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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권 썼다가 오히려 쫓겨날라"…전세 계약갱신청구권의 역설

등록 2026.10.27 08:00:00수정 2026.10.27 08:04:19

집주인이 직접 살겠다고 하면 청구권을 쓰더라도 세입자는 나가야

보증금 기준 이상으로 올려주고 신규 계약 체결 합의 늘어

[서울=뉴시스] 최근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을 꺼리고 보증금을 더 올려주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 : '법무법인대한중앙TV' 유튜브 채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근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을 꺼리고 보증금을 더 올려주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 : '법무법인대한중앙TV' 유튜브 채널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준형 인턴 기자 = 최근 세입자들이 법적 보호 장치인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을 꺼리고 오히려 보증금을 자발적으로 더 올려주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유튜브 채널 '법무법인대한중앙TV'에 출연한 김준곤 LCT마루 공인중개사 소장은 최근 전세·월세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세입자들이 갱신청구권 대신 집주인과 합의해 신규 계약을 맺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짚었다.

김 소장은 "전세 2년 계약 후 추가로 2년을 더 연장해 총 4년을 살 수 있는 임차인의 권리가 계약갱신청구권"이라고 짚은 뒤,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때 발생하는 딜레마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 소장은 "청구권을 쓰면 5% 이내에서만 보증금을 올릴 수 있는데, 집주인들은 '시세가 이렇게 올랐는데 그럴 바엔 내가 살겠다'고 나온다"며 "집주인이 직접 살겠다고 하면 청구권을 쓰더라도 세입자는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가면 전세를 구하기가 너무 힘든 데다가, 이사비·복비 부담에 자녀 통학 문제까지 겹치기 때문에 임차인들이 머리를 쓰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예를 들어 전세 1억원인 집에서 5%인 500만원만 올리는 대신, 집주인과 합의해 2000만원을 올려 1억2000만원으로 새로운 계약을 맺는 식"이라며 "이렇게 하면 새로운 계약을 체결한 것이기 때문에 계약갱신청구권은 아직 사용하지 않은 채로 살아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계약갱신청구권이 남아 있으면 나중에 추가로 살다가 또 쓸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올려 달라는 대로 조금 올려 주고 합의하는 것"이라며 "계속 오르는 전·월세를 감당하는 것보다 지금 집주인과 합의해 신규 계약을 체결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집주인이 실거주를 빌미로 임차인을 내보낸 뒤 다른 사람을 들일 경우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가능하고 유의미한 판례도 있지만, 변호사를 선임하고 소송하면 최소 1~2년이 걸리기 때문에 차라리 집주인 말에 맞춰 15~20% 정도 올려주는 게 낫다는 판단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소장은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점점 늘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좋은 대안이 나와 주거 안정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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