융지주로부터 1조원을 수혈받았다.
1조원 규모 유상증자로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2조2000억원으로 늘며 업계 11위권 자본력을 갖추게 됐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를 제외한 일반 증권사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내년 추가 증자를 통해 우리투자증권의 자본을 3조원까지 끌어올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 기반을 갖추겠다는 포석이다. 일반 증권사는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지만 종투사 지위를 획득하면 한도가 200%로 늘어난다.
지난해 IMA(종합투자계좌) 인가 후 사업을 확장 중인 한국투자증권 역시 올해 초 한국금융지주로부터 1조5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다. 한투증권의 1분기 말 기준 별도 자기자본은 12조7085억원으로, 업계 최대 수준이다.
KB증권 역시 지난 2월 KB금융지주로부터 7000억원을 수혈받았다.
KB증권은 지난 2월 이사회에서 7000억원 규모 신주 발행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전량을 KB금융지주가 인수했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6조6928억원이던 자기자본이 1분기 말 7조6377억원으로 급증, IMA 요건인 8조원에 성큼 가까워지게 됐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발행어음 사업자는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자기자본 8조원 이상 IMA 사업자는 발행어음과 IMA를 합쳐 최대 30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자본 규모가 클수록 기업금융과 투자 여력이 확대되는 구조다.
현재 IMA 인가를 받은 곳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3곳이며, 발행어음 사업자는 KB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키움증권을 포함해 7곳이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4조원 요건을 충족하고도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해 관련 사업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자본력은 종합IB 사업 경쟁력의 핵심 원천"이라며 "IMA와 발행어음은 대규모 자금조달 능력과 자본 효율성 제고를 의미하며, 기업여신 확대와 자본시장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레버리지 효과를 바탕으로 대형 증권사들이 수익 기반을 강화하는 가운데 인가 여부와 자본 규모에 따라 사업 기회가 갈리며 업계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기자본 규모가 곧 사업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구조"라며 "발행어음과 IMA 사업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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