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국가 모로코 최초 여성 총리 후보 지명
등록 2026.09.30 10:09:11수정 2026.09.30 10:50:24
50살의 수도 마라케시 시장 겸 장관 출신
2030년 월드컵 개최 계기 경제·이미지 개선 기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이슬람국가인 모로코에서 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총리로 임명됐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무함마드 6세 모로코 국왕이 29일 중도 성향의 진정성과 현대성 당 소속 정치인인 파티마 에자흐라 엘 만수리(50)를 새 정부 구성 책임자로 지명했다고 왕실부가 성명에서 밝혔다.
엘 만수리는 자신의 지명이 “역사적”이라면서 모로코의 모든 여성에게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모로코는 지난주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투표율을 기록한 총선을 실시했다. 실업과 열악한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고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치러진 선거였다.
입헌군주제 국가인 모로코는 총선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정당 소속 정치인을 국왕이 총리를 임명한다.
진정성과 현대성 당은 지난주 전체 395석 가운데 97석을 얻어 제1당이 됐지만 과반에는 크게 못 미쳤다.
마라케시 시장이자 모로코 도시계획·주택부 장관인 엘 만수리는 다른 주요 정당들과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며, 신속하게 연정을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국왕은 발표에 앞서 수도 라바트의 왕궁에서 엘 만수리를 만났다.
엘 만수리는 최근까지 총리직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널리 거론되지는 않았으며 엘 만수리와 같은 당 소속으로 예산부 장관이자 왕립 모로코 축구연맹 회장인 포우지 레크자아가 유력한 후보로 여겨져 왔다.
국왕은 모로코의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가 국가의 경제와 분위기, 이미지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해 여성인 엘 만수리를 총리로 지명했다.
엘 만수리는 2009년 마라케시 최초의 여성 시장이 됐다. 모로코와 프랑스, 미국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마라케시에서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 일했으며, 저명한 모로코 변호사 압데라흐만 엘 만수리의 딸이다.
여성을 정부 수장으로 임명한 것은 27년째 집권 중인 국왕이 법률 개혁을 통해 추진해온 모로코의 성평등권 진전을 부각한다.
그러나 모로코 가족법 개정으로 여성의 권리가 확대됐음에도 여성들은 여전히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엘 만수리의 임명은 현대화된 이슬람 국가로서의 모로코라는 이미지에 부합하는 조치다.
그러나 엘 만수리가 기득권층 가문 출신이라는 배경과 경험은 모로코의 많은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엘 만수리는 2021년 총리에 지명된 나즐라 부덴 롬단 튀니지 총리에 이어 북아프리카와 아랍 세계에서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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