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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제주 실종 '대면 확인' 원칙 있었는데…허위보고에 속수무책

등록 2026.08.23 08:00:00

내부 매뉴얼에 대면 확인·과장·팀장 점검 명시

담당자 보고에 의존…허위 작성 땐 확인 어려워

[제주=뉴시스] 제주에서 3개월째 실종 상태인 30대 여성 장미란씨가 지난 5월13일 오전 주거지를 나가는 모습.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사진=장미란씨 측 제공) 2026.08.19. photo@newsis.com

[제주=뉴시스] 제주에서 3개월째 실종 상태인 30대 여성 장미란씨가 지난 5월13일 오전 주거지를 나가는 모습.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사진=장미란씨 측 제공) 2026.08.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제주에서 30대 여성 장기 실종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이 실종자 안전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사건을 허위 종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의 실종 대응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종자 대면 확인과 관리자 점검 등 내부 절차가 마련돼 있지만, 담당 경찰관이 확인 과정과 종결 사유를 허위로 작성할 경우 이를 걸러낼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내부 실종 업무 매뉴얼은 실종자를 직접 대면해 안전을 확인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성인 실종자가 만남을 거부하는 등 대면이 어려운 경우에는 전화 등 다른 방법으로 안전을 확인할 수 있지만, 대면하지 못한 사유를 소명해야 한다.

사건을 종결할 때도 실종수사팀장과 형사과장이 담당자의 조치 내용과 종결 사유가 적정한지 점검하도록 돼 있다. 담당자는 별도로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안전 확인 조치와 해제 사유 등을 입력한다.

문제는 담당자가 실제로 하지 않은 조치를 했다고 허위로 기재하는 경우다. 경찰청 관계자는 "대면 확인이 원칙이고 종결할 때 과·팀장의 점검을 받도록 돼 있다"면서도 "보고서와 확인 내용까지 모두 허위로 작성하면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제주에서는 지난 5월 15일 장미란(37)씨에 대한 실종 신고가 접수됐으나 담당 A경장이 약 2시간30분 만에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사건을 종결한 의혹을 받고 있다. 통신 기록상 A경장과 장씨의 통화 내역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경찰청은 A경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장씨의 안전을 실제로 확인했는지, 관리자에게 어떤 내용을 보고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최초 신고와 이후 안전 확인·종결 사유가 각각 어떻게 입력·처리됐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제주=뉴시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이 지난 20일 한림항 인근 해상에서 3개월째 실종된 장미란씨를 찾기 위한 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2026.08.20. photo@newsis.com

[제주=뉴시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이 지난 20일 한림항 인근 해상에서 3개월째 실종된 장미란씨를 찾기 위한 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2026.08.20. [email protected]


112 신고처리시스템과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은 자동으로 연동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구대나 실종수사팀이 관련 내용을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별도로 입력해야 한다. 최초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과 이후 확인·종결을 담당하는 경찰관이 다를 수 있는 만큼 단계별 입력과 처리 내용이 정확히 이어졌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인 실종 신고가 매년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경찰청의 '연도별 실종아동 등 가출인 접수 및 해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8세 이상 성인 실종 신고는 7만814건으로, 18세 미만 아동 2만9563건, 치매 환자 1만6586건, 지적·자폐성·정신장애인 8420건을 웃돌았다. 성인 실종 사건 가운데 765건은 미해제 상태로 집계됐다.

하지만 일반 성인은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이 아니다. 경찰청 예규인 '실종아동 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상 '가출인'으로 분류돼 신고 접수와 수색, 지속 추적 등이 이뤄진다. 위치정보나 카드 사용 내역 등 개인정보를 영장 없이 확보할 별도의 법률상 근거도 제한적이다.

22대 국회에서는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과 허성무·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성인 실종 대응을 위한 법안을 각각 발의했다. 위험도 평가에 따른 위치정보 수집과 유전자 검사 체계 구축, 실종 성인 정보시스템 마련 등의 내용을 담았지만 아직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다만 이번 제주 사건은 법률상 수색 권한 부족을 넘어 기존 확인 절차의 허위 처리 의혹이 핵심이다. 성인 실종에 대한 수색 근거 확대와 함께 현장 보고의 진위를 확인할 관리·감독 장치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청은 담당자가 사건 해제를 요청하면 관리자가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해제 사유와 조치 내용을 확인한 뒤 최종 승인하도록 전산망을 개편하고 있다. 기존에도 종결 전 관리자에게 보고하고 적정성을 검토받아야 했지만, 시스템상 해제는 담당자가 직접 할 수 있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관리자가 해제 사유와 조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이중 장치를 두려는 것"이라면서도 "담당자가 처음부터 거짓으로 입력할 경우 시스템 자체로 진위를 판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실종 사건 처리 실태 점검 등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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