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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가 어때서?…'중장년 직업군' 몰리는 2030

등록 2026.09.19 14:01:00

장례지도사, 학습지 방문교사 등 진입 활발

전문가 "일자리 부족과 가치관 변화 겹쳐"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 7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강남구 행복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9.1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 7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강남구 행복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9.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임별(25)씨는 "대학 전공을 고민하던 때 가족의 장례를 겪었다. 그때 장례지도사님이 마음을 어루만져 주셨는데 그 모습에 감명받아 장례지도학과로 진학했고 지난해부터 장례지도사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례지도사, 학습지 방문교사 등 그동안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직업군에 청년들이 몰리고 있다. 취업 한파에 일자리에 대한 가치관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20~30대 진입이 활발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웅진프리드라이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이 회사 장례지도사 10명 중 4명(38.1%)이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28.9%)의 경우 전 연령대에서 비중이 가장 높았다. ▲50대(27.5%) ▲40대(22.3%) ▲60대 이상(12.1%) ▲20대(9.2%) 순이었다.

장례지도사는 장례용품 준비부터 시신 관리, 장례식 주관 등 장례 관련 제반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으로, 국가공인 장례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웅진프리드라이프의 20~30대 장례지도사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17.3%에 불과했지만 2023년 21.2%, 2024년 22.7%로 오르더니 지난해(38.4%)에는 40%에 육박했다. 인원도 2022년 23명에서 올해 8월 기준 104명으로 약 4.5배 늘었다.

임씨는 "처음에는 '젊은 사람이 하기엔 너무 힘든 일'이라는 주변 걱정을 많이 들었다. 졸업할 때까지 아버지께 전공을 숨겼을 정도였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젊은 사람이 세심하게 챙겨주니 안심이 된다', '복된 직업을 선택했다'고 말씀하는 고객분들이 훨씬 많았다"며 "유가족과 교감하며 느끼는 보람은 이 직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군인과 국악 강사에 이어 장례지도사가 된 박강웅(39)씨는 처음에는 두려움이 컸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박씨는 "젊은 나이에 암으로 입원 치료를 받으면서 삶과 죽음을 깊이 생각하게 됐다. 장례가 한 사람의 삶을 마지막까지 존중하는 일이라는 걸 깨닫고 이 길을 걷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 직업을 무서운 일이 아니라 한 사람의 마지막을 배웅하고 유가족에게 힘이 되는 전문직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 7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강남구 행복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9.1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 7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강남구 행복 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9.19. [email protected]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근무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학습지 방문교사도 20~30대 사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구몬학습에 따르면 올해 신규 계약한 구몬 선생님의 절반 가까이가 20~30대(46.6%)인 것으로 집계됐다. 20~30대 구몬 선생님 비율은 조금씩 늘고 있다. 2024년 36.3%에서 작년 38.1%로 소폭 상승하더니 올해 들어선 지난달 기준 구몬 선생님 2명 중 1명은 20~30대일 만큼 비중이 증가했다.

경기 양주지국의 김나영(27)씨는 올해로 5년 차 구몬 선생님이다. 김씨는 "코로나19 시기 대학을 다녀 미래 직업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구몬 선생님을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하교하는 오후부터 방문 수업을 시작한다는 김씨는 "처음에는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이 낯설었지만 학습 습관이 잡히는 회원들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며 "학부모님들께서도 만족하시고 인정해 주실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구몬학습은 구몬 선생님을 월 1~2회 상시모집하고 있는데 선발 과정에서 지원서 접수와 심사, 면접 과정을 거친다. 구몬 선생님이 되면 자녀의 구몬회비 지원, 장기근속교사 포상, 무료 건강검진, 교원그룹 계열사 할인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이 부족한 일자리와 자율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직업관에 있다고 봤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아무래도 취업이 어렵다 보니 현실적으로 가능한 직업을 찾는 과정에서 과거에는 고려하지 않았던 일자리를 찾는 상황인 것 같다"며 "이처럼 정규직 확보가 녹록지 않은 여건 속 본인의 자율성이나 유연한 근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20~30대 특성이 맞물린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층이 발상이나 관점을 바꾸면 충분히 할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이 있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는 세대 간 일자리 경쟁이 연출될 수도 있는 상황인 것 같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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