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문 막은 '밀실' 콜센터…코인·주식 사기 9억 챙긴 2030대 실형
등록 2026.09.15 10:36:30수정 2026.09.15 11:02:23
옥상 밀실 사무실에 대포폰·VPN까지, 추적 피해
法 "해외선물로 시작했어도 목적 변질된 범죄집단"
![[서울=뉴시스] 서울남부지법(사진=뉴시스 DB). 2026.09.15.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15/NISI20250915_0001944091_web.jpg?rnd=20250915224323)
[서울=뉴시스] 서울남부지법(사진=뉴시스 DB). 2026.09.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20대와 30대가 주축이 된 조직적 투자사기 콜센터 일당이 법정에서 징역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들은 9억원대를 가로채면서 추적을 피하기 위해 영화처럼 사무실을 밀실로 꾸미고 대포폰에 가상사설망(VPN)까지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판사 김범진)은 지난달 27일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및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모(38)씨에게 징역 2년을, 본부장 역할을 한 이모(34)씨에게 징역 1년10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1팀장 이모(37)씨는 징역 1년4개월, 2팀장 황모(33)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들과 함께 텔레마케팅 팀원으로 가담한 김모(28)씨, 김모(28)씨, 김모(32)씨는 각 징역 1년2개월을, 김모(43)씨·전모(33)씨·이모(33)씨는 각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연모(28)씨와 김모(32)씨는 각 징역 8개월, 임모(29)씨와 정모(29·별건)씨는 각 징역 6개월에 처해졌다.
황씨·전씨·이씨·정씨 등 4명은 각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받았다.
"투자리딩 하던 동료끼리 뭉쳤다"…모두투자그룹서 만난 두 사람
두 사람은 2023년 1월 인천 부평구의 한 빌딩에 사무실을 차리고, 과거 투자리딩 일을 함께했던 동료나 '돈이 필요한 지인들'을 영업팀장·팀원으로 끌어들였다.
재판부가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초기에는 해외선물거래 중개를 시도했으나 수익이 신통치 않자, 그해 2월부터 거래정지(락업) 된 가상화폐 'C코인'을 고수익 상품인 것처럼 속여 팔기 시작했다.
이후 조직은 몸집을 키워 그해 4월 부평구의 다른 건물 옥상 층으로 사무실을 옮기고, 곧 상장될 것처럼 꾸민 비상장주식 판매로 영역을 넓혔다.
이 두 번째 콜센터에는 20~30대 팀원들이 새로 합류했다.
옥탑방 밀실화·판다VPN·대포폰…추적 피해 조직적으로 운영
출입문에는 지문인식기를 달아 사전 등록된 조직원 외에는 들어올 수 없게 했고, 각 컴퓨터에는 인터넷프로토콜(IP) 추적을 피하기 위한 '판다 VPN' 프로그램을 깔았다.
조직원들은 가명과 허위 명함을 사용했고, 피해자와의 연락에는 대포 유심을 꽂은 대포폰을 썼다.
모든 업무 지시와 실적 공유는 추적이 어려운 텔레그램으로만 이뤄졌으며, 대표 조씨는 조직원들에게 출근 시 휴대전화 GPS를 끄고 개인 계정으로 로그인하는 행위까지 금지시켰다.
조직원 관리도 철저했다. 출근은 오전 8시50분까지, 흡연도 시간대별로 통제했고 사무실 화이트보드에는 "월 매출 15억 달성 시 인센티브 100만원 지급" 등 실적 목표와 보상 체계가 적혀 있었다.
조씨는 텔레그램 단체방에 "내일부터 진짜 빡콜해서 에어드랍만 엄청 넣어봅시다", "물량승부→자료전달→2차콜→결재→업셀" 등 구체적인 영업 지시를 직접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14명에서 3억8800만원, 36명에서 4억9400만원 가로채
이런 수법으로 이들은 2023년 2월부터 3월 사이 "국제 거래소에서 개당 2만2000원에 거래되는 코인을 프라이빗 세일로 1500원에 살 수 있다"는 거짓말로 14명으로부터 3억8826만원을 가로챘다.
이어 그해 5월부터 8월까지는 "F부띠끄 등 비상장주식이 곧 코스닥에 상장돼 300~400% 수익이 난다"고 속여 36명으로부터 4억9425만원을 받아 챙겼다.
한국거래소 명의의 가짜 '신규상장 승인통보 공문'까지 만들어 이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해외선물로 시작해도 목적 변질되면 범죄집단"…법원 첫 판단 눈길
김범진 판사는 "설령 콜센터가 처음에는 정상적 목적으로 설립됐다 하더라도 이후 수익 실현이 불가능한 가상화폐·비상장주식을 판매해 금원을 편취하는 범행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조직으로 성격이 변경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표-본부장-팀장-팀원으로 이어지는 직급 체계와 역할 분담을 갖춘 이상 형법상 범죄집단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일부 피고인은 "정상적인 판매 유인으로만 알았다"며 편취 고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밀실화된 사무실 구조와 대포폰·가명 명함 사용, VPN을 통한 추적 회피 등을 근거로 "최소한 미필적으로나마 자신들의 행위가 사기 범행이자 범죄집단 활동임을 인식·용인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조씨·이씨 등 일부 피고인은 관련 형사사건에서 별도의 사기 및 자본시장법위반 혐의로 이미 유죄가 확정돼 중복기소·공소권 남용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판사는 "구성요건과 보호법익이 서로 달라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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