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구호센터에 폭탄 9발 투하…33명 사망·50명 실종
등록 2026.11.04 06:56:11수정 2026.11.04 07:08:24
EU 지원으로 건설된 대피소 붕괴…구호물품 받으려던 주민 참변
젤렌스키 "개전 이후 최악 공격 중 하나"
유엔 "국제인도법 위반 소지"
![[코미슈바하(우크라이나)=AP/뉴시스] 러시아군이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지역에서 구호센터로 사용되던 학교 건물에 최소 9발의 폭탄을 투하해 33명이 숨지고 50명이 실종됐다. 공습으로 폐허가 된 자포리자주 코미슈바하 마을 모습. 2026.11.04](https://img1.newsis.com/2026/11/03/NISI20261103_0001717664_web.jpg?rnd=20261104064047)
[코미슈바하(우크라이나)=AP/뉴시스] 러시아군이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지역에서 구호센터로 사용되던 학교 건물에 최소 9발의 폭탄을 투하해 33명이 숨지고 50명이 실종됐다. 공습으로 폐허가 된 자포리자주 코미슈바하 마을 모습. 2026.11.04
3일(현지 시간) CNN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최소 33명이 사망하고 50명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전쟁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공격 중 하나"라고 비난했다.
공습은 전날 자포리자주 코미슈바하 마을의 학교 건물에서 발생했다. 당시 건물은 민간인 대피소이자 인도주의 구호물품 배급소로 사용되고 있었으며, 주민들이 구호물품을 받기 위해 모여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당초 사망자 수를 18명으로 발표했지만 이후 33명으로 늘었다. 실종자가 50명에 달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미하일로 세미킨 자포리자주 주지사는 주민들이 유럽연합(EU)의 지원으로 지난해 건설된 지하 대피시설에 머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시설은 대부분의 공습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었지만, 폭탄의 강력한 폭발력으로 구조물이 붕괴하고 화재까지 발생했다.
이 시설은 전쟁 중에도 학생들이 수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건설됐지만, 최근 전선이 마을에 가까워지면서 학교 대신 행정 및 인도주의 지원 시설로 활용돼 왔다.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은 이번 공습이 주민들이 구호물품을 받기 위해 모인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니엘 벨 감시단장은 성명에서 "구호물품 배급 시간과 장소는 널리 알려져 있었다"면서 "러시아군이 배급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공격 예정 지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치조차 취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느 경우든 이번 공격은 국제인도법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특히 러시아군이 최초 공습 이후 구조 인력이 현장에 도착하자 다시 폭격하는 이른바 '이중 타격' 전술을 사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첫 공습 직후 현장에 출동한 구조대원 데니스 코노발렌코와 올렉시 수셰우스키가 추가 공격으로 숨졌다. 두 사람 모두 44세였다.
우크라이나 경찰도 이번 공격으로 경찰관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성명에서 "경찰관들은 주민들이 학교 지하 대피소로 피신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면서 "러시아군의 기습적인 추가 공격으로 탈출하려던 사람들이 갇혔다"고 설명했다.
세미킨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이번 공격에 KAB-500과 FAB-3000 항공폭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FAB-3000은 무게가 3t에 달하고 약 1.5t의 폭발물을 탑재한 항공폭탄"이라면서 "주로 견고한 콘크리트 요새와 지하 벙커를 파괴하기 위해 설계된 무기"라고 설명했다.
![[코미슈바하(우크라이나)=AP/뉴시스] 러시아군이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지역에서 구호센터로 사용되던 학교 건물에 최소 9발의 폭탄을 투하해 33명이 숨지고 50명이 실종됐다. 공습으로 폐허가 된 자포리자주 코미슈바하 마을에서 보안군이 경계를 강화하는 모습. 2026.11.04](https://img1.newsis.com/2026/11/03/NISI20261103_0001717643_web.jpg?rnd=20261104064056)
[코미슈바하(우크라이나)=AP/뉴시스] 러시아군이 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지역에서 구호센터로 사용되던 학교 건물에 최소 9발의 폭탄을 투하해 33명이 숨지고 50명이 실종됐다. 공습으로 폐허가 된 자포리자주 코미슈바하 마을에서 보안군이 경계를 강화하는 모습. 2026.11.04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을 거듭 촉구해 온 가운데 이뤄졌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에너지장관은 러시아군 드론 3대가 흐멜니츠키 원자력발전소 운영에 필수적인 변전소를 겨냥했다고 밝혔다.
슈미할 장관은 "이 같은 행위는 유럽 전체의 핵 안전을 위협한다"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미국 의회 선거일에 발생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이 모든 일이 미국 의회 선거일에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면서 "러시아는 미국이 자신들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테러는 반드시 주목받고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영공을 방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는 결코 미사일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격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종전 협상을 재추진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는 최근 노르웨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한 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났다.
한편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영부인은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올레슈키 지역에서 일시적인 휴전을 성사시키는 데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 주말 민간인 수백 명이 대피할 수 있었다.
최근 러시아군의 공습이 격화하면서 우크라이나 민간인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에서는 민간인 버스 2대가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아 최소 33명이 숨졌다.
지난 8월에는 수도 키이우 인근 탄약고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대규모 화재와 연쇄 폭발이 발생해 38명이 사망했다. 7월에도 키이우 전역을 겨냥한 러시아군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으로 33명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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