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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 문자에 깬 서튼 감독 "유강남 주루사에 더 놀라"

등록 2023.05.31 18: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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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원정 중 위급재난 문자 받아…"3차 대전 시작되는 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0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LG 트윈스 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3.05.3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0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LG 트윈스 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3.05.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세계 3차 대전이 시작되는 줄 알았다."

지난 30일부터 서울 원정 경기를 치르고 있는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31일 새벽 경계경보 재난 문자를 받고 깼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41분 '6시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위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22분 뒤인 오전 7시3분에는 행정안전부가 '서울시에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린다'고 정정했다.

이후 서울시는 7시25분 '서울시 전지역 경계경보가 해제됐음을 알려드린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바란다'며 다시 한번 문자를 보냈다.

이른 시간 경계경보 재난 문자가 연이어 울리면서 시민들은 대혼란을 겪었다. 서튼 감독도 예외가 아니었다.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쏠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를 앞두고 만난 서튼 감독은 "잠을 잘 때 휴대폰을 무음으로 해놓는다. 그런데 오늘은 호텔에서도 소리가 들리고, 휴대폰에서도 소리가 나서 '이건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날 아침을 떠올렸다.

하지만 문자는 한국어로 와있어 곧바로 읽을 수가 없었다.

서튼 감독은 직접 번역기를 돌려 재난 문자를 해석했다. 번역기에는 "서울을 탈출하라"고 떴다.

'과격한' 메시지에 서튼 감독은 "'세계 3차 대전의 시작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웃은 뒤 "어차피 전쟁이 나도 어쩔 수 없기 때문에 다시 잠을 잤다"고 말했다.

새벽 잠을 깨운 재난 문자보다 서튼 감독을 더 놀라게 한 건 따로 있었다.

이날 서튼 감독은 전날(30일) 유강남의 주루사와 위급재난 문자 중 어느 것이 더 충격이었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잠시 고민하던 서튼 감독은 "유강남의 플레이에 더 놀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전날 롯데는 0-1로 뒤진 2회 유강남, 노진혁의 연속 안타로 1사 1, 3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승욱이 땅볼을 쳤고, 1루수 오스틴 딘에 태그아웃됐다. 이때 홈으로 뛰어 들지 못하고 멈칫 거리다 3루로 되돌아간 3루 주자 유강남도 오스틴에 태그돼 득점 기회가 날아갔다.

결국 흐름을 끌고 오지 못한 롯데는 1-3으로 졌다.

서튼 감독은 "어제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잘 싸웠다"며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패배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점수 차가 그것 때문에 차이가 난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LG와 롯데가 만나면 많은 팬들이 찾아오시고, 끝까지 승부가 예측 불가한 좋은 경기를 하게 된다. LG를 만나는 게 항상 기대가 된다. 플레이오프와 분위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LG전에서 플레이오프를 경험하는 효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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