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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한 벌 대신 커피 한 잔" 패션·뷰티 카페 여는 이유

등록 2026.06.24 05:30:00수정 2026.06.24 05: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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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낮추고 체류 시간 늘리는 F&B 주목

제품 넘어 브랜드 경험하는 공간으로 진화

[서울=뉴시스]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의 르 카페 루이 비통, 제이피 앳 루이 비통 (사진=루이 비통) 2026.06.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의 르 카페 루이 비통, 제이피 앳 루이 비통 (사진=루이 비통) 2026.06.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민지 기자 = 패션·뷰티 브랜드들이 잇따라 식음료(F&B) 공간을 선보이고 있다.

과거 플래그십 스토어가 브랜드 대표 제품을 보여주는 대형 매장 역할을 했다면 최근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을 결합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브랜드들이 여러 경험 콘텐츠 가운데 F&B를 선택하는 이유는 접근성과 체류 시간 때문이다.

전시나 팝업 콘텐츠가 특정 관심층의 방문을 유도한다면, 음식은 누구나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는 일상 영역이다. 수십, 수백만원대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브랜드가 만든 공간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브랜드가 추구하는 분위기와 감성을 경험할 수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고객과 만나는 시간도 늘어난다. 일반 매장에서는 제품을 둘러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데 그치지만 F&B 공간에서는 식사와 대화를 하며 자연스럽게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체류 시간이 길어질수록 공간 디자인과 서비스, 브랜드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전달할 기회도 많아진다.

특히 음식은 패션·뷰티 브랜드가 가진 미학을 오감으로 확장할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옷이 소재와 색감, 실루엣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준다면 F&B는 맛과 향, 공간, 식기 등을 통해 브랜드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비스트로 카페에서 영감 받은 유러피안 세미 캐주얼 다이닝 공간, 한섬 '카페 타임' (사진=한섬 제공) 2026.06.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비스트로 카페에서 영감 받은 유러피안 세미 캐주얼 다이닝 공간, 한섬 '카페 타임' (사진=한섬 제공) 2026.06.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섬은 자체 식음료 브랜드 '카페 타임'을 확대하며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카페 타임은 지난해 청담동 명품거리에 문을 연 타임 플래그십 스토어 '타임 서울'에서 처음 선보인 공간이다. 이후 올해 2월 대치동 더한섬하우스 서울점에 2호점을 열며 F&B 사업을 확장했다.

한섬은 F&B를 단순한 매장 부가 서비스가 아닌 브랜드 확장의 한 축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섬은 지난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에서 사업 목적 추가를 위한 정관 변경 이유에 대해 '브랜드 연계 F&B 상품 유통·판매 추진'이라고 명시했다.

카페 타임은 한섬 대표 여성복 브랜드 타임의 정체성을 음식과 공간으로 풀어낸 사례다.

1993년 론칭한 타임은 절제된 디자인과 고급 소재를 기반으로 국내 대표 프리미엄 여성복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서울=뉴시스] 비스트로 카페에서 영감 받은 유러피안 세미 캐주얼 다이닝 공간, 한섬 '카페 타임' (사진=한섬 제공) 2026.06.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비스트로 카페에서 영감 받은 유러피안 세미 캐주얼 다이닝 공간, 한섬 '카페 타임' (사진=한섬 제공) 2026.06.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카페 타임 역시 파리 지성인들의 만남의 장소였던 비스트로 카페에서 영감을 받아 유러피안 세미 캐주얼 다이닝 공간으로 기획됐다.

프렌치 무드를 기반으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며, 음식은 타임 시그니처 테이블웨어에 담겨 제공된다.

의류에서 시작된 브랜드 경험을 음식과 식기, 공간까지 연결해 타임이 추구하는 취향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하려는 시도다.

이 같은 전략은 최근 한섬의 오프라인 매장 변화에서도 드러난다.

더한섬하우스 서울점은 전체 공간의 절반 가까이를 F&B와 문화 강좌, 뷰티 스파 등 경험형 콘텐츠로 구성했다.

제품 판매 중심에서 벗어나 고객이 브랜드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서울=뉴시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우영미가 세계적인 셰프 알랭 뒤카스와 협업한 레스토랑 '사피드 서울' (사진=우영미 제공) 2026.06.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우영미가 세계적인 셰프 알랭 뒤카스와 협업한 레스토랑 '사피드 서울' (사진=우영미 제공) 2026.06.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도 F&B를 통해 브랜드 철학을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 우영미는 세계적인 셰프 알랭 뒤카스와 협업한 레스토랑 '사피드 서울'을 이태원 플래그십 스토어 지하에 열었다.

우영미는 로고나 장식보다 정교한 실루엣과 소재, 균형감 있는 디자인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브랜드다.

사피드 서울 역시 이러한 브랜드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알랭 뒤카스의 '노마드 퀴진' 철학을 기반으로 한 사피드 서울은 한국 식재료와 현대적인 프렌치 감각을 결합한 공간이다.

버터와 크림 중심의 전통 프렌치 방식에서 벗어나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을 추구한다. 과도한 요소를 덜어내고 본질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우영미가 패션에서 보여온 절제된 미학과 연결된다.

공간 구성에서도 이러한 방향성이 드러난다. 자연주의 철학을 반영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우영미 컬렉션에서 선보였던 민화를 재해석한 패브릭, 빈티지 램프 등을 활용했다.

직원 의상 역시 디자이너 우영미가 직접 디자인했다. 우영미 컬렉션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은 셔츠와 앞치마를 제작해 음식뿐 아니라 공간과 서비스 전반에서 브랜드의 감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뉴시스] 루이 비통 서울 도산 카페 여름 시즌 신메뉴와 디올하우스 전경 (사진=루이 비통, 디올) 2026.06.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루이 비통 서울 도산 카페 여름 시즌 신메뉴와 디올하우스 전경 (사진=루이 비통, 디올) 2026.06.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도 이미 F&B를 브랜드 경험 전략의 핵심 콘텐츠로 활용하고 있다.

루이비통은 서울에서 '르 카페 루이 비통'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세계 최대 규모 루이비통 매장 '루이 비통 비저너리 저니 서울'에도 카페와 레스토랑, 쇼콜라테리 공간을 마련했다.

디올 역시 성수동 콘셉트 스토어 '디올 성수'에서 카페 디올을 운영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가 가진 헤리티지와 미학을 제품뿐 아니라 공간과 미식 경험으로 전달하기 위한 전략이다.

[서울=뉴시스] 어뮤즈, 캐나다 홀트 랜프류와 협업해 애프터눈티 세트 출시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2026.06.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어뮤즈, 캐나다 홀트 랜프류와 협업해 애프터눈티 세트 출시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2026.06.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은 흐름은 국내 브랜드의 해외 시장 공략 방식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어뮤즈는 최근 캐나다 럭셔리 백화점 홀트 렌프류와 협업해 '어뮤즈 애프터눈 티'를 선보였다. 국내에서 자리 잡은 경험형 브랜드 전략을 해외 시장으로 가져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K뷰티 브랜드의 해외 진출은 현지 유통 채널 입점과 제품 판매 확대에 집중돼 왔다. 하지만 K뷰티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순히 제품을 알리는 것을 넘어 브랜드 고유의 감성과 취향을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어뮤즈는 애프터눈 티 문화가 자리 잡은 캐나다 시장 특성에 맞춰 현지 고객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했다.

대표 제품인 '복숭아 컬렉션'과 '바나나 립오일' 등에서 영감을 받은 디저트를 선보이며 제품의 색감과 콘셉트를 미식 콘텐츠로 재해석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 형성을 위한 F&B 활용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제품 자체에서 취향과 경험으로 넓어지고 있다"며 "F&B는 진입 장벽이 낮으면서도 고객이 브랜드에 머무는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콘텐츠"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확산한 경험 중심 전략은 글로벌로 확장하는 국내 브랜드가 현지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스페셜티 브루잉 카페 '카테고릭'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2026.06.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스페셜티 브루잉 카페 '카테고릭'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2026.06.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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