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빗장' 풀어야"…의견 갈리는 소상공인
등록 2026.08.27 05:02:00수정 2026.08.27 05:44:24
유통산업법 개정 두고 소상공인계 양분
협력·입주업체들 "새로운 돌파구 될 것"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을 14년 만에 허용하기로한 지난 2월 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8.27.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09/NISI20260209_0021158813_web.jpg?rnd=20260209143534)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을 14년 만에 허용하기로한 지난 2월 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8.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당정이 '유통산업발전법(유통산업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소상공인 업계에서 대형마트 영업 규제를 둘러싼 찬반양론이 거세지고 있다. 전통시장, 슈퍼마켓에서는 법 개정을 반대하고 있으나, 대형마트 협력·입점업체들은 "우리도 소상공인"이라며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27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현행 유통산업법상 대형마트·준대규모점포의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규정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고자 2012년 처음 마련됐다. 지방자치단체장 등은 오전 0~10시까지 범위에서 대형마트·준대규모점포의 영업시간을 제한할 수 있고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해야 한다. 의무휴업일은 원칙적으로 공휴일 중에서 정하되, 이해당사자와 합의가 있으면 공휴일이 아닌 날도 의무휴업일이 될 수 있다.
이처럼 14년간 유지돼 온 대형마트 영업 규제를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올 초부터 정치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나오고 있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유통산업법상 기존 오프라인 영업 규제는 유지하면서 온라인 배송 제한은 풀어 대형마트·준대규모점포의 새벽 배송을 허용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이 같은 유통산업법 개정 움직임을 두고 소상공인 내부에서도 치열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전통시장, 슈퍼마켓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지만 대형마트·준대규모점포에 납품하거나 입점한 소상공인들은 "이제 풀어줄 때도 됐다"는 반응이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골목상권이 최악의 위기를 겪는 상황 속 대형마트 영업규제 완화는 불난 집 앞에서 대기업의 고속도로부터 넓혀주는 것"이라며 "골목상권이 경쟁력과 자생력을 확보한 이후에 대형 유통 채널에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대형 유통이 새벽 배송을 하면 소상공인이 수십 년 동안 형성해 온 지역 유통망 전부를 잃을 것"이라고 말했고, 전국상인연합회 역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쟁력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상생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형마트·준대규모점포의 협력·입점 소상공인들은 대형마트 영업 규제 완화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형마트 빅3(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중 2곳에 가공식품을 납품하고 있는 이모(49)씨는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 규제를 풀어주면 매출이 최소 10%는 오를 것"이라며 "우리 같은 공급업체들은 그간 쌓인 불만이 정말 많다"고 했다. 이씨는 "대형마트 규제가 생기고 나서 전통시장 매출이 유의미하게 오른 것 같지도 않고 오히려 소비자들만 불편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대형마트 영업 규제와 위기의 오프라인 유통업' 브리프에서 "2015년 대비 2022년 전통시장 구매액은 55% 감소했다"며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행된 대형마트 영업 규제가 전통시장 구매액 증가로 직결되지 않으며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휴업일에 전통시장보다 온라인 쇼핑, 편의점, 중소형 슈퍼마켓 같은 다른 소비처를 선택할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형마트에 10년 넘게 생선을 공급하고 있는 오모(55)씨는 "대형마트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 농축수산물 소비가 지금보다 늘어날 것 같고 업무 효율도 높아져 사업에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인천의 한 대형마트에서 꽃집을 운영 중인 이모(60)씨도 "온라인뿐만 아니라 동네 식자재 마트도 활성화돼 있어서 지금 규제를 푼다고 해도 전통시장이나 슈퍼가 크게 타격을 입진 않을 것"이라며 "요즘 장사가 안되는 입점 업체들이 많은데 규제를 풀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형마트 영업 규제 완화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얽혀있는 문제인 만큼, 협의 과정에서 충분한 숙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행 유통산업법은 소상공인 보호와 관련된 상징적인 법이라 흑백의 논리만 가지고는 말하기 어려운 주제"라며 "논의 과정에서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관련 당사자들이 서로 설득하고 대화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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