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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조현범 배임 혐의 기소…"법인재산을 개인재산처럼 유용"(종합)

등록 2023.03.27 11:53:35수정 2023.03.27 13: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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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T 관련 131억원·리한 사적대여 50억원 배임

법인카드·법인차량 개인적 사용 등 개인비리도

"상속 과정에서 지출 커지자 재산 유용한 혐의"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회사자금 횡령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3.03.08.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회사자금 횡령 의혹을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3.03.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이 배임 및 계열사 부당지원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증여세 납부 과정에 자금이 부족하자 회사 자금을 개인 목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 조 회 장을 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은 한국타이어 소속 부장도 함께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 1월26일에는 법인과 소속 상무를 기소한 바 있다. 이수일 한국앤컴퍼니 대표는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파악되지 않아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조 회장은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 사이 한국타이어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약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구매하며 MKT에 유리한 단가 테이블에 기초해 현저히 높은 가격을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MKT는 타이어몰드 제조회사로, 지분 구조는 조 회장 29.9%·조 대표 20%·한국타이어 50.1%다.

또 2011년 1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약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구매할 때 MKT에 유리한 단가를 책정하는 방식으로 MKT에는 131억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한국타이어에는 같은 금액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는다.

조 회장은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한국타이어 주식(5.66%) 수증 등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총 3610억원 이상의 채무를 부담하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조 회장이 매년 대출원리금과 증여세 분할 상환을 위해 약 400억원 이상 지출이 필요한 상황에 처하자 법인 재산을 개인 재산처럼 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은 함께 기소된 부장급 직원과 공모해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타이어 회사 및 그 계열사 명의로 구입 또는 리스한 페라리 488 Pista 등 고급 외제차 5대를 사적 용도로 사용하고 운전기사를 아내 전속 수행기사로 활용한 혐의(17억600만원·배임)도 받는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법인카드 4장을 개인채무 상환 등 이유로 지인에게 제공해 사용하고, 가족의 해외여행 등 경비 및 개인물품 구입 등을 결제해 약 5억8000만원을 사용한 혐의(횡령)도 적용됐다.

조 회장은 2022년 3월 합리적 채권회수 조치 없이 한국타이어 계열사인 MKT 자금 50억원을 리한에 사적 목적으로 대여한 혐의도 받는다. 또 주거지 이사비(2021년 1~7월)와 가구비(2020년 12월) 명목으로 2억7200만원을 사용한 혐의도 있다.

아울러 자동차 운행기록부 등 허위 작성 및 제출, 압수수색 착수 직후 주거지 비치된 차량 은닉, 핵심 관계인 회유 및 예행연습 등 증거인멸 시도 혐의도 파악해 기소했다.

검찰은 최초 한국타이어 법인에 대한 고발 사건에서 수사를 시작해 총수 일가인 조 회장이 범행을 주도한 정황을 포착하고 구속해 기소했다. 유관 기관이 고발하거나 제공한 수사단서에 소극적으로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평가다.

검찰 관계자는 "불공정한 거래행위에 관여한 법인 뿐만 아니라 이를 주도한 개인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재산을 마치 자신의 재산인 것처럼 함부로 유용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해 관련 혐의를 신속·명확하게 규명함으로써, 과거 그릇된 재벌의 경영 문화를 답습하고 있는 일부 재계의 후진적 행태에 경종을 울렸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난 9일 구속돼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1차례 연장을 통해 최대 20일을 구속할 수 있고, 조 회장은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기소됐다.

각급 법원(1~3심)은 최대 6개월간 구속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통상 구속 재판은 6개월내에 종결된다. 다만 이를 넘길 경우 원칙적으로 불구속 재판이 열리게 된다. 별도 혐의로 구속영장이 새로 발부되면 구속상태가 연장된다. 조 회장 측이 보석을 신청해 인용되는 경우에도 불구속 재판이 진행된다.

한편 조 회장은 대표 지위에 있던 2019년 11월21일 협력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구속된 적이 있다. 1심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2심을 거쳐 이 판결이 확정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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