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조 PF 보증 확대에도…건산연 "보증보다 착공·준공 전환이 중요"
등록 2026.09.02 13:00:38
86조 보증 풀어도 체감 낮아…정상 사업장 자금난 여전
브릿지론→본PF 막혀…착공·준공까지 연속성 확보해야
![[서울=뉴시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8·13 주택공급 금융지원 대책의 평가와 보완방향'.](https://img1.newsis.com/2026/09/02/NISI20260902_0002227908_web.jpg?rnd=20260902102719)
[서울=뉴시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8·13 주택공급 금융지원 대책의 평가와 보완방향'.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정부가 2026~2028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총 86조원의 공적 보증을 공급하기로 했지만, 보증 규모를 늘리는 것만으로 위축된 PF 자금조달 여건을 되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실 사업장 정리 과정에서 정상 사업장까지 자금줄이 막힌 만큼, 보증이 실제 PF 대출과 착공·준공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8·13 주택공급 금융지원 대책의 평가와 보완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정상 주거 PF 사업장에 2026~2028년 총 86조원의 보증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각각 34조원, 52조원을 맡는다.
정부는 보증 확대와 함께 사업장의 금융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내놨다. 건축공사비 플러스 PF 보증을 5조원으로 확대하고 대출 한도를 총사업비의 최대 90%까지 높인다. 서울·경기 주거시설 중 2027년까지 착공하는 사업장에는 대출금리 1.0%p, 2028년까지 착공하면 0.5%p의 이차보전도 지원한다.
부실·지연 PF를 정상화하기 위한 자금도 투입한다. 캠코 PF 정상화 지원펀드 3조원 이상과 은행·보험업권 신디케이트론 5조원, 금융업권 자체 정상화펀드 10조원 등을 활용한다.
문제는 이 같은 금융지원이 실제 건설 현장까지 도달하느냐다. 건산연은 최근 PF 시장이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며 금융기관의 위험 노출을 줄이는 데 상당한 진전을 보였지만, 그 과정에서 정상 사업장까지 자금조달이 위축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기관이 PF 위험 관리에 무게를 두면서 사업성이 있는 사업장도 브릿지론에서 본PF로 넘어가지 못하거나, 본PF를 조달한 이후 공사비 상승 등으로 추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책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도 단순한 ‘보증 규모’에서 실제 사업으로 연결되는 ‘전환율’로 옮겨야 한다는 게 건산연의 주장이다. 공적 보증이 금융기관의 대출 여력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PF 금리 인하와 대출 실행으로 이어지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건산연은 착공 이후 준공까지 자금이 끊기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증을 받은 사업장이 PF 대출 실행에 이어 착공하고, 공사비 조달을 거쳐 준공까지 갈 수 있도록 금융지원의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부실 PF와 정상 사업장을 같은 방식으로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건산연은 회생 가능성이 있는 부실 사업장은 기존 채권 재조정과 신규 자금 공급을 묶어 신속하게 정상화하고, 회생이 어려운 사업장은 매각·청산해 금융자원이 정상 사업장으로 이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상 사업장에는 금융비용을 낮추면서 공사 중단을 막을 수 있는 안전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공적 보증의 위험가중치 적용 방식을 합리화해 PF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공사비 상승으로 추가 자금이 필요한 사업장에는 준공보증형 금융의 사전 한도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분양 이후 자금 흐름도 PF와 연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도금대출 보증 요건을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잔금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 별도로 관리해 분양대금 납부가 PF 상환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건산연은 또 인허가를 마치고도 자금난으로 착공하지 못하는 사업장은 용도 변경을 통한 조기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수도권 사업장이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등으로 용도를 변경할 경우 심의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을 마련해 착공을 앞당겨야 한다는 제안이다.
중장기적으로는 PF 위험이 시공사에 과도하게 몰리는 구조를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인 자기자본 확충을 유도하고 개발사업 단계별·참여 주체별 위험분담 체계를 마련해 특정 주체에 위험이 집중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사의 현금흐름을 안정시키기 위한 공사대금채권 유동화와 공정기성에 따른 자금 집행을 확대하고, 지방 사업장의 브릿지론이 본PF로 원활하게 전환될 수 있도록 개발앵커리츠와 표준 PF 등을 통한 민간자본 유입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PF 사업장별 통합 데이터를 구축해 인허가 이후 장기간 착공하지 못하는 사업장을 조기에 파악하는 관리체계도 필요하다는 게 건산연의 설명이다. 부실이 발생한 뒤 사후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금조달부터 인허가·착공·준공까지 사업 전 과정을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나경연 건산연 경제금융·도시연구실장은 "이번 대책은 공적 보증과 정상화 재원을 대폭 확대해 자금 여건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PF 금융의 구조적 병목과 현장의 자금조달 애로를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대책의 성패는 보증 공급 규모가 아니라 지원된 자금이 실제 PF 대출 실행과 착공·준공으로 얼마나 전환되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약 9.6%의 부실 PF를 신속히 정리하는 동시에 나머지 90.4%의 정상 사업장이 브릿지론에서 본PF, 착공과 준공까지 금융 병목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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