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손녀 키웠다"…中 60대 여성, 친아들에 7200만원 청구
등록 2026.09.10 21:08:38
![[서울=뉴시스] 중국에서 15년간 손녀를 돌본 60대 여성이 아들을 상대로 36만 위안(약 7200만원)의 양육비를 청구하면서 황혼육아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https://img1.newsis.com/2026/09/09/NISI20260909_0002235019_web.jpg?rnd=20260909221356)
[서울=뉴시스] 중국에서 15년간 손녀를 돌본 60대 여성이 아들을 상대로 36만 위안(약 7200만원)의 양육비를 청구하면서 황혼육아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중국에서 15년간 손녀를 키운 60대 여성이 친아들을 상대로 수천만원대 양육비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졌다. 전통적으로 '가족의 헌신'으로 여겨졌던 조부모의 황혼 육아를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할 '돌봄 노동'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확산하고 있다.
8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쑹장구 인민법원은 60대 여성 쉬모씨가 아들 량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36만 위안(약 7200만원) 규모의 양육비 청구 소송과 관련한 조정 결과를 4월 공개했다.
쉬씨는 아들이 2014년 이혼한 뒤 당시 네 살이었던 손녀를 도맡아 키우며 생활비부터 의료비, 교육비까지 부담했다. 이후 량씨가 재혼해 새 아내와 함께 집을 나간 뒤에도 손녀 양육을 계속 맡게 되자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보상을 요구했다.
쉬씨는 아들이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하고 아버지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량씨는 당시 월수입이 3000위안에 불과했지만 자신의 능력이 닿는 범위에서 딸을 부양했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에서 이른바 '조부모 양육비'를 둘러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베이징의 한 법원이 공개한 별도 사례에서는 한 살 때부터 손녀를 돌본 조부모가 아들과 며느리를 상대로 32만 위안의 양육비를 청구하기도 했다.
고령의 양육자가 겪는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8월 후난성에서는 59세 여성이 6개월 동안 아들의 자녀 양육을 돕다 체중이 20㎏ 줄고 불안 증세까지 겪었다.
중국에서는 조부모의 손주 양육을 가족의 의무로 봐야 하는지, 대가를 인정해야 할 돌봄 노동으로 봐야 하는지를 놓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도시화, 맞벌이 가구 증가, 보육시설 부족 등으로 조부모가 손주를 돌보는 경우가 늘면서 이들의 돌봄을 가치 있는 노동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후베이성 출신 사회복지학자 장리융은 SCMP에 "보상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질 수 있다"며 "가족이 생활비를 분담하고 소통하는 한편 사회적으로는 공공 보육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조부모 양육비' 분쟁이 가족관계를 상업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간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하이 선퉁 법률사무소의 류구이어 변호사는 "부모가 자녀 양육의 1차적 책임을 지며, 조부모는 부모가 양육할 수 없을 때 대신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중국 네티즌은 이 문제가 중국 보육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중국이 출산율을 높이려면 노년층에게 부담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탄탄한 보육 인프라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이를 뒷받침할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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