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재 키우는 '샌드위치 패널'…3만번 겪어도 사각지대 '여전'
등록 2026.07.23 06:10:00
2015년 이후 샌드위치 패널 화재 3만건
불길 키우고 진화 막는 주범으로 지목
기준 강화에도 기존 건물은 적용 제외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화재확산 방지'수막설비'공개 시연회가 진행된 30일 오전 인천 서구 검단소방서에서 소방대원이 수막설비가 된 샌드위치패널에 소방 호스를 연결하고 있다. 2024.10.30. amin2@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10/30/NISI20241030_0020578903_web.jpg?rnd=20241030152623)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화재확산 방지'수막설비'공개 시연회가 진행된 30일 오전 인천 서구 검단소방서에서 소방대원이 수막설비가 된 샌드위치패널에 소방 호스를 연결하고 있다. 2024.10.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김범준 인턴기자 = 물류센터와 공장 등에 널리 쓰이는 샌드위치 패널이 대형 화재를 키우는 '불쏘시개'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를 비롯한 대형 화재 현장마다 샌드위치 패널이 진화를 어렵게 만든 것으로 확인됐지만, 규제 강화 이전에 지어진 기존 건축물 상당수는 여전히 화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뉴시스가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3만2149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화재로 연평균 약 212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으며, 175명이 숨지고 1719명이 다치는 등 모두 1894명의 인명피해가 있었다.
올해도 지난 21일까지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 화재가 1242건 발생해 12명이 숨지고 69명이 다쳤다.
샌드위치 패널의 위험성은 최근 인천 쿠팡 제32물류센터 화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 18일 오전 인천 서구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6층에서 시작된 불은 외벽을 타고 7층까지 번졌고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61시간 만인 지난 20일 오후에서야 큰불을 잡았다.
소방당국은 22일 브리핑에서 "60m 이상 높이에서 샌드위치 패널 철판 등이 낙하해 소방장비 운용과 대원 진입에 큰 제약이 있었다"며 "건물 내부에 아직 불길이 남아 있지만 구조상 대원들이 쉽게 진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20일 오후 1시17분께 대전광역시 대덕구 문평동의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헬기가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2026.03.20. ppkjm@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20/NISI20260320_0021216031_web.jpg?rnd=20260320160725)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20일 오후 1시17분께 대전광역시 대덕구 문평동의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헬기가 화재 진압을 하고 있다. 2026.03.20. [email protected]
최근 화재 현장에도 샌드위치 패널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지난달 29일 경기 양주시의 한 샌드위치 패널 창고에서 불이 났고, 지난달 16일 인천 원창동 공장단지 화재 당시에도 샌드위치 패널 구조 탓에 내부까지 물이 닿지 않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장 27개 동이 전소됐다.
지난 3월에는 대전 자동차부품 공장 화재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2020년 경기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화재에서는 38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2022년 전남 완도 냉동창고 화재에서는 내부 수색에 나선 소방관 2명이 순직했다. 모두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에서 발생한 화재였다.
샌드위치 패널은 얇은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이나 우레탄 등 단열재를 넣어 만든 건축자재다. 가볍고 저렴한 데다 시공이 빠른 장점이 있어 공장과 창고, 물류센터 등에 널리 쓰인다.
하지만 내부에 우레탄이나 스티로폼(EPS) 등 가연성 심재가 사용될 경우 화재 시 불길을 급속도로 확산시키는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또 패널 내부에서 불이 나면 소화수가 발화 지점까지 닿기 어려워 진압에도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인천=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 화재 닷새째인 22일 화재현장에서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2026.07.22. km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22/NISI20260722_0021373540_web.jpg?rnd=20260722141225)
[인천=뉴시스] 김명년 기자 =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 화재 닷새째인 22일 화재현장에서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2026.07.22. [email protected]
정부도 샌드위치 패널 화재 위험성을 고려해 지난 2020년 12월 건축법을 개정하고, 2021년 12월부터 샌드위치 패널의 강판과 단열재 모두 700도 안팎의 열에도 10분간 불이 붙지 않는 '준불연' 이상의 성능을 갖추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그러나 해당 규제는 법 시행 이후 지어지는 신축 건축물에만 적용된다. 기존 공장과 창고 상당수는 여전히 가연성 샌드위치 패널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소방청이 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지방자치단체 등과 올해 3월 30일부터 4월 17일까지 3주간 전국 공장 2916곳을 합동 점검한 결과, 공장 내 건축물 9051개 동 가운데 절반이 넘는 4913개 동(54.3%)이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점검 대상 공장 중 1284곳(44%)은 소방시설 관리 분야에서 소방관계법령을 위반하는 등 불량 판정을 받았다.
![[대구=뉴시스] 대구동부소방서는 신임 소방대원 대상으로 방화문 개방과 샌드위치 패널 절단 훈련을 실시했다. (사진=대구동부소방서 제공) 2025.02.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2/14/NISI20250214_0001770338_web.jpg?rnd=20250214122937)
[대구=뉴시스] 대구동부소방서는 신임 소방대원 대상으로 방화문 개방과 샌드위치 패널 절단 훈련을 실시했다. (사진=대구동부소방서 제공) 2025.02.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이미 지어진 건축물의 패널을 모두 교체하기 어려운 만큼, 노후도와 심재 종류 등을 기준으로 고위험 시설을 선별해 별도의 관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기존 건축물 전체에 패널 교체를 의무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가연성 심재를 사용했거나 노후화가 심한 시설부터 우선 점검하고, 방화구획과 관통부 마감 상태 등 화재 확산을 막는 시설을 집중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태헌 경북도립대 소방방재과 교수는 "샌드위치 패널 화재는 불이 내부로 번지면 소방대가 화점에 접근하기 어려워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며 "기존 건축물도 자동화재탐지설비와 스프링클러 등 초기 감지·진압 설비를 보강하고, 화재 위험이 큰 공장은 정기적으로 패널 상태를 점검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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