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SKT, 해킹사고 이후 고객 의견 경영에 반영…신뢰 평가 방식도 손본다

등록 2026.10.28 14:40:59수정 2026.10.28 15:02:56

한국미디어경영학회,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세미나 개최

SKT, 고객 의견 경영에 반영…현장 중심 소통·서비스 개선 강화

실제 서비스 이용 행동으로 측정 검토…학계, 보안 관리·재발 방지 과제 지적

[서울=뉴시스]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주최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세미나에서 이혜연 SK텔레콤 고객가치혁신실장(왼쪽 첫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S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주최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세미나에서 이혜연 SK텔레콤 고객가치혁신실장(왼쪽 첫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S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SK텔레콤이 지난해 대규모 해킹사고 이후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고객의 목소리를 경영에 반영하는 등 대응체계 개선에 나섰다. 고객의 불편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이를 서비스 개선으로 연결하는 것뿐 아니라 실제 고객의 행동을 통해 신뢰 수준을 측정하는 새로운 평가 방식도 모색하고 있다.

28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개최한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세미나에서 이혜연 SK텔레콤 고객가치혁신실장은 해킹사고 이후 회사의 대응 과정과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개선 활동을 소개했다.

이 실장은 지난해 사이버 침해사고를 창사 이래 최대 위기로 규정하며 "고객의 신뢰가 어떤 한순간의 일회성 활동에 의해 회복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이 쌓여서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야 비로소 회복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해킹사고 이후 고객 대응체계 개편…현장 소통 확대

SK텔레콤은 지난해 해킹사고 당시 유심보호서비스와 비정상 인증 차단 시스템(FDS)을 강화하고 전 고객 무료 유심 교체를 시행했다. 신규 가입 업무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약 2만명의 구성원을 현장에 투입하는 등 고객 보호에 나섰지만 유심 교체를 위한 장시간 대기와 예약 혼선 등 불편이 발생했다.

이 실장은 "회사에서는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굉장히 빠르게 보호 조치를 마련하고 움직였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고객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사전에 충분히 살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의사결정은 고객이 실제로 겪는 불편과 회사의 조치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이를 계기로 지난해 말 고객가치혁신실의 역할을 강화하고 고객 경험 전담 조직인 CX 조직을 통해 현장 중심의 고객 대응을 확대했다.

이 실장은 "그동안 들었던 고객의 목소리는 보고서 속에서 보는 숫자로서 만나는 고객이었지, 현장에서 고객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대해서 직접 듣고 있었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객 신뢰를 평가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고객에게 기업을 신뢰하는지 직접 묻는 대신 실제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행동으로 신뢰 수준을 파악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실장은 최근 고객자문단과 진행한 워크숍에서 고객에게 기업을 신뢰하는지 반복해서 묻기보다 실제 행동을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고객이 통신사의 요금제 추천을 믿고 받아들이는지, 별도로 정보를 검색하거나 고객센터에 다시 확인하는지 등이 신뢰를 판단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고객자문단에서는 신뢰라는 건 고객의 행동이 눈으로 보였을 때 쌓이는 것이 고객 신뢰다라는 의견도 제시됐다"며 "최근 저희 SK텔레콤은 고객 신뢰를 행동 지표로 측정하는 모델에 대해서 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 의견을 경영에 반영하는 절차도 강화했다. 주요 개선 과제를 매월 사업 대표와 임원이 참여하는 회의에 상정해 전사적인 변화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이 실장은 "고객의 불편은 아주 작은 목소리도 직접 듣고 회사가 직접 그것을 바꾼다는 모습을 보여야 저희 상호 간에 서로 간에 신뢰가 쌓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주요 경영지표가 정상화됐다고 해서 고객 신뢰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실장은 "신뢰 회복의 긍정적 신호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완전한 회복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주최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세미나에서 신민수 한양대 교수가 발표했다. (사진=S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주최 '기업의 경영 위기와 대응' 세미나에서 신민수 한양대 교수가 발표했다. (사진=S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해지율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학계 "재발 방지 지속해야"

학계에서는 SK텔레콤이 해킹사고 이후 고객 보호와 보상 조치를 확대하면서 가입자와 해지율 등 주요 경영지표가 회복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사고 초기 드러난 보안 관리 부실과 대응 과정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재발 방지 대책의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SK텔레콤의 사고 이후 대응에 대해 "고객이 부담하던 위험·비용을 회사에 이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위약금 면제와 무료 유심 교체, 신규 영업 중단 등이 고객의 부담을 줄이고 선택권을 보장하는 조치였다는 설명이다.

실제 주요 경영지표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SK텔레콤의 월평균 해지율은 사고 직후인 지난해 2분기 1.6%에서 올해 2분기 0.8%로 낮아졌다. 사고 이전인 지난해 1분기 0.7%와 비슷한 수준이다. 휴대전화 가입자도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2개 분기 연속 증가해 총 22만명 늘었다.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도 개선됐다. SK텔레콤은 올해 국가고객만족도(NCSI)와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에서 각각 29년, 27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지난 9월에는 지난해 사고 여파로 1위를 내줬던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에서도 다시 1위에 올랐다.

신 교수는 "SK텔레콤의 신뢰 회복 수준이 완전한 단계는 아니지만 비교 사례 대비 상대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장기간 해킹 사실을 탐지하지 못한 보안 관리 체계와 초기 고객 안내 부족, 유심 교체 과정의 혼선 등은 개선 과제로 지적했다.

안정민 한림대 교수는 기업의 사고 수습과 고객의 피해 회복은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고객에게 피해가 남아 있다면 위기가 끝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안 교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사고에 대비한 계획을 갖췄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이 면제되는 것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평가의 기준은 형식적으로 대비가 있었냐 없었냐가 아니라 그것이 실제 작동을 했느냐, 그 대응의 실효성에 둬야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기업이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무엇을 개선했으며 그 조치가 효과를 내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파산하거나 사고 대응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해지더라도 피해자 보호가 중단되지 않도록 공공기관과 업계의 협력 체계를 마련할 것도 제안했다.

그는 "기업의 대응이 중단되더라도 피해자 보호는 계속돼야 한다"며 사고 수습 이후에도 고객에게 남은 문제를 해결하고 실제 개선 결과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