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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이어 유럽 7개국 슈퍼마켓 냉장고 해킹…50℃까지 급등(종합)

등록 2026.11.03 10:35:07

EU "식품 공급망 교란해 소비자 신뢰 훼손하려는 고의적 시도"

배후 확인 안 돼…'고독한 늑대' 해커 또는 中·러·北 소행 가능성

[파리=뉴시스] 지난달 프랑스 슈퍼마켓에서 벌어진 냉장고 해킹 사태가 벨기에, 에스토니아, 아일랜드, 핀란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웨덴 등 7개국에서 재연됐다. 사진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15구의 도심형 슈퍼마켓 체인 모노프리(Monoprix) 매장 냉동고 선반이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설비 고장으로 텅 비어 있는 모습. 2026.11.03.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뉴시스] 지난달 프랑스 슈퍼마켓에서 벌어진 냉장고 해킹 사태가 벨기에, 에스토니아, 아일랜드, 핀란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웨덴 등 7개국에서 재연됐다. 사진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15구의 도심형 슈퍼마켓 체인 모노프리(Monoprix) 매장 냉동고 선반이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설비 고장으로 텅 비어 있는 모습. 2026.11.0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지난달 프랑스 슈퍼마켓에서 벌어진 냉장고 해킹 사태가 벨기에, 에스토니아, 아일랜드, 핀란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웨덴 등 7개국에서 재연됐다.

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 국가 슈퍼마켓 체인들의 냉장고가 1일 밤부터 2일 새벽 사이 최소 50도까지 치솟는 소동이 벌어졌다.

크리스토프 한센 유럽연합(EU) 농업·식량 담당 집행위원은 반복되는 사이버 공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우리의 식품 공급망을 교란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훼손하려는 고의적인 시도"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프랑스에서는 해커들이 슈퍼마켓 700곳의 냉장고 냉각 장치를 해킹해 온도를 50도까지 끌어올렸다. 냉장고 온도 급등으로 화재가 발생해 수천만 유로에 달하는 식품 손실을 초래한 바 있다.

벨기에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델하이제그룹은 언론에 밤중에 40개 상점에서 "컴퓨터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한 상점은 10만 유로(1.45억 원) 어치의 농산물을 버리게 되었다고 밝혔다. 당분간 상점을 닫게 되면 손해가 많게 늘어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스웨덴 슈퍼마켓 체인 ICA의 한 상점은 냉장고 온도가 갑자기 50도로 설정되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백만 유로어치의 식품을 그대로 쓰레기통에 폐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룩셈부르크 소재 델하이제 슈퍼마켓 40곳이 영향을 받았으며, 아일랜드의 슈퍼밸류 13개 상점도 정상에서 벗어났다.

에스토니아, 핀란드, 네덜란드 등 국가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 8월 미군 시설 최소 6곳의 매점에서 냉장 시설 장애가 발생했다.

냉장 시설이 단순히 작동을 멈추는 것을 넘어, 일부 시설에서는 냉장고 내부 온도가 밤새 급격히 상승하면서 보관 중이던 식품이 상하기도 했다.

상업용 냉장고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어, 코드 일부가 해커의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 데스크톱이나 모바일 기기의 경우 취약점을 해소할 보안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는 알람이 사용자와 IT 관리자에게 전송되지만, 냉장고와 같은 기기에 탑재된 소프트웨어는 오랫동안 업데이트되지 않은 채 방치될 수 있다.

냉장고 해킹 사건의 배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해킹 사태의 배후를 자처한 단체나 개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정치적 동기를 가진 해커티비스트(해킹 테러리스트) 단체 중 어느 곳도 범행을 자처하지 않았으며 랜섬웨어 조직 가운데 슈퍼마켓 측에 몸값을 요구한 경우도 없었다. 

영국 보안업체 소포스의 레이프 필링 위협연구 선임디렉터는 "내 생각에 가능성이 높은 두 가지 시나리오는 국가 차원의 신호 보내기 및 역량 과시 혹은 개인적인 이유로 이런 공격을 수행하는 일종의 '고독한 늑대' 해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중 '국가 연계 행위자'설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이는 선반에서 식료품들이 사라지는 광경을 목격할 때 주민들이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등 심리적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발생한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해킹 배후는 북한으로 드러났지만, 이번 사건에는 러시아, 중국과 연계된 해커들도 용의선상에 올랐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유럽에서 다양한 형태로 사보타주 작전을 펼치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은 향후 몇 달간 더 격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英 슈퍼마켓, 피해를 보지 않은 이유

사이버 보안 업체 포레스카우트에 따르면 인터넷과 연결된 냉장 시스템은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벨기에 등지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업체의 연구 부서장인 대니얼 도스 샌토스는 "슈퍼마켓의 온라인에 노출된 냉장 시스템 관련 데이터를 확인해 본 결과 영국은 상위 10개국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영국의 경우 현재 위험이 매우 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 대변인은 "사건의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국제 파트너 국가들 및 업계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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