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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귀한 시대, 버려지는 통신장비…캐보니 '노다지'였다

등록 2026.06.12 06:00:00수정 2026.06.12 06: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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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기후부, 통신3사와 폐통신장비 순환이용 협약

발생·처리현황·유통흐름 조사…전주기 모니터링 플랫폼 구축 추진

내년 핵심광물 분리 자동화·해체 선별시설 지원 신규사업 확대

[서울=뉴시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최신 2세대 5G 모뎀칩을 탑재하고 기지국, 라디오, 안테나 기능을 하나의 폼팩터로 제공하는 28㎓ 컴팩트 매크로(Compact Macro) 장비.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삼성전자) 2022.11.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최신 2세대 5G 모뎀칩을 탑재하고 기지국, 라디오, 안테나 기능을 하나의 폼팩터로 제공하는 28㎓ 컴팩트 매크로(Compact Macro) 장비.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삼성전자) 2022.11.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기지국과 중계기, 서버는 통신망 교체가 끝나면 흔히 폐장비가 된다. 겉으로는 수명이 다한 고철이나 전자폐기물처럼 보이지만, 장비 안을 뜯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전파를 잡고 신호를 쏘아 올리던 회로기판과 부품에는 구리부터 네오디뮴, 팔라듐, 코발트, 탄탈럼 같은 핵심광물이 포함돼 있다.

희토류와 핵심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국가 경쟁력과 맞물린 과제로 떠오르면서, 버려지는 통신장비가 새로운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통신3사,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한국환경공단과 폐통신장비 국내 순환이용 촉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버려지는 기지국과 중계기, 서버 등 폐통신장비 안에 포함된 희토류와 핵심광물을 국내에서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를 계기로 1년 간 폐통신장비 발생·처리 현황과 재활용제품 유통 흐름을 조사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 후 내년부터는 핵심광물 분리 자동화 기술개발과 해체·선별시설 설치 지원 등 공동 신규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고철 속에 숨은 1800억원 가치…일반 가전 웃도는 부품 밀도

KCA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에서 배출된 폐통신장비는 연간 1만3600톤 규모다. 이 장비에는 약 1800억원 상당의 핵심광물이 포함된 것으로 분석됐다. 핵심광물은 4252톤, 금은 840kg 규모로 추산됐다.

품목별 배출량을 보면 서버가 연간 5800톤으로 가장 많고 기지국 장비 4200톤, 교환기·라우터 2100톤, 기타 장비 1500톤 순이다. 여기에는 구리와 팔라듐뿐만 아니라 네오디뮴, 인듐, 탄탈럼 등 자원이 포함돼 있다.

폐통신장비는 일반 가전제품보다 자원으로서 활용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핵심광물 함량이 높은 인쇄회로기판(PCB) 비중이 일반 가전제품보다 4~5배가량 높기 때문이다. 장비별 PCB 비중은 서버 21.9%, 기지국 13.0%, 스위치 12.8%, 라우터 11.2% 수준이다. 일반 가전제품의 PCB 비중은 1.5~2.6%다.

단위 무게당 광물 함량도 일반 가전제품 PCB보다 높다. 기지국 장비는 금 2.5배, 네오디뮴 3배 수준이고, 서버는 인듐 6배, 네오디뮴 8배 수준으로 제시됐다. 중계기는 팔라듐 2배, 코발트 3배, 라우터는 은 4배, 탄탈럼 5배 수준이다.

해외 주요국들은 이미 폐통신장비와 핵심광물 재활용을 자원안보와 탄소중립 과제로 보고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흐름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연합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이 대표적이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연간 전략 원자재 소비량의 최소 25%를 재활용을 통해 충당하는 목표를 법제화했으며,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와 국제전기통신연합(ITU)도 통신 인프라 자원순환 가이드라인과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폐통신장비는 재활용업체를 통해 해체·선별된 뒤 재질별로 처리돼 왔다. 다만 일부 핵심광물 함유 폐자원은 국제 시세와 수요에 따라 국내외 시장에서 거래되다 보니 최종 유통 경로를 확인하기 어렵고, 국내 자원순환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처리 흐름 조사부터 인센티브까지…국내 순환이용 플랫폼 구축

정부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폐통신장비의 발생·처리 현황과 재활용제품 유통흐름부터 조사한다. 폐통신장비가 배출된 뒤 어떤 경로로 해체·선별되고, 재활용제품이 어디로 유통되는지 파악해 국내 순환이용 체계를 만들기 위한 기초 데이터를 확보하는 단계다.

이를 위해 정부와 통신사업자는 데이터를 공유하고 폐통신장비 분류 기준과 처리·유통 조사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폐통신장비의 전주기 처리흐름을 파악하고, 국내 순환이용을 높일 수 있는 기준을 정비한다는 구상이다.

내년부터는 과기정통부와 기후부, KCA, 한국환경공단이 협업하는 공동 신규사업도 추진한다. 신규사업에는 폐장비 내 핵심광물 분리 자동화 기술개발·실증 지원, 폐통신장비 해체·선별시설 설치 지원, 폐통신장비 순환이용 가이드라인 마련 등이 포함된다.

특히 수작업에 의존하던 장비 해체와 핵심광물 분리 공정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그동안 회로기판과 하드디스크 등 주요 부품은 작업자가 직접 분리·해체하는 경우가 많아 효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자동화 기술개발과 실증을 통해 주요 부품 분리·해체 공정을 고도화하고 핵심광물 회수 효율을 높인다는 목표다.

희토류와 광물의 전주기 관리체계도 마련한다. 폐장비 배출량, 폐소재 분류 데이터, 매각처와 매각 중량, 추출 핵심광물, 최종 재자원화 광물량 등을 모아 관리하는 방식이다. 장비·부품별 핵심광물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한다.

기후부는 해체·선별시설 설치 지원을 맡는다. 핵심광물 함량이 높은 폐통신장비의 국내 순환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절단기, 파쇄·분쇄기, 분리·선별기, XRF 분석기 등 시설과 장비 도입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순환이용 생태계를 키우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정부는 통신사와 재활용업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우수기업을 발굴해 포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재생원료 사용목표제 등을 통한 국내 수요 창출과 한국형 전기·전자폐기물 추적관리 인증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인공지능(AI)과 통신망의 발달로 기지국, 서버 등 통신장비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함량이 높은 폐통신장비 순환이용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관 협업을 통해 폐통신장비 국내 순환이용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우리의 자원안보를 강화하고 탄소중립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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