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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했나' 6인병실 치료중인 여성 조사…"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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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4-12 12:00:00  |  수정 2021-04-12 12:13:14
'취업사기'로 성매매 종사하게 된 이주 여성
경찰 단속 피하려 건물에서 뛰어내려 부상
사고 당일, 6인 병실서 조사 진행한 경찰관
인권위 "인신매매 식별절차 등 절차 거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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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영애 인권위원장. 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성매매 단속 과정에서 추락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이주여성을 일정한 절차 없이 당일 조사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경찰 단속을 피하려다 다친 이주 성매매 여성을 상대로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 조치 없이 조사를 강행했다는 진정에 대해 일부 사실을 인권침해로 인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인권위는 관할 경찰서장에게 담당 경찰관을 서면경고 조치하고 경찰청장에겐 이주여성 등 인신매매 피해에 취약한 집단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수사과정상 제도를 보완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이주 여성 A씨는 해외취업을 알선하는 태국 에이전시로부터 한국 마사지 업체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는 정보를 접한 뒤 2018년 단기체류 자격으로 한국에 왔다.

하지만 해당 에이전시는 A씨가 한국에 입국하자 여권 등을 빼앗고 당시 에이전시가 운영하던 성매매 업체에서 일할 것을 강요했다고 알려졌다. 이후 A씨는 여권을 돌려받았지만 체류 기간이 지난 상태에서도 다른 업체에서 성매매 일을 이어나갔다.

그러던 중 지난해 2월 A씨는 일하던 마사지 성매매 업체에 경찰이 단속을 나오자 이를 피하기 위해 오피스텔 건물 4층에서 뛰어 내리다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경찰관 B씨 등은 다른 환자 및 보호자 다수가 있던 일반병실(6인실)에서 조사를 진행했다. 피의자 조사 과정에서 신뢰관계인이나 영사기관원이 동석하지 않았고, A씨를 상대로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에 이주여성단체 등 진정인은 "A씨가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임에도, 어떠한 고려도 없이 조사를 강행하였으며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조치도 없었다"며 "이는 인권침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피진정인 중 1명인 경찰관 B씨는 A씨가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주치의의 구두소견이 있어 통역인을 동행한 채 태국어로 조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조사 과정에서 A씨가 불법체류자라는 사실이 확인됐을 뿐 인신매매, 감금 등 피해사실 언급은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A씨가 응급실 치료 후 다수의 환자가 입원해 있던 다인실 입원실로 이동했는데, 피진정인이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의 성매매 혐의 조사를 진행한 것은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인권침해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인권위는 "신뢰관계인 동석 조치를 하지 않은 점, 관계 규정에 따라 영사기관원과의 접견·교통을 할 수 있음을 고지해 보호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지 않은 점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이주여성인 A씨가 국내 사법제도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 인신매매에 따른 성 착취 피해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A씨 (성매매) 혐의 조사를 강행하기 전에 우리나라가 2015년 5월29일에 비준한 '유엔 인신매매방지의정서'에 따라 인신매매 피해자 여부에 대한 식별조치가 선행될 필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인권위는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절차·방식 및 보호조치 등 관련 규정 및 매뉴얼을 세부적으로 마련하고 일선 경찰관서에 전파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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