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변기 코앞에 부엌"…日, 9㎡ 초소형 아파트 유행 중

등록 2023.03.22 14:18:57수정 2023.03.22 14:46:5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여력 없는 초년생·젊은 세대 위해 건설

평균 임대료보다 약 20만~30만원 저렴

[서울=뉴시스] 영국 가디언 특파원 저스틴 맥커리는 이달 면적이 9㎡에 불과한 일본의 초소형 아파트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사진은 홈페이지에 공개된 아파트 내부 사진 (사진출처: 스필리투스 홈페이지) 2023.03.2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영국 가디언 특파원 저스틴 맥커리는 이달 면적이 9㎡에 불과한 일본의 초소형 아파트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사진은 홈페이지에 공개된 아파트 내부 사진 (사진출처: 스필리투스 홈페이지) 2023.03.2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희준 인턴 기자 = 영국 매체 가디언의 일본 특파원이 9㎡(약 2.72평)에 불과한 일본의 초소형 아파트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가디언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일본 특파원 저스틴 맥커리의 '초소형 아파트 체험기'를 전했다.

신발 세 켤레만 둬도 가득 차는 문 오른편은 간신히 서서 몸만 닦을 수 있을 정도의 '샤워부스'로 곧장 이어진다. 샤워부스 옆에는 변기만 달랑 놓인 황량한 화장실이 있다. 부엌은 화장실 입구에서 불과 50㎝ 떨어진 곳에 있어서, 요리를 준비하다 몸만 휙 돌리면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 볼일을 보고 손을 씻을 때도 부엌을 이용하면 된다.

맥커리가 하룻밤을 묵은 초소형 아파트는 불과 9㎡로, 도쿄에 있는 전형적인 소형 아파트의 절반 정도 면적이다. 공통적인 특징은 흰색 벽, 큼직한 창문, 그리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이용할 수 있는 독립된 '침실'이다. 아파트 벽은 방음을 위해 이중으로 건설된 벽 사이에 유리 섬유를 삽입했다. 이런 식으로 총 30세대가 머무를 수 있는 해당 아파트는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 '스필리투스'가 지난 7년간 약 100군데 건축했다. 월 임대료는 7만엔(약 70만원) 선으로, 지역 평균 임대료보다 약 2만에서 3만엔(약 20만원에서 30만원) 싸다. 보증금은 필요하지 않다.

스필리투스의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게이스케 나카마는 해당 아파트가 '미래를 준비 중인' 일본의 젊은 세입자들을 위해 건축됐다고 밝혔다. 나카마 회장은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들일 물건이 많지 않기 때문에 '초소형 아파트'야 말로 이상적인 주거 공간이다. 이곳에서 10년이나 20년 동안 살 필요는 없다. 더 큰 곳으로 이사를 가기 전에 거쳐 가는 느낌의 장소를 제공하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나카마 회장의 말대로, 대부분의 세입자는 20대와 30대였으며, 40대 비율은 약 10%에 불과했다. 대부분 사회 초년생이거나 독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이었다. 지난해 여름부터 도쿄의 초소형 아파트에 거주하기 시작한 레이나 스즈키(30)는 "몇 년 후 큰 아파트로 이사 갈 예정이다. 처음에 이곳에서 살 때 실내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힘들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지만, 지금은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고 회사와 가까워 만족스럽게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즈키의 호평과는 별개로,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초소형 아파트가 유행하게 된 원인이 도쿄 내에 충분한 수의 저소득자용 주택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