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비난하려 손바닥에 '부패' 썼다가…보우소나루 아들 '자기소개' 조롱
등록 2026.10.21 13:59:17수정 2026.10.21 14:04:25
18일 TV 토론서 'corruPTo' 내보여…룰라 소속 노동당 약칭 강조
SNS에 의사·간호사·음악가 패러디 확산…25일 결선 앞두고 부패 공방
![[상파울루=AP/뉴시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오른쪽) 브라질 대통령이 대선 결선투표를 일주일 앞둔 18일(현지 시간) 상파울루에서 야권 대선 후보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과 TV 토론을 하고 있다. 2026.10.19.](https://img1.newsis.com/2026/10/19/NISI20261019_0001676065_web.jpg?rnd=20261019142424)
[상파울루=AP/뉴시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오른쪽) 브라질 대통령이 대선 결선투표를 일주일 앞둔 18일(현지 시간) 상파울루에서 야권 대선 후보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과 TV 토론을 하고 있다. 2026.10.19.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브라질 대통령선거 결선투표를 앞두고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가 TV 토론에서 룰라 대통령을 겨냥해 손바닥에 '부패'라고 적어 보였다가 오히려 조롱을 받았다. 시청자들은 이 문구를 보우소나루 후보 자신의 '자기소개'라고 비꼬았고, 소셜미디어(SNS)에는 이를 풍자한 사진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영국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후보가 지난 18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 벌인 TV 토론 이후 이 같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45세의 자유당(PL) 상원의원인 보우소나루 후보는 징역형을 선고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이다.
브라질 매체 테라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후보는 손바닥에 'corruPTo'(부패한)라고 적고, 가운데 'PT' 두 글자를 네모로 강조했다. PT는 룰라 대통령이 속한 노동당의 약칭이다. 상대 후보와 소속 정당을 부패와 연결하려는 공격이었다.
그러나 토론을 시청한 많은 사람은 이 메시지를 보우소나루 후보 본인이 부패하다고 인정하는 것처럼 받아들여 풍자했다. 이후 룰라 지지자들은 자신의 직업이나 정체성을 손바닥에 적은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잇달아 올렸다.
브라질 팝록 밴드 파투 푸의 기타리스트 존 울호아는 손바닥에 '음악가(그리고 훈남)'라고 적었다. 에미상 수상 코미디언 안토니우 타베트도 팔로워 280만명을 보유한 엑스(X)에 자신을 '예술가'라고 소개했다.
첼리스트 겸 작가인 카를루스 마르시우는 양손에 자신의 직업을 적었다. 간호사 카를라 에마누엘라 사크라멘투는 의료용 보호복을 입고 오른손 손바닥에 '1차 의료 간호사'라고 쓴 사진을 공개했다.
정치인들도 패러디에 동참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알렉샨드리 파딜랴 브라질 보건장관은 손바닥에 '의사'라고 적었고, 정치인 타바타 아마라우는 자신을 '정치학자이자 천체물리학자'라고 소개했다. 사서와 석유산업 노동자, 교사, 기자, 환경미화원, 경찰관 등도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직업을 알렸다.
중남미 전문가 제임스 보즈워스는 보우소나루 후보의 행동을 대선 도전 과정에서 저지른 '중대한 실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토론 전에는 기발한 선거 전략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정치 경력 내내 따라다닐 인터넷 패러디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어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에게 손바닥에 'corrupto'라고 쓰고 유권자에게 보여주지 말라고 조언했다.
보우소나루 후보 자신도 오랫동안 부패 관련 의혹을 받아왔다. 그는 관련 의혹을 부인해 왔으며 유죄판결을 받은 적은 없다.
가디언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후보는 리우데자네이루 지역 범죄조직 관계자들과의 연관성이 보도된 인물이다. 과거에는 이 지역의 악명 높은 청부살인범 아드리아누 다 노브레가의 친척들을 직원으로 고용한 적도 있다.
지난주에는 보우소나루 후보와 정치적으로 가까운 인사 2명이 마약조직 '붉은 사령부'(코만두 베르멜류)와 연루된 혐의로 체포됐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외국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단체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체포 소식에 놀랐다면서 두 사람에게 무죄를 입증할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금세탁 의혹에 관한 수사 보도도 나왔다. 브라질 일간 폴랴는 18일 연방경찰이 보우소나루 후보에 대한 자금세탁 의혹 수사를 대법원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도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우소나루 후보가 연방경찰의 자금세탁 관련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부패 문제는 룰라 대통령에게도 민감한 쟁점이다. 그가 속한 노동당 역시 과거 대규모 부패 사건에 연루된 바 있다. 양측은 이번 대선에서도 서로를 향해 부패 의혹을 제기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18일 토론에서 보우소나루 후보가 같은 조치를 취한다면 자신과 가까운 가족의 은행거래 및 통신 기록을 선거관리 당국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이 제안에 답하지 않았다.
오는 25일 치러지는 결선투표는 접전이 예상된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지난 4일 1차 투표에서 룰라 대통령을 200만표 넘게 앞섰다.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보우소나루 후보가 근소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지지자와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야권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4일(현지 시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대통령 선거 개표를 지켜보며 반응하고 있다.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의 후보자가 25일로 예정된 결선 투표를 치른다. 2026.10.05.](https://img1.newsis.com/2026/10/05/NISI20261005_0001640783_web.jpg?rnd=20261005095304)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지지자와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야권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4일(현지 시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대통령 선거 개표를 지켜보며 반응하고 있다.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의 후보자가 25일로 예정된 결선 투표를 치른다. 202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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