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기업 일강, 노사 갈등 격화…외국인 근로자 계약 놓고 충돌
등록 2026.08.27 07:48:15수정 2026.08.27 08:02:23
외국인 근로자 계약 종료하자 재입사 보장 요구하며 갈등
금속노조 일강지회, 근로자 평가서 공개 요구…현장 점거
사측 "심각한 경영권 침해"…기존 노조와 勞勞 갈등 우려

일강 김제공장 전경. (사진=일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제=뉴시스]이주혜 기자 = 자동차 부품업체 일강이 외국인 근로자 3명에게 계약 종료를 통보하면서 금속노조 일강지회와 회사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노조는 계약 종료 철회와 재입사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노조가 영업장 점거와 집단행동으로 인사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사 간 대치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현장 혼란은 물론 기존 노조와의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일강은 지난달 16일 외국인 근로자 3명에게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회사는 체류기간이나 비자 만료를 앞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근무 능력과 태도, 제품 불량 발생 여부 등을 평가한 결과 이들 근로자가 계약 연장 기준에 미달했다고 설명했다.
일강은 경기 평택시와 전북 김제시에서 공장을 운영하며 근로자 약 450명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대승통합노조 일강지부에는 203명, 지난해 2월 설립된 금속노조 일강지회에는 145명이 가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속노조 일강지회 조합원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는 46명이다.

금속노조 일강지회가 점거한 일강 김제공장 사무동 로비. (사진=일강 제공)
계약 종료를 둘러싸고 노조와 회사의 대립은 인사평가표 공개 문제를 거쳐 점거농성으로 이어졌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금속노조 일강지회 간부 3명은 지난 11일 오전 5시께 사무동 로비에 현수막과 간이침대 등을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같은 날 오전 7시30분께 금속노조 전북지부 간부와 일강지회 조합원 등 50여명이 로비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회사 직원들과 충돌했다. 회사는 당시 직원 8명이 욕설과 물건 투척 등으로 피해를 입었고, 일부는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일강지회는 지난 12일 회사에 공문을 보내 농성 철회 조건으로 외국인 근로자가 희망할 경우 재계약과 체류자격 변경, 사업장 변경, 계약이 종료된 근로자 3명의 재입사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일강은 이 같은 요구가 회사의 인사·평가 기준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사용자의 인사권과 경영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근로자 개인의 의사만으로 재계약과 재입사를 보장하면 근무평가 제도를 유지하기 어렵고, 현장 조직과 생산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회사는 이번 계약 종료가 노조 활동을 겨냥한 표적 조치라는 노조 측 주장도 부인했다. 일강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계약이 종료된 외국인 근로자는 비조합원 8명과 금속노조 조합원 5명이다. 계약 종료 통보 후 금속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도 있는 것으로 회사 측은 파악하고 있다.

금속노조 전북지부 간부 및 일강지회 조합원들이 로비진입을 시도하는 모습. (사진=일강 제공)
이를 근거로 노조 가입 여부가 아닌 자체 평가 결과에 따라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평가자의 신원과 인권 보호 등을 이유로 계약 종료 근로자 3명의 세부 평가표는 공개하지 않았다.
노조 측은 계약 종료 결정의 공정성과 부당노동행위 여부를 확인하려면 평가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강은 금속노조가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등 제도적 절차보다 점거농성과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직원 피해와 업무 차질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조는 로비 농성이 노동조합 활동 범위에 포함된다는 입장이어서 점거의 적법성을 둘러싼 양측의 판단도 엇갈리는 상황이다.
노사 대치가 장기화하면 생산현장의 긴장과 기존 조합과 금속노조 간 갈등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동계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의 권익과 공정한 인사평가 원칙을 함께 확보하기 위해서는 계약 종료의 객관적 근거를 검증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해 보인다"며 "점거와 물리적 충돌이 아닌 노동위원회 조정 등 제도적 해결 수단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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