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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사정으로 결항해도 보상은 제멋대로?…22곳 중 21곳 약관 미비

등록 2026.10.21 12:00:00

12개사, '노동력 부족' 등 모호한 면책 사유 규정

항공여객 피해구제 3201건…전년 대비 26.4%↑

[서울=뉴시스] 비행기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 비행기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권민지 기자 = 항공사 사정으로 항공편이 결항되더라도 운임 환불 외에 별도의 배상을 받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항공사는 인력 부족이나 기술적 문제까지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는 사유로 규정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국내외 항공사 22개사의 여객운송약관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최근 5년간 운송 불이행·지연 관련 피해구제 신청 건수가 많은 국적 항공사 11개사와 외국 항공사 11개사다.

실제 항공여객운송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은 3201건으로 전년(2532건)보다 26.4% 증가했다. 전체 품목 가운데 피해구제 신청이 가장 많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2021년 485건에서 2022년 1126건, 2023년 1705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4년에는 2532건을 기록했다.

조사 결과 22개사 중 21개사(95.5%)는 항공사 귀책으로 항공편이 결항되더라도 운임 환불 외 별도의 배상 규정이 없거나 배상 여부를 항공사 재량에 맡기고 있었다.

소비자가 개인 사정으로 항공권을 취소하면 위약금을 내야 하는 것과 달리 항공사 사정으로 결항돼 숙소나 렌터카, 입장권 등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비용이 발생해도 배상받기 어려운 구조다.

[서울=뉴시스] 소비자원 결항 관련 조항 검토 결과 (사진=한국소비자원 제공) 2026.10.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소비자원 결항 관련 조항 검토 결과 (사진=한국소비자원 제공) 2026.10.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결항에 따른 배상 규정이 미비한 것은 국내법과 국제항공운송 관련 '몬트리올 협약' 등에 결항 시 항공사의 배상책임을 구체적으로 정한 규정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소비자 분쟁 발생 시 합의 권고의 기준이 되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서는 운송 불이행이나 지연이 발생할 경우 대체편 제공 여부와 지연 시간 등에 따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과 캐나다는 항공사 귀책으로 항공편이 결항되면 운항 거리나 도착 지연 시간 등에 따라 일정 금액을 보상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보상액은 EU가 250~600유로, 캐나다가 125~1000캐나다달러다.

일부 외항사에서는 국제협약보다 배상책임 한도를 낮게 설정한 사례도 확인됐다.

외항사 2개사는 승객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 항공사의 배상책임 한도를 12만8821SDR(특별인출권)로 규정하고 있었다.

이는 몬트리올 협약에서 정한 15만1880SDR(약 3억1464만원)보다 약 4800만원 낮은 수준이다.

몬트리올 협약은 항공사의 책임을 경감하거나 배상책임 한도를 협약상 기준보다 낮게 정한 약관 조항을 무효로 규정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소비자원, 불가항력 관련 조항 검토 결과 (사진=한국소비자원 제공) 2026.10.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소비자원, 불가항력 관련 조항 검토 결과 (사진=한국소비자원 제공) 2026.10.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항공권 초과 판매인 '오버부킹'으로 탑승을 거부당한 경우에도 일부 외항사의 배상 규정이 미흡했다.

현행 '항공교통이용자 보호기준'에 따르면 항공사가 좌석보다 많은 항공권을 판매해 승객이 탑승하지 못하면 국적사와 외항사 모두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배상해야 한다.

국제선의 경우 대체편을 제공하면 200~600달러를 배상하고, 대체편을 제공하지 않으면 운임 환급과 함께 600달러를 배상해야 한다.

그러나 외항사 2개사는 자체 약관에 탑승 거부에 따른 배상책임을 명시하지 않거나 배상 방식을 항공사가 선택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항공사의 배상책임을 면제하는 사유도 지나치게 광범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22개사 중 12개사(54.5%)는 '예측하지 못한 사실', '노동력 부족', '기장 서명 후 발생한 기술적 문제' 등 모호한 사유를 불가항력적 면책 사유로 규정하고 있었다.

소비자원은 인력 확보나 기술 점검 등은 항공사가 사전에 관리해야 할 영역인 만큼, 배상책임을 면제하는 사유는 사업자가 통제할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항공사들에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 조항의 개선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항공여객 이용자의 권익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제도 개선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항공사 사정으로 결항해도 보상은 제멋대로?…22곳 중 21곳 약관 미비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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