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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에 '테니스 최강자 꺾는 법' 물었다…코트로 들어온 'AI 코치'

등록 2026.08.06 15:21:42수정 2026.08.06 15:44:24

안드레스쿠, 영상 적은 상대 앞두고 챗GPT로 전력 파악

메드베데프 "전략은 말하지만 코트서 실행하는 법이 문제"

ATP 공식 경기분석 도구와 범용 생성형 AI는 구분해야

【뉴욕=AP/뉴시스】비앙카 안드레스쿠(15위·캐나다)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막을 내린 2019 US 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미소짓고 있다. 안드레스쿠는 결승전에서 세리나 윌리엄스(8위·미국)를 세트 스코어 2-0(6-3 7-5)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9.09.08.

【뉴욕=AP/뉴시스】비앙카 안드레스쿠(15위·캐나다)가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막을 내린 2019 US 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고 미소짓고 있다. 안드레스쿠는 결승전에서 세리나 윌리엄스(8위·미국)를 세트 스코어 2-0(6-3 7-5)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9.09.08.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프로 테니스 선수들이 챗GPT에 낯선 상대의 경기 성향과 테니스 최강자들의 공략법을 묻기 시작했다. 경기 분석부터 이메일 작성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졌지만, 조언의 실전성과 정확성을 놓고 선수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영국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정상급 테니스 선수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경기 준비와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전했다.

세계랭킹 하락으로 국제테니스연맹(ITF) 대회에 출전한 2019년 US오픈 챔피언 비앙카 안드레스쿠는 상대 선수의 영상이 부족하자 챗GPT에 분석을 요청했다. 그는 “상대의 영상이 많지 않아 구체적으로 조사해 달라고 했다”며 챗GPT의 분석이 유용했다고 평가했다.

제시카 페굴라는 남편이 재미 삼아 자신의 상대 선수에 관한 AI 보고서를 만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익명의 투어 선수가 챗GPT 등으로 상대의 경기 성향을 분석하되, 그 결과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다른 자료와 비교해 정확성을 확인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인디언웰스=AP/뉴시스] 다닐 메드베데프(11위·러시아)가 14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 단식 준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1위·스페인)와 경기하고 있다. 메드베데프가 2-0(6-3 7-6)으로 승리하고 결승에 올라 얀니크 신네르(2위·이탈리아)와 우승을 다툰다. 2026.03.15.

[인디언웰스=AP/뉴시스] 다닐 메드베데프(11위·러시아)가 14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 단식 준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1위·스페인)와 경기하고 있다. 메드베데프가 2-0(6-3 7-6)으로 승리하고 결승에 올라 얀니크 신네르(2위·이탈리아)와 우승을 다툰다. 2026.03.15.

선수들이 쓰는 챗GPT는 다양한 질문에 답하는 범용 생성형 AI인 반면, 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의 ‘ATP 테니스 IQ’는 공식 경기 데이터로 선수와 경기를 분석하는 테니스 전용 도구다. ATP가 2023년 출시해 2025년 기능을 확대한 이 도구는 과거와 실시간 경기 데이터를 토대로 서브 위치와 공격 유형, 타구의 효과를 수치화한 ‘샷 품질’ 등을 분석한다.

그러나 챗GPT가 그럴듯한 전략을 내놓는 것과 그 전략이 실제 코트에서 통하는 것은 별개였다. 다닐 메드베데프는 친구·팀원들과 함께 남자 테니스 정상급인 얀니크 신네르와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꺾을 방법을 챗GPT에 장난삼아 물었다. 그는 AI가 제안한 전략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그 전략을 코트에서 어떻게 실행하느냐가 문제”라고 했다. 코코 고프도 AI에 자신을 상대하는 전략을 물었지만 “이미 아는 얘기뿐이었다”며 “모두가 내 포핸드 쪽으로 공을 보내고 내가 더블폴트를 하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코트 밖에서는 AI가 일상적인 보조 도구로 쓰였다. 에마 라두카누는 챗GPT와 나눈 대화를 스포티파이의 연말 결산 서비스처럼 정리해 성격을 분석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놀랄 만큼 정확했다. 명확하고 간결했으며 군더더기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가 시비옹테크는 이메일 작성에 AI를 이용했고, 엘리나 스비톨리나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상을 물어 ‘여름 쿨톤에 어울리는 파스텔색’을 추천받았다.

[슈투트가르트=AP/뉴시스] 옐레나 오스타펜코(24위·라트비아)가 21일(현지 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포르셰 그랑프리 단식 결승에서 아리나 사발렌카(1위·벨라루스)를 꺾고 포효하고 있다. 오스타펜코가 사발렌카를 2-0(6-4 6-1)으로 완파하고 투어 단식 9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세계 랭킹을 18위로 끌어 올렸다. 2025.04.22.

[슈투트가르트=AP/뉴시스] 옐레나 오스타펜코(24위·라트비아)가 21일(현지 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포르셰 그랑프리 단식 결승에서 아리나 사발렌카(1위·벨라루스)를 꺾고 포효하고 있다. 오스타펜코가 사발렌카를 2-0(6-4 6-1)으로 완파하고 투어 단식 9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세계 랭킹을 18위로 끌어 올렸다. 2025.04.22.

선수들은 AI 답변의 오류와 과도한 의존을 우려했다. 2017년 프랑스오픈 챔피언 옐레나 오스타펜코는 한 여행객이 챗GPT의 잘못된 비자 정보를 믿었다가 공항에 발이 묶인 사례를 들며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도 검색하기 귀찮을 때 챗GPT를 쓰지만 AI가 사람을 게으르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드베데프도 “많은 사람이 소파에 앉은 채 모든 일을 하게 될 것 같다”며 같은 문제를 우려했다.

AI에 대한 우려는 오류와 의존성뿐 아니라 환경 문제로도 이어졌다. 오사카 나오미는 AI 서비스를 가동하는 데 많은 물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사용을 망설인다고 밝혔다. 고프 역시 AI가 흥미로운 기술이지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해 불필요한 이용은 줄이겠다고 말했다.

경기 분석에 챗GPT를 활용한 안드레스쿠도 AI 관련 팟캐스트를 꾸준히 듣되, AI가 자신의 삶을 지나치게 좌우하지 않도록 거리를 두려 한다고 했다. 인터뷰에 응한 선수들에게 생성형 AI는 이미 코트와 일상에 들어왔지만, 성적을 맡길 코치라기보다 필요할 때 참고하고 다시 확인하는 보조 도구에 가까웠다고 신문은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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