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대신 주식 산다”…美 월세 사는 고소득 청년 120만 가구 급증
등록 2026.09.04 17:25:00
![[서울=뉴시스]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유토이미지)2026.09.04.](https://img1.newsis.com/2026/09/04/NISI20260904_0002230464_web.jpg?rnd=20260904142258)
[서울=뉴시스]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사진=유토이미지)2026.09.04.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치솟는 집값과 비싼 대출 이자 탓에 미국에서 집을 사기보다 세를 살며 아낀 돈을 주식에 굴리는 고소득 청년층이 크게 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내 집을 장만해 대출금을 갚아나가는 오랜 방식 대신, 남의 집을 빌려 살면서 아낀 돈과 종잣돈을 금융 자산에 묻어두는 흐름이 번지고 있다. 소득이 느는 속도보다 집값이 훨씬 가파르게 뛴 탓이다. 하버드대 주택연구 공동센터 조사 결과 2024년 미국 단독주택 중간 가격은 가구 중간 소득의 5배에 달해 2019년(4.1배)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실제로 당장 들어가는 거주 비용은 집을 살 때보다 세를 얻을 때 훨씬 적게 든다. 미국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터닷컴 분석을 보면 50대 대도시권 전체에서 집을 사서 갚아나가는 돈보다 매달 내는 월세가 더 낮았다. 월세 중간 가격은 1695달러(약 230만원)였고, 30년 고정금리 대출을 끼고 집을 살 때 드는 한 달 비용은 2553달러(약 347만원)로 매달 858달러(약 117만원)가량 차이가 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큰돈을 벌면서도 집을 사지 않는 가구가 급증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한 해 소득이 17만5000달러(약 2억3790만원)를 넘는 세입자 가구는 지난 10년 새 120만 가구 늘었다. 미국 소득 상위 20%에 속하는 이들로, 가구주의 59%가 25~44세였다.
미국 오리건주에서 자산 관리 방법을 상담하는 나탈리 슬래글은 두 번이나 집을 사려다 실패한 뒤 "평생 빌려 사는 삶을 바탕으로 돈 모을 계획을 짰다"고 말했다.
이들이 주택 대신 돈을 불리는 대표적인 길은 주식 시장이다. 애스워스 다모다란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 분석에 따르면 배당금을 다시 투자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전체 수익률은 지난 10년과 50년, 1928년 이후 긴 흐름 모두에서 부동산 수익률을 앞질렀다. 집을 사려고 쥐고 있던 목돈과 매달 아낀 거주 비용을 주식에 부어 더 큰 이익을 노리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셈법이 누구에게나 들어맞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 꼬집는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를 사는 사람이 집을 산 사람과 비슷한 자산을 모으려면 30년 내내 차액을 하나도 빠짐없이 주식에 넣고, 주가가 곤두박질쳐도 돈을 빼지 않아야 한다"고 짚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집계에 따르면 세입자의 23%가 지난해 집세를 제때 내지 못해 밀린 경험이 있는 만큼, 이 방법은 탄탄한 벌이가 뒷받침되는 일부 넉넉한 층에서만 쓸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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