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최대 실적 속 '로켓적자' 계속된 쿠팡, 뭘 투자했나 보니

등록 2021.08.12 18:16:3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쿠팡이 지표삼는 조정 EBITDA, 적자 폭 2배 늘어
적자 중 92%는 "쿠팡이츠·로켓프레시 직접투자"
투자만큼 매출 로켓성장…김범석도 자신감 보여
마켓플레이스 성장도 언급…"소상공인 지원 강화"
성장성·위험 회피 다 잡나…노동권 개선은 아쉬워

associate_pic

[뉴욕=AP/뉴시스]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왼쪽 세 번째) 등 경영진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11일(현지시간) 상장을 기념해 오프닝 벨을 울리고 있다. 쿠팡은 종목 코드 CPNG로 뉴욕 증시에 입성했다. 2021.3.12.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쿠팡이 2분기 매출 5조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갱신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적자 폭도 커졌다. 회사는 익히 알려진 주요 사업과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 외에도 중소상공인과의 상생, 노동자 안전 등에 대한 비용을 함께 언급해 눈길을 끈다.

쿠팡 미국 상장법인 '쿠팡Inc.'는 11일(현지시간)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성장한 44억7811만 달러(약 5조1812억원)로 잠정 집계됐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US SEC)를 통해 밝혔다.

영업손실(Operating loss)은 같은 기간 5.4배 늘어난 5억1493만 달러(5957억원)로 불어났다. 보험금을 수령하면 회수하는 덕평물류센터 화재 비용을 뺀 순손실(Net loss)은 2억2310만 달러(2581억원)이다. 물류센터 영향을 빼도 적자 폭이 2배 넘게(119%) 늘었다.

화재 피해 등을 제외한 2분기 조정 '상각 전 영업손실'(EBITDA)은 1억2215만 달러(1415억원)로 순손실과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2배 상승했다. 쿠팡은 조정 EBITDA를 근거로 성과를 평가한다.

올해 상반기 전체 조정 EBITDA는 도합 2억5511만 달러(2968억원)의 손실을 보였다. 조정 EBITDA를 총 순수익으로 나눈 EBITDA 수익률은 2.9%였다. 전년 2.0% 대비 상승한 것이다. 2분기만 놓고 봐도 2.2%에서 2.7%로 수익률이 악화한 상황이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쿠팡 미국 상장법인 '쿠팡Inc.'는 11일(현지시간)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성장한 44억7811만 달러(약 5조1812억원)로 잠정 집계됐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US SEC)를 통해 밝혔다. (사진=US SEC 문서 캡쳐). 2021.08.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를 두고 실적이 악화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업계에선 전자상거래 회사의 가치를 총 상품 판매량(GMV, Gross Merchandise Volume)으로 주로 평가한다. 쿠팡은 공식 GMV를 공개한 적이 없다.

대신 '활성 고객 수'(Active Customer)를 참고할 만하다. 해당 기간 동안 1회 이상 쿠팡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직접 주문한 개별 고객수다. 쿠팡은 이를 매출액은 물론 네트워크, 브랜드 인지도와 고객 참여를 입증하는 핵심 지표로 판단한다. 2분기 활성 고객 수는 170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 이 수치는 지난해 1327만명, 지난 1분기 1600만명 등으로 증가세다.

쿠팡은 이번 분기 조정 EBITDA 손실 1억2215만 달러 중 1억 1200만 달러는 로켓프레시와 쿠팡이츠에 대한 직접투자액이라고 밝혔다. 신사업에 대한 활발한 투자를 진행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번 분기 신선식품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고, 쿠팡이츠 매출은 반년동안 3배 이상 성장했다.

로켓프레시를 뒷받침하는 물류 부문 투자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 2분기 현금흐름 연결명세서를 보면, '부동산 및 장비 구매' 투자에 3억1549만달러를 집행해 전년 대비 3.1배 더 많은 돈을 썼다. 쿠팡은 이 시기 경남(3000억원), 충북(4000억원), 부산(2200억원)에 물류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 쿠팡 본사 건물 모습. 2021.06.22. kkssmm99@newsis.com

때문에 '로켓적자'라는 표현이 붙더라도 쿠팡은 오히려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범석 창업주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우리는 투자에 적극적이다(excited to invest)"라면서 "우리는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고 균형을 깰 수 있는 올바른 모델과 스케일, 수익, 혁신을 얻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렇다면 관심은 앞으로의 투자 방향으로 모인다. 쿠팡은 실적 발표 당일 별도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중소상공인 전문 오픈마켓 '마켓플레이스'를 강조하고 나섰다. 입점 상인들의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늘어났다는 내용이다. 마켓플레이스가 쿠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내외로 알려졌다.

쿠팡은 자료에서 약 3억5000만 달러(4050억원)를 국내 소상공인 지원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유치한 투자금 중 43%를 한국에 투자했는데, 이 투자금 대부분이 여기로 들어갔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 내용은 2분기 실적보고서에도 언급됐다.

김범석 창업주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3P는 플라이휠을 1P와 공유한다"고 거들었다. 3P는 오픈마켓을 의미한다. 쿠팡에 대입하면 마켓플레이스다. 1P는 커머스 업체가 물건을 직매입하는 방식의 기존 플랫폼이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12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이츠-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 간 협약식’. 왼쪽부터 양창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부본부장, 박대준 쿠팡 주식회사 대표,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을지로위원장. 허석준 전가협 공동의장, 민주당 우원식 의원, 이동주 의원. (사진=쿠팡 제공). 2021.08.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플라이휠 효과'는 가격을 낮춰 고객이 모이면 판매자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다시 규모가 커지면 고정비용이 낮아져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는 효과를 말한다. 쿠팡이 목표 삼는 아마존의 사업 모델로도 알려졌다.

김 창업주의 말을 마켓플레이스에 적용하면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더 많은 소상공인을 유치하고 다양한 상품군을 확보해 쿠팡 네트워크에 더 많은 고객을 잡는 '플라이휠 효과'를 거두겠다."

한편으론 점주 상대 '갑질' 논란을 계속 빚어왔던 쿠팡인만큼 '상생 이미지'를 가져가는 정무적 고려도 계산했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쿠팡 네트워크의 성장 잠재력과 위험 회피(risk hedge, リスクヘッジ)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 한다는 설명이다.

같은 맥락에서 노동권 개선에도 아낌 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고 쿠팡은 2분기 보고서에 적었다. 올해 상반기 한국에서 일자리 5000개를 창출했고, 상시직으로 전환한 일용직 3만9000명에 주식을 지급했다. 지난해부터 안전 담당자를 600명 늘리고 근로자 안전 계획에 2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직원들은 시큰둥한 듯 하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지난달 26일부터 전국 쿠팡 물류센터 앞에서 여름철 열악한 물류센터 여건을 개선하라며 1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실효성이 있는 투자였는지 물음표가 붙는 대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