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떡값 주기도 빠듯"…명절이 두려운 사장님[중소기업의 추석①]
등록 2026.09.24 09:01:00수정 2026.09.24 09:32:23
추석상여금 지급하는 중기 45.1% 불과
대기업과 지금 여부 및 체감 수준 차이
전문가 "구조적 문제 해결책 수립해야"
![[안산=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지난 3월 31일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의 한 섬유공장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9.24. jtk@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31/NISI20260331_0021228914_web.jpg?rnd=20260331133500)
[안산=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지난 3월 31일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의 한 섬유공장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9.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직원들 추석 떡값 챙겨주기도 빠듯했습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성과급은 그야말로 다른 세상 얘기입니다."
경기 화성시에 있는 알루미늄 업체 임원 김모(69·남)씨는 24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업계 상황도 그렇고 연휴 기간도 짧아 명절 같지 않은 명절"이라며 "날이 갈수록 형편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추석 연휴가 이날부터 나흘간 시작되지만 중소기업계는 한숨 소리로 가득했다. 얼어붙은 경기에 중동전쟁으로 인한 원재룟값 상승,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등이 겹치면서 "명절 분위기를 체감하기 힘든 역대급 추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7일 발표한 '2026년 중소기업 추석자금 수요조사'에 따르면 추석상여금 지급 계획이 있는 기업은 전체의 45.1%에 불과했다. 절반이 넘는 중소기업(54.9%)은 추석 상여금을 아예 지급하지 않거나(38.5%)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16.4%)고 답했다.
지급 계획이 있는 기업들의 추석 상여금은 정액 지급의 경우 1인당 평균 66만5000원으로 집계됐는데 1년 전 같은 조사에서 밝힌 금액(78만3000원)보다 11만8000원이 줄었다. 중소기업들이 올해 추석 자금으로 필요하다고 한 금액과 부족 자금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필요한 추석자금은 업체당 평균 1억9780만원에서 2억5645만원으로 늘었고, 필요 자금 대비 부족자금도 평균 4770만원에서 5848만원으로 증액됐다.
음향 업체를 운영 중인 신모(54·남)씨는 "돈 말고 힘든 게 뭐가 있겠냐"고 했다. 2019년 폐업을 한번 경험해 본 김씨는 "잘 나갈 때는 여기저기서 대출을 내준다고 하지만 정작 기업이 힘들면 은행이든 정부든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며 "대출이 될 때 해 놓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지금 대출을 미리 받아 놓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양산시에 위치한 철강업체 대표인 이모씨는 "공장 문을 연 지 30년이 넘었는데 이렇게 돈이 돌지 않는 명절은 처음"이라며 "공장이 어렵다고 정든 직원들을 내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에 상여금을 풍족하게 주진 못했지만 끝까지 직원과 그 가족들을 책임지겠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300인 미만 기업)은 대기업(300인 이상 기업)과 비교했을 때 추석 상여금 지급 여부는 물론 경기 체감 수준에도 차이가 보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26년 추석 휴무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300인 이상 기업 비중은 66.7%였으나 300인 미만 기업은 60.3%에 그쳤다. 추석 경기가 전년보다 악화됐다는 응답은 300인 미만(47.2%)이 300인 이상(29.4%)보다 높았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진은 지난 5월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 법무법인 사무소에 붙은 파산 문구.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9.24.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27/NISI20260527_0021298300_web.jpg?rnd=20260527121913)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진은 지난 5월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 법무법인 사무소에 붙은 파산 문구.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6.09.24. [email protected]
석유화학 원료 및 비철금속, 건설·토목 자재, 전기·전자부품 소재 사용 기업 10곳 중 9곳(94.6%)은 지난 2월 발발한 중동전쟁으로 원가 부담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올해 2월 말 대비 주요 원부자재의 평균 매입 단가가 20% 이상 상승했다고 한 기업은 전체의 71.9%를 차지했다.
또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3.75~4.00% 올리면서 3년 2개월 만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한국은행은 연 2.50%에서 3.00%로 기준금리를 끌어올렸다. 특히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쳐 중소기업의 금융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계의 현 상황을 해결할 방안 수립과 효율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소기업의 불황은 구조적인 문제"라며 "수출이나 반도체 중소기업은 잘 나가도 내수가 위주인 서비스업이나 단순 제조업 또는 3~4차 협력 업체들은 상황이 좋지 않다.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 같은 정책은 잘 나가는 기업에 더 많이 투자하고 지원하는 거라 소외된 기업이나 내수 및 소비 진작 효과는 약하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성장에서 소외된 업종을 위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내수를 촉진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도입돼야 한다"고 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예산도 재정도 한계가 있으니까 어려울 때 다 살릴 수는 없다"며 "잠재력은 있는데 유동성 위기가 와서 재무 문제로 흑자 도산을 하는 업체들이 있다. 이 같은 기업들을 잘 가려내서 지원을 해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일 '추석 민생안정대책'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출과 보증을 합쳐 역대 최대 규모인 43조3670억원의 신규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대출과 보증 62조4000억원은 만기를 1년 연장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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