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전기차서 밀린 K-배터리, ESS로 반전 노린다…2035년 시장 8배 성장

등록 2026.08.27 10:00:00

산업硏 "위기 본질은 캐즘 아닌 경쟁력 약화"

글로벌 ESS 수요 185→1449GWh

AI 데이터센터용 연평균 40%↑

美서 중국산 관세 40.9%·한국산 12.5%

현지 생산 韓기업에 기회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EV트렌드코리아 2026을 찾은 시민들이 전기차를 살펴보고 있다. 2026.08.2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EV트렌드코리아 2026을 찾은 시민들이 전기차를 살펴보고 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로 위기를 맞은 국내 배터리산업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아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글로벌 ESS 시장이 2035년까지 현재의 약 8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정책을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7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K-배터리, 위기인가 전환기인가: ESS를 중심으로 본 새로운 성장축의 모색'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2023년 185GWh에서 2035년 1449GWh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9%에 달한다.

특히 전력망용 ESS와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무정전전원장치(UPS)가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됐다. 2023년부터 2035년까지 전력망용 ESS 수요는 연평균 14%, UPS는 40%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K-배터리의 부진을 단순히 전기차 '캐즘'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다. 2025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전년보다 30% 증가한 1.2TWh에 달했지만 국내 기업의 실적은 오히려 악화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7.6%, 20.0%, 20.6%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도 각각 2078억원, 1556억원, 11억원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이 주력해 온 미국 전기차 시장과 삼원계(NCM) 배터리의 부진이 동시에 구조화된 점을 위기의 본질로 꼽았다. 미국의 배터리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31%, 올해 1분기 -23%를 기록했다.

유럽에서는 전기차 수요가 회복됐지만 중국 기업이 그 과실을 차지했다. 유럽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합산 점유율은 2023년 55%에서 지난해 35%로 20%포인트(p)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42%에서 61%로 19%p 상승했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중저가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영향이다.

산업연구원은 미국 ESS 시장을 K-배터리의 유력한 돌파구로 지목했다. 미국 ESS 수요는 2023년 55GWh에서 2035년 320GWh로 연평균 16%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용 UPS 시장은 연평균 47% 성장해 2035년 135GWh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해 전력망용 ESS 시장 전망치인 156GWh에 근접하는 규모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와 현지 생산 지원책도 국내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미국이 부과하는 ESS 수입 관세율은 중국산이 40.9%, 한국산이 12.5%로 28.4%p 차이가 난다.

여기에 미국에서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판매하면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를 통해 ㎾h당 최대 45달러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미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국내 배터리 기업이 중국 기업과의 가격 격차를 좁히거나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의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중국산 원료와 소재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춰야 한다. 국내 배터리업계 역시 LFP 양극재와 흑연, 전구체 등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 탈중국 공급망 구축이 당면 과제로 꼽힌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소재에 생산세액공제를 적용하고 적자 기업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공제액의 직접 환급이나 제3자 양도를 허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LFP와 차세대 ESS용 배터리뿐 아니라 전력변환장치(PCS),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시스템 통합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성장이 예상되고 탈중국 공급망 정책이 강화되는 미국 ESS 시장은 한국 배터리산업의 새로운 주력 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산업·통상 정책을 연계한 정부 차원의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